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040년까지 5100억 달러 경제 가치를 목표로 ‘10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가동

[AI 산업 전략] 대만 정부가 2040년까지 5100억 달러(약 15조 대만달러)의 경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10대 AI 인프라 프로젝트’는 세계 AI 생태계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중장기 로드맵이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조정태(卓榮泰) 행정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대만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제조 능력을 결합해 ‘스마트 테크 아일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특히 실리콘 포토닉스·양자기술·AI 로보틱스3대 핵심 전략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빛(Photon)을 활용해 칩 간 또는 칩 내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개선하는 기술로,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AI 연산 플랫폼의 핵심으로 개발 중이다. 양자기술은 양자비트(qubit)를 이용해 기존 반도체 한계를 뛰어넘는 연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AI 로보틱스는 □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융합 로봇 플랫폼을 통해 제조·물류·의료 등 전 산업의 자동화를 가속화한다.


핵심 키워드 해설

실리콘 포토닉스란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 위에 광(光)소자를 집적해 고대역폭·저전력 데이터 통신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대만이 강점을 지닌 CMOS 공정과 결합하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양자기술은 전통적 트랜지스터 대신 양자 얽힘·중첩 현상을 이용해 연산을 수행한다. 오류율이 높고 냉각 비용이 크다는 과제가 있지만, AI 모델 학습, 암호 해독, 신소재 연구 등에 획기적 성능 향상을 제공할 잠재력이 크다.

AI 로보틱스는 센서·엣지컴퓨팅·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합한 지능형 로봇 기술을 의미하며, 글로벌 제조 허브인 대만의 하드웨어 공급망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정부는 실리콘 포토닉스 분야에서

“미래 AI 시대를 견인할 핵심 부품의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되겠다”

고 강조했다. 특히 TSMC뿐 아니라 미디어텍, ASE, UMC 등 주요 반도체·패키징 기업과의 민관 협력을 통해 공정 미세화·광전 집적도를 동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AI 로보틱스 부문에서는 훙하이(폭스콘) 회장 유영위(劉揚偉)가 주도하는 ‘대만 AI 로보틱스 산업 그랜드 얼라이언스’가 7월 23일 출범했다. 이 연합체는 연구개발(R&D) 공유, 부품 표준화,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을 통해 로봇 생태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양자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정부는 ‘양자기술 산업 사슬’ 구축을 위해 소재·장비·소프트웨어 스타트업부터 대학 연구실·국가연구소까지 참여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투자·고용 창출 계획

행정원은 T$1,000억(약 30.8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유치해 AI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완전히 가동되면 50만 개 일자리3개의 국제 수준 연구실이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수치*2025년 7월 기준
• 총 투자 목표: T$15조(5100억 달러)
• VC 자금: T$1000억(30.8억 달러)
• 일자리 창출: 50만 개
• 연구기관: 국제급 3곳


전문가 시각

대만 국립정치대학(NCCU) 린윈린 교수는 “실리콘 포토닉스가 AI용 데이터센터 장비에 10배 이상의 대역폭50% 이상 전력 절감을 제공할 경우, 글로벌 클라우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지 경제연구원(IEK)은 “정부 차원의 장기 인센티브와 연구기금이 동시에 투입되면, 대만 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조‘AI 시스템 통합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업계 인사들은 대규모 예산 투입이 “실제 양산·수익화까지 이어지려면 글로벌 수요와 기술표준 선점이 전제돼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국제 경쟁 구도

미국·일본·EU가 각각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반도체 패키지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대만의 이번 전략은 ‘AI 주권(Sovereign AI)’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AI 주권이란, 자국 내에서 AI 알고리즘·데이터·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개발·통제해 안보·경제·사회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개념이다.

대만 경제부 관계자는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기업이 제공하는 거대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AI 모델·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함으로써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과제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전력 수급·인력 확보를 최대 과제로 꼽는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전력난·탄소배출 이슈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 인재 풀 확대를 위해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를 간소화하고, 석·박사 과정 장학금 및 산업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 도입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10대 AI 인프라 프로젝트’는 대만의 전통적 반도체·ICT 경쟁력을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하는 명확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책의 실행 속도와 글로벌 파트너십 형성 여부를 향후 2~3년 내 성패의 결정적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