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Taiwan Stock Exchange, TSE)가 5거래일 연속 랠리 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5일 현지 시장은 전일 131.92포인트(-0.54%) 밀린 24,238.10에서 마감했으며, 이날도 24,240선 아래에서 방향성 탐색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열기로 한 회담을 앞두고 관망 모드에 진입했다. 유럽 주요 지수는 소폭 올랐으나 미국 3대 지수는 혼조·보합권에 머물렀고, 아시아 시장 역시 이 흐름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전일 TSE 마감 현황을 보면 금융·기술·화학 업종이 엇갈린 흐름을 연출했다. Mega Financial이 2.03% 올랐고, First Financial(+2.08%), E Sun Financial(+1.32%) 등 은행주가 견조했다. 반면 대만 반도체 대장주 TSMC는 2.08% 하락했고, Largan Precision(-1.03%), Catcher Technology(-0.99%) 등 기술주도 약세를 보였다.
“5거래일 동안 3.9% 넘게 오른 만큼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는 것이 현지 증권가의 대체적 평가다.
미국 증시 동향도 대만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전날 다우지수는 11.01포인트(-0.02%) 내린 44,911.26에, 나스닥은 2.47포인트(-0.01%) 빠진 21,710.67에, S&P500은 1.96포인트(+0.03%) 오른 6,468.54(사상 최고치)에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약세 흐름의 배경으로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상회한 점이 꼽힌다. 물가 압력이 재차 고개를 들었지만, CME 그룹의 FedWatch Tool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을 92.6%로 여전히 높게 가리키고 있다.
WTI 9월물 국제유가는 미·러 정상회담 기대감에 배럴당 63.97달러로 2.11%(+1.32달러) 급등했다. 통상 유가 상승은 에너지·화학주의 수익성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대만 정부는 이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이며,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96% 성장한 바 있다. GDP 성장률은 반도체 수출 호황과 내수 회복세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시장 변동성 확대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용어·배경 설명※투자자 참고
• TSE 가권지수는 대만 상장 종목 전반의 시가총액 가중 지수로, 우리나라 코스피와 유사한 대표지수다.
• FedWatch Tool은 미국 파생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FOMC 금리 결정 확률을 실시간 제공하는 CME그룹의 시스템이다.
• PPI(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이 상품·서비스를 판매할 때 받는 도매가격 지표로, 추후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하는 특성이 있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대만 증시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모멘텀이 약해질 경우 24,000선 초반까지 재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신흥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재개될 수 있어, TSMC·UMC·MediaTek 등 주력 기술주의 중장기 체력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2분기 GDP가 8% 안팎 성장을 이어간다면, 재정·통화정책 여력이 넓은 대만 정부는 내수 진작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은행·보험 등 금융주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여부와 미·중 기술 갈등 진화 속도는 여전히 중장기 리스크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원·달러 및 대만달러 흐름, 미국 CPI와 PPI, 반도체 공급망 뉴스플로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