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동향 요약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티커: CLV25)은 18일(현지시간) -0.48달러(-0.75%) 하락한 배럴당 63.58달러*종가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달 만기 RBOB 가솔린(티커: RBV25)은 -0.0173달러(-0.85%) 떨어진 갤런당 2.0196달러에 마감했다. 달러화 강세와 공급 과잉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았다.
2025년 9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인 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급 과잉 전망치 상향이 겹치며 유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습 확대로 글로벌 공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손실 폭을 제한했다.
가격 변동 배경으로는 △미 달러화 인덱스 상승 △IEA의 2026년 잉여 공급 전망 333만 배럴/일(bpd) 제시(전월 대비 36만 bpd↑)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확대 △미국 고용·제조업 지표 호조 및 S&P500 사상 최고치 경신 등 요인이 혼재했다.
달러 강세와 공급 과잉 전망
달러 인덱스가 연중 고점 부근으로 치솟으면서 달러 표시 원자재인 원유는 상대적으로 비싸져 투자 수요가 둔화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12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OPEC+가 기존 감산을 단계적으로 철회할 경우 2026년 글로벌 잉여 공급이 하루 333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8월 전망치보다 36만 배럴 상향된 수치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18일 러시아 살라바트·볼고그라드 정유소를 드론으로 공격해 하루 30만 배럴 규모 정제 능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14일에도 키리시 대형 정유소가 피격돼 연간 2,000만 톤 처리 시설이 멈췄으며, 9월 들어 러시아 발트해 지역 원유 인프라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9월 첫 사흘간 러시아 원유 정제량은 498만 bpd로 3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 지표 호조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3만3,000건 감소한 23만1,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4만 건)를 하회했다. 같은 날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23.2를 기록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전월 대비 +23.5포인트). 호조세를 확인한 투자자들은 경기 연착륙 기대를 강화하며 위험자산을 재평가했고, S&P500은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경기 확장 기대는 원유 수요 전망에 우호적이지만, 공급 측 불확실성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이날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관·군(政·官·軍)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3일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대한 인내심이 빠르게 바닥나고 있다”며 추가 대러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G7 동맹국에 중국·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최대 100% 관세를 제안한 바 있다. 향후 제재 수위 조정 여부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교란 리스크는 확대될 수 있다.
재고·생산·설비 지표
시장조사업체 보텍사(Vortexa)는 12일 기준 정박(7일 이상) 부유식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7.2% 감소한 6,796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선박 저장 물량 축소가 현물 시장을 긴축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보고서(12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4.7%, △휘발유 재고는 -1.6%, △중간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7.4% 수준으로 각각 낮았다. 주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1,348만2,000 bpd로 사상 최고치(1,363만1,000 bpd·2024년 12월 6일) 대비 소폭 감소했다.
석유 서비스사 베이커휴즈는 12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원유 시추 rig 수가 2기 증가한 416기라고 발표했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최저치(410기)에 근접한 수준으로, 지난 2년 반 동안 2022년 12월 고점(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OPEC+ 증산 결정
OPEC+는 7일 화상회의에서 10월부터 일일 13만7,000배럴 증산키로 합의했다. 이는 8월·9월 증산분(일 54만7,000배럴)보다 적은 규모다. OPEC+는 “시장 상황이 진전될 경우” 단계적으로 유휴 생산량 166만 bpd를 복귀시켜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bpd를 점진적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8월 OPEC 원유 생산량은 28만5,500 bpd 증가한 2,855만 bpd로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필수 용어 해설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경질(輕質)·저유황 원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대표 선물 기준유다.
RBOB(리폼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첨가제 혼합 전 단계의 휘발유. 미국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 상품으로, 도매 가격의 지표 역할을 한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에너지 정책 협의체. 회원국의 에너지 안보 및 시장 분석을 담당한다.
OPEC+: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10개국이 결합한 협의체. 글로벌 원유 공급량 조절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EIA(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미국 에너지정보청. 원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통계를 주간·월간·연간 단위로 제공한다.
베이커휴즈 리그카운트: 베이커휴즈사가 집계하는 미국 내 가동 중인 시추설비(리그) 수. 업스트림(탐사·생산)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현재 시장은 달러 강세라는 거시적 변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수가 충돌하는 복합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IEA가 제시한 중기 공급 과잉 전망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러시아 생산 차질·G7 제재 강화 등 변동 요인이 상존한다. 실제로 부유식 재고 축소 및 미국 재고 감소는 실물 수급이 빠듯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단기 가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수요 회복 속도가 유지된다면 60달러 중후반대에서 견조한 지지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10월 OPEC+ 증산분이 실제 시장에 공급되고, 미국 생산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 인덱스 추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戰線) 확대 여부 ▲중국·인도 원유 수입 관세 협상 결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에 언급된 모든 정보는 투자 참고용 자료이며, 작성자 Rich Asplund는 해당 증권에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기사의 견해는 작성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