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동향]
미국 달러화가 19일(목) 아시아 오전 장에서 보합권을 유지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가 곧바로 반등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뒤 진정세를 보인 것이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일치하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 둔화에 대응한 위험관리 차원의 조치”라며 ‘서두르지 않는 완화 경로’를 강조하면서 달러화가 급락·급등을 반복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dot plot)’①에는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 추가로 총 50bp(0.50%p) 인하가 예상됐지만, 2026년에는 단 한 차례만 추가 인하가 전망됐다.
“수정된 전망치는 경제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 준다. 특히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하 속도와 규모가 제한적일 수 있다.” — 엘리엇 클라크, 웨스트팩 국제경제팀장
이 같은 신중 기조가 부각되자, 달러화는 결정 직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지수(DXY)가 96.224까지 떨어져 2022년 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으나,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때 97.074(전일 대비 +0.44%)까지 치솟았다.
유로/달러는 장중 $1.19185로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목요일 오전 $1.1818로 안정됐다. 파운드/달러는 $1.3726(7월 2일 이후 최고)까지 급등했다가 $1.3626에 거래됐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같은 날 정책회의를 열어 4%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8월 영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 3.8%(로이터 설문치 부합)로 발표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로이터가 이달 초 실시한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은 “연내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엔·오세아니아 통화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08% 하락한 146.815엔에서 거래됐다. 전일 한때 145.495엔까지 밀려 7월 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V자 반등했다. 일본은행(BoJ)은 20일 회의에서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시장은 내년 3월 말까지 25bp 인상 가능성을 약 5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한편, 10월 4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중의원 참의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임함에 따라 후임 총리가 선출될 예정이다. 정치 일정이 중·장기 정책 방향과 엔화 강세·약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뉴질랜드 달러는 0.49% 빠져 $0.5935로 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 뉴질랜드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을 밑돌며 역성장한 것이 원인이다. 호주 달러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0.6655에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캐나다 달러는 C$1.3772에 머물렀다. 전날 캐나다중앙은행(BoC)이 고용시장 약화와 기조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를 근거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0.25%p 인하한 결과다.
■ 용어 풀이
①점도표(dot plot)란, FOMC 위원 19명이 각자 예측한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그래프다. 시장은 이를 통해 연준의 중장기 금리 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한다.
■ 기자 해설
이번 회의는 ‘위험관리적 인하’라는 파월 의장의 표현처럼, 물가·수요·고용지표 간 균형을 잡으려는 성격이 강하다. 시장은 일단 인하 사이클이 열렸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예상보다 완만한 속도에 실망 매물이 엇갈리며 높은 변동성을 노출했다. 특히 달러지수 96선 붕괴 시에는 역외 달러 자산 리밸런싱이 가속화될 수 있으나, 연준의 인플레이션 경계 발언이 하방을 지지하면서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전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0월 미국 고용보고서와 11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천천히 낮아질 경우, ‘50bp 추가 인하’ 시나리오는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