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너지 수요 우려에 국제 유가 하락

국제 유가휘발유 선물 가격이 미국 달러화 강세와 경기·수요 둔화 우려에 동반 하락했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배럴당 0.34달러(-0.53%) 내린 63.71달러에, 10월물 RBOB(휘발유) 선물은 갤런당 0.0092달러(-0.45%) 떨어진 2.0392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 강세가 원유·정제제품 가격을 압박했다. 또한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축허가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해 경기 둔화 및 에너지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8.5% 감소한 연율 130만7,000가구로, 시장 전망치(136만5,000가구)를 하회했다. 같은 달 건축허가 건수 역시 -3.7% 줄어든 131만2,000가구로 5년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해 “미래 건설 활동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서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주목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변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시설·석유 인프라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16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영 송유관 운영사 트랜스네프트(Transneft)가 저장 능력을 제한했다”고 전했다. 또 연간 2,000만 t 이상의 처리 능력을 보유한 키리시(Kirishi) 정유소가 14일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발트해 연안 원유 수출 허브도 연쇄 공격을 받아 9월 초 러시아 원유 정제량은 하루평균 498만 배럴로 3년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추가 제재 가능성도 시장에 긴장을 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2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내심이 빠르게 바닥나고 있다”며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중국·인도에 최고 100% 관세를 부과하자는 G7 제안에 동의했다. 이는 러시아 공급 차질 리스크를 부각시켜 유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급 동향 및 지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재고(6일 기준)는 혼조세를 보였다. 원유 재고는 예상을 깨고 -929만 배럴 감소했으며, 휘발유 재고 역시 -240만 배럴 줄어 9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반면 중질유(난방유) 재고+400만 배럴 증가해 8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재고 변화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위: 백만 배럴)

주목

• 원유 재고: -9.29(전망: +1.75) / • 휘발유 재고: -2.40(전망: +0.675) / • 중질유 재고: +4.00(전망: +1.10)

또한 오클라호마주 커싱(Cushing) 인수도 지점의 원유 재고도 29만6,000배럴 감소했다. EIA는 미국 원유 생산량이 주간 기준 1,348만 2,000배럴로 전주 대비 0.1% 줄었지만, 사상 최고치(1,363만 1,000배럴, 2024년 12월 6일)에는 근접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석유 시장 조사기관 보텍사(Vortexa)는 9월 12일 기준 정박 7일 이상 유조선에 저장된 전 세계 원유가 전주 대비 7.2% 감소한 6,796만 배럴이라고 집계했다. 유조선 재고는 ‘떠다니는 저장고’로 불리며 즉각 공급 가능한 물량을 의미해 공급 타이트닝 지표로 활용된다.


OPEC+ 증산 계획과 IEA 전망

OPEC+는 9월 7일 장관급 회의에서 10월부터 일일 13만7,000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8~9월 54만7,000배럴 증산분에 비해 크게 축소된 규모다. 단체는 “시장 상황에 따라 166만 배럴의 유휴 생산량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출구전략을 유보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보고서에서 “OPEC+의 단계적 증산이 지속될 경우 2026년 세계 원유 공급 과잉분이 일평균 333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며 8월 전망치 대비 36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이른바 공급 과잉(Glut) 시나리오는 유가를 누르는 잠재적 하방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참여자 동향

베이커휴즈(Baker Hughes) 집계에 따르면 9월 12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Oil Rig)는 416기로, 전주 대비 2기 증가했다. 지난해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치 410기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2022년 12월 5년 반 만의 최고치 627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 감소한 상태다.


전문용어 해설

WTI는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경질·저유황 원유로 세계 유가 벤치마크 중 하나다.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환경 규제를 충족하도록 제조된 휘발유 선물을 의미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연합체를 지칭한다.

또한 정체 유조선 재고란 7일 이상 항만에 정박해 하역·운항이 없는 유조선 내 저장된 원유를 뜻한다. 이는 수요에 즉각 투입되지 않는 물량이므로, 재고 감소는 공급 타이트닝(긴축)으로 해석된다.


WTI 선물 차트 휘발유 선물 차트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Rich Asplund 기자는 원문 작성 시점에 언급 종목에 대한 직접·간접적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