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커피 선물가 약세…로부스타 1주 최저치

커피 선물시장이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으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2025년 3월물 아라비카 커피(KCH24)는 전장 대비 -2.30센트(-1.18%) 떨어졌고, 런던 ICE의 3월물 로부스타 커피(RMH24)는 -26달러(-0.76%) 하락해 1주일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2025년 10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달러지수(DXY00)가 7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압박을 받았다. 통상 달러화가 강세일 때 달러 표시 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브라질·베트남 변수, 공급 불확실성 가중

브라질 최대 수출업체 협회 코멕심(Comexim)은 전날 브라질의 2023/24 커피 수출 전망치를 당초 4,150만 포대에서 4,490만 포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 소식은 시장에 추가 공급 확대 기대감을 불러오며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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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브라질 주요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 주가 과도한 건조 상태에 놓이면서 아라비카 가격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브라질 기상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같은 주가 최근 일주일간 ^{(10월 24~30일)} 평년 대비 53% 수준인 25㎜의 강수량만 기록했다고 밝혔다.

커피 농장

재고는 바닥, 그러나 수출은 증가…엇갈린 시그널

국제ICE 선물거래소의 로부스타 재고는 27일 기준 사상 최저치인 2,778Lot로 줄었고, 아라비카 재고도 11월 30일 24년 만의 최저치(224,066포대)를 찍은 뒤에도 26만1,893포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재고 부족은 명확한 상승 재료지만, 공급 사이클 확대 전망이 맞물리며 가격은 박스권에서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헤지펀드와 상업참가자들이 매도 우위를 강화한다.” — 시카고 소재 선물 브로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 베트남도 변수다. 베트남 통계총국은 1월 커피 수출량이 전년동월 대비 47.6% 급증한 21만t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홍해(紅海)에서 후티 반군이 선박을 공격하면서 운송비와 선적 지연이 심화돼, 주요 로스터(커피 가공업체)들은 베트남산 매수를 줄이고 브라질산 로부스타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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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 선적

기후 리스크: 엘니뇨·하르마탄·가뭄

올해 엘니뇨(El Niño) 현상은 브라질에 폭우, 인도·베트남에 가뭄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 기상·수문·기후변화연구소 관계자는 “2024년 초까지 커피 벨트를 강타할 가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 서부 코코아 벨트를 말려버린 하르마탄(Harmattan) 바람도 커피 작황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대로 브라질 농업통계기관 코납(Conab)은 2024년 브라질 커피 생산량이 5.4% 늘어난 5,81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커피나무는 2년 주기로 풍·흉작이 교차하는데, 2024년이 바로 풍작 연도라는 설명이다.

수출·생산 전망치: 희비 교차

브라질 세카페(Cecafé)는 12월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378만 포대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통상부도 같은 달 비(非)로스팅 커피 수출이 244만t로 33.7% 급증했다고 전했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1월 세계 커피 수출이 4.1% 늘어난 1,061만 포대, 10~11월 누적 기준 3.1% 증가한 2,025만 포대라고 집계했다.

장·단기 전망: 수급 균형 vs 달러 리스크

ICO는 2023/24년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1억7,80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는 2.2% 늘어난 1억7,700만 포대로, 100만 포대 순잉여가 발생할 전망이다. 미 농무부 산하기관 FAS도 반년 보고서에서 2023/24 세계 생산이 4.2% 늘어난 1억7,140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라비카 생산은 10.7% 늘어 9,730만 포대, 로부스타 생산은 3.3% 감소해 7,410만 포대로 예상했다.

FAS는 브라질의 2023/24 아라비카 생산이 12.8% 급증한 4,490만 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콜롬비아 생산도 7.5% 늘어난 1,150만 포대를 예측했다. 다만 2023/24 기말 재고는 2,650만 포대로 4% 감소가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타이트한 공급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용어 해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달러지수

아라비카(Arabica): 고지대에서 재배돼 향이 풍부하고 산미가 뛰어나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 안팎을 차지하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로부스타(Robusta): 저지대에서 생산되며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맛이 강하다. 인스턴트커피나 블렌드용으로 주로 쓰인다.
달러지수(Dollar Index): 미국 달러를 주요 6개 통화 바스켓(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과 비교한 지수로, 달러의 전반적 가치 흐름을 보여준다.

시장 전망 및 기자 분석

현재 커피시장은 재고 부족과 공급 증가 기대라는 상반된 시그널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투기적 매도세는 강화될 수 있으나, 미나스제라이스의 가뭄 장기화와 베트남 운송 차질이 이어질 경우 다시 쇼트 스퀴즈(공매도 환매) 가능성도 상존한다. 따라서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