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발 항공산업 속보다. 미국 항공사 델타 에어라인(Delta Air Lines)과 멕시코 국적 항공사 아에로멕시코(Aeroméxico)가 미국 교통부(DOT)가 제안한 반독점(antitrust) 조인트 벤처 종료 방침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해당 조치의 발효 시점을 내년 3월 28일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두 항공사는 공동 서면 제출에서 “현행 2025년 10월 25일로 잡힌 시한은 항공산업의 계절적 스케줄·운항 계획 수립 주기와 맞지 않는다”며 “2026년 겨울 운항 시즌이 끝나는 2026년 3월 28일까지猶延期*1하는 것이 승객·항공사·규제당국 모두에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독점 합의(Joint Cooperation Agreement, JCA)란 무엇인가?
해당 합의는 양사가 북미 및 중남미 노선에서 운항 스케줄, 노선망, 가격,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원칙적으로 두 기업 간 가격·노선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는 불공정 경쟁 소지가 있으나, 미국 교통부가 일정 기간 ‘독점금지법(antitrust law) 면제’를 부여해 소비자 편익을 증명할 시간을 주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우리는 당국이 요구하는 자료 제출과 경쟁 완화를 위한 대안을 성실히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스케줄은 최소 6개월 전부터 확정돼야 하므로 2025년 10월 기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델타·아에로멕시코 공동 성명
DOT의 종료 권고 배경
미국 교통부는 2025년 초, 양사 조인트 벤처가 경쟁 항공사 진입 장벽을 높여 가격 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합의의 조기 해산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25년 10월 25일까지 단계적 운항 조정 및 공동 마케팅 중단을 완료하라는 시정 명령*2을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델타·아에로멕시코 측은 ‘겨울 시즌’이라는 항공업 특유의 기간 개념을 근거로 제시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부터 다음 해 3월 마지막 주 토요일까지를 겨울(W) 시즌으로 정의한다. 겨울 시즌 도중 노선·코드셰어·운항권 배분을 급작스럽게 수정하면, 이미 판매된 항공권 환불·재발권뿐 아니라 크루 근무일정·정비 루틴까지 광범위한 혼선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 시각
멕시코시티 소재 컨설팅 회사 ‘ALTA Aviation Advisory’의 호르헤 안드라데 파트너는 “DOT는 소비자 편익과 공정 경쟁을, 항공사는 노선 최적화와 비용 절감을 각각 우선한다”며 “협의가 길어질수록 항공권 가격과 좌석 공급 모두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영향
양사 합산 북미-멕시코 노선 점유율은 약 27%로 추정된다. 만약 합의가 예정대로 종료되면, 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알래스카항공 등 다른 미국계 항공사들이 멕시코 시티·칸쿤·로스카보스 노선에서 공급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체 노선 경쟁 구도에도 직접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용어 풀이
Antitrust(반독점)는 기업 간 담합·독점적 행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경쟁을 촉진하는 미국 연방 및 주 단위의 법·제도를 의미한다. Joint Cooperation Agreement는 별도 회사 설립 없이도 항공사 간 노선·운항·수익을 통합 관리하는 일종의 전략적 동맹 형태다.
향후 전망
델타와 아에로멕시코의 유예 요청이 승인되면, 2026년 하계 시즌(3월 29일~10월 24일) 전까지 협정의 운명을 결정할 새로운 협상 시간이 확보된다. 그러나 DOT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양사는 빠르면 내년 봄부터 공동 마케팅 자료와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이후 항공사들이 코드셰어·조인트 벤처를 통해 네트워크 복원 비용을 최소화하는 추세”라며 “이번 사안은 글로벌 항공 제휴 전략 전반에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 IATA Season 기준 ‘2025/26 Winter Season’의 공식 종료일.
*2 DOT Order 2025-05-14호(가칭)에서 제시된 단계적 해제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