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미국 경제지표 ‘혼조’ 속 소폭 하락 마감

달러 인덱스(DXY00)는 금요일 -0.02% 내리며 장을 마쳤다. 장 초반만 해도 달러화는 상승세를 탔으나, 8월 시카고 MNI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돌고 미시간대학교 8월 소비심리지수가 하향 수정되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를 지지하며 향후 3~6개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언급해 달러 약세 요인이 가중됐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장중 미 소비 지출이 견조하다는 신호에 한때 강세를 보였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동시에 PCE 근원물가지수(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전년 대비 2.9% 상승해 5개월 최고치를 나타내 ‘끈질긴 물가 압력’을 재확인시켰다.

달러 인덱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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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준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자본 유출 우려가 달러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 리사 쿡을 해임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해외 투자자들이 미 연준과 달러화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유럽 경제지표 상세

미국 7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4% 증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8월 시카고 PMI는 41.5로 5.6포인트 급락, 예상치(46.0)를 크게 하회했다.
미시간대 8월 소비심리지수(확정치)는 58.2로 0.4p 하향, 예상(58.6)보다 낮았다.

월러 이사는 “기조 인플레이션이 2% 근방에서 안정되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단단히 고정돼 있는 만큼, 노동시장 과도한 위축을 막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금리를 인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8%로, 10월 28~29일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로 각각 가격에 반영했다.


유로·엔화 동향

같은 날 유로/달러(EUR/USD)는 0.11%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강달러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으나, ECB(유럽중앙은행) 7월 소비자물가 기대치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고 독일 8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넘어서는 등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무드가 형성되자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독일 7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5% 감소해 거의 2년 만의 최대폭 하락을 기록, 유로존 소비 둔화 우려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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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달러 차트

엔/달러(USD/JPY) 환율은 0.07% 상승(엔화 약세)했다. 일본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모두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고, 8월 도쿄 CPI가 둔화된 점이 BOJ(일본은행) 완화정책 지속 전망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7월 실업률이 2.3%로 5년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고 소비자신뢰지수가 7개월래 최고치로 올라 엔화 약세를 일부 제한했다.


귀금속 시장 급등

12월물 금(Gold)은 온스당 1.20% 오른 41.80달러, 9월물 은(Silver)은 2.58% 오른 1.01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금은 3주 최고치, 은은 14년 만의 최근월물 기준 최고가다. 미국과 독일의 ‘끈적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증폭시킨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인사 개입 시도,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의 신임투표 제안) 등이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정학 리스크, 미중 관세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돼 금 ETF 보유량이 2년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이 3년 최고치로 늘어난 점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용어 설명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미국 소비자 지출 가격 변동을 측정하며, 연준이 소비자물가(CPI)보다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는 500가구 이상의 설문으로 소비 기대를 평가해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시카고 PMI는 중서부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를 조사해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한다.


기자 해설

이번 달러 약세는 ‘탄탄한 소비 vs 둔화 조짐’이라는 상반된 시그널과, 연준 독립성에 대한 정치적 변수라는 두 가지 방향성 논쟁이 맞물린 결과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이미 높은 확률로 반영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2% 후반을 유지하는 한 연준 내 매파 세력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유로존과 일본 역시 각각 물가·성장 과제 속에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글로벌 환율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라면 달러화 방향성 외에도, 금·은 등 안전자산 비중 확대와 장단기 채권금리 스프레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ETF를 통한 귀금속 투자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향후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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