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동향]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5일 장중 전일 대비 0.16% 상승하며 104.10선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과 월요일 연속 하락에 따른 쇼트 커버링(공매도 청산 매수)이 유입된 데다, 미 국채 10년물(T-노트)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과 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6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602억 달러로, 1.75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610억 달러)보다 양호한 수치로 달러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7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예상(51.5)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달러 강세는 다소 제한됐다.
ISM 서비스업 가격지불지수는 예상치 66.5를 웃도는 69.9로 2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 인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했다.
연준 정책 전망과 시장 심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메리 데일리 총재는 4일(현지시간)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관세 유발 인플레이션 징후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비둘기파(완화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9월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92%, 10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63%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비농업부문 고용 및 ISM 제조업 지표가 모두 예상치를 하회한 것도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동시에,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돌연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준의 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고, 정치적 임명에 따른 정책 기조 변화 우려가 달러를 압박하고 있다.
달러 주요 통화 대비 움직임
유로ㆍ달러(EUR/USD) 환율은 달러 강세와 유로존 7월 S&P 합성 PMI 하향조정(50.9) 여파로 0.27% 하락했다. 시장 스왑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가능성을 13%로 반영하고 있다. 추가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유로존 성장률을 훼손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유로 매도세를 자극했다.
엔ㆍ달러(USD/JPY) 환율은 0.37% 상승하며 142엔 중반으로 반등했다. 6월 16~17일 일본은행(BOJ)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이 “국채 매입 축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시장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 점이 완화적으로 해석돼 엔화를 약세로 몰았다. 여기에 10년 만기 JGB 금리가 4주 내 최저치(1.465%)로 하락하면서 미-일 금리 차 확대로 엔 약세가 심화됐다.
귀금속 시장: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확대
12월물 금(GCZ2)은 온스당 3.80달러(0.11%) 오른 2,045.50달러, 9월물 은(SIU2)은 0.3527달러(0.94%) 상승한 37.79달러에 거래됐다. 데일리 총재의 인하 시사 발언과 ISM 가격지불지수 급등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키웠다.
또한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 리스크 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세계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금·은은 피난처 자산으로서 추가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달러 강세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가격 상단을 제한하는 모양새다.
용어 풀이 및 추가 설명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값이 오르면 달러가 강세란 의미다.
T-노트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2~10년 만기 국채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 성격을 띤다. 금리가 오르면 달러 투자 매력도가 증가한다.
ISM 서비스업 PMI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서비스업 경기 지표다.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위축을 뜻한다.
전망 및 기자 해설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실제로 25bp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는 일시 약세를 보이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로존·일본의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감안하면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달러 인덱스 103선은 강력한 기술적 지지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미국 무역적자 축소와 탄탄한 서비스업 물가 압력은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시사한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이 둔화될 경우, 연준의 정책 선택지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변동성 지표(VIX) 상승과 안전자산(엔·프랑·금) 선호 현상이 수시로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 기사에 인용된 지수·가격·확률 등 모든 수치는 2025년 8월 5일 22시 13분 53초(UTC) 기준이다. 작성 시점에서 필자는 해당 증권에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포지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