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ICE선물시장에서 10월물 뉴욕 원당(#11) 선물가는 전일 대비 0.13센트(0.80%) 오른 파운드(lb)당 16.37센트에, 같은 달 런던 ICE 백설탕(#5) 선물가는 4.10달러(0.85%) 상승한 톤(t)당 488.00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22일, 바차트닷컴(Barchart.com)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달러지수(DXY)가 3주 반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투기적 매도 포지션의 ‘숏커버(short covering)’가 촉발돼 설탕 선물 가격을 끌어올렸다. 달러 약세는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어 수요를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숏커버란 무엇인가? 보유하고 있던 공매도(매도) 포지션을 되사서 청산하는 행위를 말하며, 가격이 급등할 때 단기간에 매수세를 강화해 상승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수요 지표도 상승 압력을 뒷받침했다. 지난 20일 런던 설탕 가격은 5주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의 7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76% 급증한 74만 t로 집계된 데다 파키스탄 정부가 정제당 20만 t 구매 입찰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18일 장 초반에는 브라질 생산 증대 전망으로 가격이 2주 만에 저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는 “브라질 중남부(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공장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하며 사탕수수를 더 많이 투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조한 기후로 수확이 빨라지면서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뉴욕 원당은 2개월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브라질 업계 단체 유니카(UNICA)는 “7월 후반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361만4천 t”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공장들이 설탕 생산에 투입한 사탕수수 비율은 54.10%로, 전년 50.32%보다 높아졌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도 “2024/25년도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폭염으로 3.4% 줄어 4,411만8천 t”이라고 발표했다.
가격 하락 요인도 상존한다. 블룸버그는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새 시즌부터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8월 18일 기준 누적 몬순 우량이 611.2㎜로 ‘평년 대비 1% 많다’고 밝혀, 풍작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는 2025/26년 설탕 200만 t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생산국이다. 인도 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년 생산량이 3,500만 t(전년 대비 19% 증가)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협회(ISMA)가 추정한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t) 이후 되돌림이다.
7월 초까지 시장은 공급 과잉 우려로 약세를 이어갔다. 커머더티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잉여가 750만 t에 달해 8년 만에 최대 공급 과잉”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반기 보고서(5월 22일)에서 세계 생산 1억8,931만8천 t(전년 대비 4.7% 증가), 재고 4,118만8천 t(7.5% 증가)를 제시했다.
태국도 공급 확대에 가세하고 있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는 5월 2일 “2024/25년 생산이 14% 늘어난 1,000만 t”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한편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공급 부족(적자)을 547만 t로 9년 만에 최대치로 상향 조정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 전망도 1억7,480만 t로 하향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청(FAS)은 국가별 세부 전망에서 브라질 4,470만 t(+2.3%), 인도 3,530만 t(+25%), 태국 1,030만 t(+2%) 등 대부분의 주요 생산국 물량 증가를 예상했다.
“달러 약세와 아시아 수입 확대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이끌지만,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회복세와 USDA·Czarnikow가 제시한 잉여 전망은 중장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기관‧용어 설명각 기관 공식 약칭
• UNICA: 브라질 사탕수수산업연합, 생산·수출 통계를 제공한다.
• Conab: 브라질 국가공급회사, 정부 산하 농업통계기관.
• ISO: 국제설탕기구, 회원국 간 설탕 수급 데이터를 집계.
• USDA/FAS: 미국 농무부 및 해외농업청, 세계 농산물 전망을 반기마다 발표한다.
• 숏커버: 선물·옵션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되사서 청산해 가격 급등을 유발하는 매수.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달러 반등 여부와 인도 정부의 실제 수출 물량 허가가 향후 6개월간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ISO 적자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으나, 미국·브라질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경우 투자자 현·선물 스프레드 거래가 늘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국내 식품·음료 기업들은 원당 헤지(hedge)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특정 투자 행위를 권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