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티커: MU)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오는 9월 23일(현지시간) 예정된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조치다.
2025년 9월 1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종전 155달러에서 175달러로 올리며, 이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 대비 약 11%의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같은 보고서에서 멜리사 웨더스(Melissa Weathers)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을 재차 제시했다.
웨더스 애널리스트는 디램(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 공급 부족이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공급 타이트니스는 평균판매단가(ASP)의 견조한 상승을 이끌어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도이체방크에서는 마이크론의 총마진( Gross Margin) 50% 이상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의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사업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HBM은 AI·고성능컴퓨팅용 서버에서 지연 시간을 줄이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차세대 디램이다.
웨더스는 “2026년 HBM 가격 급락 우려가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마이크론은 여전히 매력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며 HBM 시장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HBM 공급 불확실성 및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 불확실성 탓에 현재 진행 중인 계약 협상에 대해 회사가 추가적인 세부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AI(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에서 HBM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전반적인 수급 환경이 우호적인 만큼 마이크론의 실적 추정치뿐 아니라 밸류에이션 멀티플에도 추가 상방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웨더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8월 회사가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이후 마이크론의 실제 실적이 더 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4분기 매출을 115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11억 달러와 회사 가이던스(112억 달러 ± 1억 달러)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웨더스는 “메모리 수급 환경이 여전히 우호적이며, 마이크론은 역사적으로 월가 예상치를 상회해 왔다”면서 “우리의 컨센서스 상회(beat) 전망은 충분한 근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마이크론 주가는 87% 급등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회복 흐름과 AI 투자 열풍이 맞물린 결과다. CNBC는 “투자자들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현장에서 열리는 CNBC PRO Live를 통해 2026년 전략을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행사 소개 코멘트.
📌 용어 해설 및 산업 배경
디램(DRAM)은 PC·모바일·서버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쓰이는 휘발성 메모리다. 데이터 접근 속도가 빠르지만 전원이 차단되면 정보가 사라지는 특성을 지녔다.
HBM은 실리콘 인터포저(중간 연결 기판) 위에 여러 층의 디램을 수직 적층해 대역폭을 극대화한 차세대 메모리다. AI 가속기·그래픽카드·슈퍼컴퓨터 등에 주로 쓰이며, 기존 디램 대비 전력 효율과 처리 속도에서 우위를 보인다.
총마진(Gross Margin)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뒤 매출 대비 비율로 표시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총마진을 끌어올리면 기업의 이익 구조가 개선된다.
🔍 전문가 관전 포인트
1) 메모리 가격 사이클: 최근 2년간 반도체 재고 조정이 길어졌지만, AI 수요 폭증으로 고부가 메모리 가격이 반등세에 접어들었다. 2026년까지 DRAM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가격 상승 탄력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수 있다.
2) HBM 생산 능력 증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모두 공격적인 HBM 투자를 천명했으나, 공정 난이도와 후공정 패키징 병목으로 실질적 증산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기업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다.
3) 미국·중국 기술 패권 경쟁: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는 첨단 메모리·AI 칩 공급에 변수를 던진다.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에서 받는 제재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에디터 의견
마이크론은 과거 경기 침체 구간에서 ‘수익성보다 시장점유율’ 전략을 고수하다 마진 훼손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경영진은 업계 3위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생산량 조절을 통한 ASP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예전보다 완화되고,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HBM 4세대·5세대 제품 개발 일정과 양산 수율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주가 급등세가 조정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고대역 제품 비중 확대는 장기적으로 설비투자(CapEx)를 끌어올려 현금흐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F CF(Free Cash Flow) 추이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도이체방크의 175달러 목표주가는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기준 22~24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메모리 업황 극저점이었던 2023년 평균 15배 대비 프리미엄이나, AI 수요라는 구조적 성장 모멘텀을 감안하면 합리적 밸류에이션 영역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