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커피 선물 가격 하락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 기준 9월 아라비카 커피 선물(KCU25)은 17일(현지시간) -1.25센트(−0.41%) 하락한 파운드당 301.70센트에, 9월 ICE 로부스타 커피(RMU25)는 -115달러(−3.36%) 밀린 톤당 3,304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달러 인덱스(DXY)가 3주 반 만의 최고치로 치솟으며 원자재 전반에 롱 포지션 청산(long liquidation)이 촉발됐다. 그 결과 커피 가격 역시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아라비카 선물은 브라질의 극심한 건조(Excessive Dryness) 우려를 재료로 3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으나, 달러 강세라는 거시 변수에 눌려 결국 낙폭을 피하지 못했다.

브라질 기상 분석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7월 1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에 강수량이 전혀 없었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기상 악재는 월요일(14일)부터 이어지며 매수세를 자극했지만 달러화 급등에 힘이 빠졌다.


브라질 수출 물량 급감이 주가 지지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 자료에 따르면, 6월 브라질 생두(green coffee)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60㎏ 기준)에 그쳤다. 아라비카 수출은 −27%인 180만 포대, 로부스타 수출은 −42%인 47만6,334포대다. 공급 축소 기대는 가격 방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수확 진척률은 하락 압력 요인이다. 브라질 최대 커피 조합 코옥수페(Cooxupé)는 7월 11일 기준 회원 농가의 2025/26년산 커피 수확률이 49.3%라고 밝혔다. 리서치 업체 사프라스&메르카도(Safras & Mercado)도 7월 9일 기준 전체 브라질 커피 수확률이 69%로 전년(66%)과 5년 평균(62%)을 상회한다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로부스타 88%, 아라비카 58%가 완료된 상태다.

재고·달러·관세 리스크 엇갈려

가격에 부담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은 거래소 인증 재고 증가다. 17일 기준 ICE 로부스타 재고는 5,737 로트로 10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ICE 아라비카 재고는 5월 27일 5개월 최고치(892,468포대) 이후 819,061포대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8월 1일부터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커피 공급차질 우려가 커지며 단기적으로 아라비카 가격에는 지지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공급 전망 — 풍년 예고 vs 기상 불확실성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USDA FAS)은 6월 25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60㎏ 기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 생산은 7.9% 늘어난 8,166만 포대다. 같은 기간 기말 재고는 4.9% 늘어난 2,281만9,000포대로 전망했다.

브라질 2025/26년 생산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은 4년 만의 최고치인 3,100만 포대(+6.9%)로 추정됐다. 베트남의 2023/24년 수확량은 −20% 감소한 1,472만t로 4년 만의 최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1~6월) 수출은 94만3,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글로벌 아라비카 공급 적자가 850만 포대로 확대돼 5년 연속 부족 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어 풀이 및 참고

아라비카(Arabica)는 고급 커피 원두로 향이 풍부하지만 병해에 약하고, 로부스타(Robusta)는 카페인이 높고 재배가 비교적 용이해 인스턴트 커피와 블렌딩에 주로 쓰인다.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뉴욕에 본사를 둔 국제 선물·옵션거래소이며, 롱 리퀴데이션은 투자자가 보유하던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행위를 뜻한다.

커피 가격은 달러화 움직임, 산지 기상, 수확·재고, 무역 정책 등 복합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크다. 투자자는 주요 산지의 강우 패턴, 미국 통화정책, 글로벌 무역 규제 등 거시 변수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