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발 외환시장 동향에서 달러화가 최근 수개월래 고점 직하에서 거래되며 소폭 약세를 보였다. 위험자산 선호(리스크 온) 회복이 이어지며 달러를 정점에서 끌어내린 반면, 파운드화(스털링)는 영란은행(BoE) 정례회의를 앞두고 비둘기파(도비시)적 기조 기대가 커지면서 압박을 받았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전반적으로 강세권을 유지했지만,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리스크 자산으로 수요가 이동해 최근 고점 대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특히 기술주 급락이 진정되자 투자심리가 개선되었고, 이에 따라 위험선호에 민감한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며 달러의 독주를 제한했다.
유로화 대비 환율 기준으로 달러는 1.1495달러(1유로=달러 표기) 부근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이는 화요일 기록한 석 달 만의 고점인 1.1469달러와 비교하면 달러가 소폭 약세로 밀려난 수준이다. 외환 보도에서 간혹 사용하는 ‘달러 기준 유로 환율(달러/유로)’ 표기는 1유로를 사기 위해 필요한 달러의 액수를 의미한다.
리스크 민감 통화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호주달러(AUD)와 뉴질랜드달러(NZD)는 전일 밤 큰 폭으로 움직인 통화 중 하나로, 기술주 급락세가 진정되고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호주달러는 200일 이동평균선에서 반등해 밤사이 0.3% 오르며 아시아 오전에 0.6508달러에 거래됐다. 뉴질랜드달러도 7개월 저점에서 벗어나 0.5665달러까지 올라섰다.
‘위험 선호’에 민감한 통화들의 상승은 미 국채 수익률 급등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 관련 고무적인 지표와 미 재무부의 향후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 시사가 겹치며 수익률을 끌어올린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반등에 더 주목했음을 시사한다.
“시장은 위험자산 선호가 개선된 점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가호주은행(NAB) 로드리고 카트릴 선임 외환전략가는 시드니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카트릴 전략가는 다만, 달러의 보다 큰 방향성 변화, 특히 지속적 하락이 확인되려면 현재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기화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경제지표 공표가 중단되며 정책 당국과 투자자들이 ‘블라인드 플라잉(정보 공백 속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이어서, 데이터 부재가 방향성 판단을 어렵게 한다는 설명이다.
“달러의 캐리(carry)는 엔화나 유로보다 유리하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중력이 달러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미국과 다른 선진국 간 금리 격차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달러는 밤사이 엔화에 소폭 상승했고, 목요일 장중 달러/엔 153.93엔에서 거의 보합권을 유지했다.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도 시장을 지배했다. 영국 현지시간 1200 GMT에 예정된 회의에서 정책금리는 4%로 동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통화정책위원회(MPC) 내부의 의견이 엇갈려 박빙의 결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는 내년 초 25bp(0.25%포인트) 인하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어, 설령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성명과 가이던스의 톤은 도비시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다. 파운드화는 목요일 1.3054달러로 보합세를 보였으며, 밤사이 7개월 저점인 1.3011달러에서 간신히 반등했다.
“이번 회의에서 파운드가 급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설령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인하 신호를 보낼 것으로 본다.”
카트릴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1.30달러 하회 시 4월 저점 1.2712달러로의 하락 경로가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수치와 포인트 요약
– 유로/달러: 1유로= 1.1495달러(석 달 만의 고점 1.1469달러 대비 달러 소폭 약세)
– 달러/엔: 153.93엔 보합
– 파운드/달러: 1.3054달러(7개월 저점 1.3011달러에서 반등)
– 호주달러/달러: 0.6508달러(밤사이 +0.3%, 200일선 반등)
– 뉴질랜드달러/달러: 0.5665달러(7개월 저점에서 회복)
용어와 맥락 풀이
– 리스크 자산 선호(리스크 온): 투자자들이 안전자산(국채·달러 등)보다 변동성이 큰 주식·원자재·고수익 통화 등에 자금을 배분하는 국면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신흥국 통화나 호주달러·뉴질랜드달러 같은 상품통화가 강세를 보인다.
– 200일 이동평균선: 지난 200거래일의 평균가격으로, 중장기 추세를 가늠하는 대표적 기술적 지표다. 가격이 이 선 위로 되돌리면 ‘추세 회복’ 신호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
– 비둘기파(도비시) vs 매파(호키시): 비둘기파는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어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고, 매파는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긴축적 정책을 선호한다. 시장이 BoE의 도비시 기조를 예상한다는 뜻은,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과 맞닿아 있다.
– 캐리(carry): 금리 격차에 따른 보유 수익을 의미한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정책금리 경로)이 유로존이나 일본보다 높으면, 달러 보유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자수익이 발생해 달러 수요를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 연방정부 셧다운: 예산 집행 권한이 중단되어 일부 정부 기능이 정지되는 상황이다.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이 정책·투자 판단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해져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시장 영향과 실무적 시사점
현재 외환시장의 중심축은 미 국채 수익률의 상대적 우위와 리스크 선호 회복 사이의 줄다리기다. 전자는 달러 강세를, 후자는 달러 약세를 각각 지지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 공백(데이터 중단)이 이어지면 단기 기술적 레벨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GBP/USD의 1.30달러, AUD/USD의 200일 이동평균선, USD/JPY의 154엔 인접 레벨처럼 시장이 주목하는 가격 표지판이 단기 매매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또한, BoE가 도비시 톤을 강화할 경우 파운드의 추가 조정 압력이 생길 수 있으나, 이미 내년 초 25bp 인하가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점은 하방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만약 BoE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단기적으로 파운드 숏 커버링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다만 본 보도 범위 내에서는 구체적 데이터가 제한되어 있어, 결정적 방향성은 향후 공개될 공식 지표와 중앙은행 메시지에 달려 있다.
요컨대, 달러는 여전히 수익률 우위를 바탕으로 구조적 지지를 받는 국면이나, 리스크 자산의 회복과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이 단기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노동지표 헤드라인과 재무부의 발행 시사, BoE의 문구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며, 해당 핵심 레벨을 기준으로 포지션 규모와 손절·이익실현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