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테퍼, 인텔 신규 매수·유나이티드헬스 대규모 확대…AI 수혜주 집중

헤지펀드 업계 거물 데이비드 테퍼가 이끄는 Appaloosa Management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INTC)과 헬스케어 대형주 유나이티드헬스 그룹(UNH)에 대한 공격적 베팅을 단행했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테퍼는 2분기 말 기준 1억7,920만 달러 규모의 인텔 지분을 신규 편입했다. 이는 같은 분기 제출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3F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SEC 공개자료에 따르면, 테퍼는 2025년 2분기 실적 기준으로 인텔 주식을 대량 매수하며 핵심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가 인텔 지분을 확보하고 자국 내 반도체 제조 확대를 지원할 가능성“을 보도한 직후 공개된 자료라 더욱 주목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8월 14일(현지시간) 인텔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 2025년 들어 인텔 주가는 19% 반등하며 2024년 사상 최악의 연간 성과를 만회하는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인텔*1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Lip-Bu Tan)이 중국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했으나, 며칠 뒤 직접 면담 후 “탄 CEO는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발언 수위를 낮췄다. 정책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에도 테퍼는 인텔의 장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1,300% 비중 확대

테퍼는 같은 기간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지분을 1,300% 늘려 7억6,430만 달러까지 확대했다. 이번 규모 증액으로 유나이티드헬스는 Appaloosa 포트폴리오 내 2위 보유 종목으로 올라섰다.

눈길을 끄는 점은 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도 같은 분기 유나이티드헬스 신규 매수를 보고했다는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스마트 머니”의 동반 진입이 침체 국면에 있던 헬스케어 섹터의 저점 형성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I 인프라 수혜주 집중 매수

테퍼는 AI(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 직접적 수혜를 입는 종목에 대한 비중도 크게 높였다. 2분기에만 Nvidia 지분을 483% 증액해 2억7,650만 달러 규모로 확대했다. 대만반도체(TSMC)에는 27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는 2배 이상을 추가 매수했다.

반면, 테퍼는 이른바 Magnificent Seven*2 구성 종목 중 메타 플랫폼스알파벳(구글 지주회사)에 대한 비중을 각각 25% 이상 감축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전문가 해설: 왜 인텔인가?

시장 참가자들은 테퍼의 인텔 신규 매수를 “정책 모멘텀”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한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안정을 이유로 국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 지분 참여 가능성은 실질적 재정 지원·세제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ppaloosa는 역사적으로 거시 경제·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포지션을 조정해온 펀드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유나이티드헬스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등 공공보험 프로그램 확대 수혜를 받는 구조라는 점이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의료 혜택 확대 공약이 쏟아지는 상황은 보험료 증가와 가입자 확대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어 풀이

*1 Appaloosa Management는 1993년 설립된 미국계 헤지펀드로, 거시경제 흐름을 활용한 고수익 전략으로 유명하다. 설립자 데이비드 테퍼는 2020년 포브스 기준 순자산 130억 달러를 기록한 인물이다.

*2 Magnificent Seven은 2023년부터 월가에서 사용된 신조어로,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7개(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엔비디아·테슬라)를 통칭한다. 이들 종목은 S&P500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정도로 지수 영향력이 크다.


결론 및 전망

테퍼의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은 정책 변화혁신 기술이라는 두 가지 핵심 테마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정부 차원의 반도체 육성책과 AI 인프라 증설 가속화는 앞으로도 관련 종목에 꾸준한 자금 유입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한 불확실성, 글로벌 반도체 경쟁, 헬스케어 규제 리스크 등은 투자 시 염두에 두어야 할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