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프랑크푸르트 —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GE 베르노바(GE Vernova)와 독일의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가 약 70억달러 규모의 시리아 전력 부문 재건 프로젝트에 가스터빈을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이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내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시리아의 전력 시스템을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카타르의 파워 인터내셔널 홀딩(Power International Holding, PIH)의 자회사와 총 4,000메가와트(MW) 규모의 복합화력(Combined-Cycle) 가스터빈 발전소 4기를 건설하는 계약을 5월에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1,0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구성도 포함되어 있어, 가스와 재생에너지의 혼합 전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지멘스 에너지와 GE 베르노바가 동시에 프로젝트의 공급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계약 체결 시점은 아직 이르며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프로젝트 예산 중 가스터빈에 배정된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세 명의 소식통 중 누구도 터빈 계약의 총 가치를 추정하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협상은 가스터빈 공급을 넘어, 전력망 핵심 인프라(송·변전 설비) 제공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이 덧붙였다. 이는 발전 설비와 더불어 전력 계통의 안정적 송전·배전까지 포괄하려는 움직임으로, 시리아 전력 재건의 범위를 넓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서방 기업, 시리아 재건 수혜 기대
관련 거래가 성사될 경우, 지멘스 에너지와 GE 베르노바는 시리아 전력 부문 재건에서 실질적 혜택을 보는 최초의 서방 기업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는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마스쿠스에 대한 대부분의 제재를 해제한 이후 추진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멘스 에너지는 로이터에 보낸 입장문에서, “현지 대표단이 시리아 의사결정권자들과 만나 단기적으로 전력 공급을 어떻게 개선할지 모색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체적인 합의나 계약은 아직 없지만,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을 구축·안정화하고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당사의 기술 전문성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GE 베르노바와 PIH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시리아 정보부 역시 즉각적인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전쟁으로 마비된 에너지 부문, 회복 시동
오랜 집권자 바샤르 알아사드가 작년 말 반군 주도의 축출로 권좌에서 물러난 이후, 시리아는 새 지도자 아메드 알샤라아(Ahmed al-Sharaa) 대통령 아래 이란과의 거리두기를 포함한 전략적 재정렬을 추진해왔다. 알샤라아 대통령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 헌트 에너지(Hunt Energy), 아르젠트 LNG(Argent LNG) 등 미국 기업들은 7월 시리아의 전후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석유·가스 탐사·채굴 및 전력 생산을 포괄하는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발전소 구축과 더불어 연료 측면의 자급 기반을 보강하려는 계획과 맞물린다.
14년에 걸친 내전으로 에너지 인프라가 대폭 파괴된 결과, 시리아는 현재 필요 전력의 일부만 생산하고 있다. 다만 아제르바이잔과 카타르산 가스가 최근 수개월 사이 공급되면서 전력 사정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이러한 추세는 가스 기반 복합화력과 태양광의 조합을 통해 추가 개선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수요일,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다나 가스(Dana Gas)는 시리아 국영 석유회사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천연가스전 재개발을 평가하기 위한 예비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가스 생산 기반 복구를 겨냥한 단계적 접근의 일환으로 보인다.
전쟁의 여파로 시리아의 국내 천연가스 생산량은 2011년 87억입방미터(bcm)에서 2023년 30억입방미터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발전용 연료 조달의 구조적 제약을 의미하며, 연료 다변화와 인프라 복구가 병행돼야 함을 시사한다.
용어 설명: 복합화력·가스터빈·MW
복합화력(Combined-Cycle)은 가스터빈으로 1차 전력을 생산한 뒤, 배기가스의 열로 증기터빈을 돌려 추가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동일 연료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난 해소에 효과적이다. MW(메가와트)는 설비의 순간 최대 전력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4,000MW는 대규모 도시권 수요 일부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발전용량을 의미한다.일반적 설명
기업 코멘트와 협상 구도
지멘스 에너지는 단기 안정화와 신뢰 가능한 공급을 위해 기술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아직 구체적 계약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GE 베르노바는 현 단계에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터빈 외 전력망 핵심설비에 관한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변전소, 보호계전 시스템, 고전압 장비 등 계통 안정성에 직결되는 요소가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프로젝트 발주처인 PIH(파워 인터내셔널 홀딩)는 카타르 기반의 대형 인프라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계약 세부와 자금 배분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터빈 계약의 잠재적 금액에 대해 소식통들은 언급을 피했다. 이는 협상 비공개 원칙과 공급망·물류·현지 시공 리스크가 결합된 복합 변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분석: 전력 재건의 관건과 국제 기업에의 시사점
이번 70억달러 규모 전력 프로젝트는 전력 생산과 계통 안정화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4,000MW 복합화력과 1,000MW 태양광의 결합은 기저부하와 변동성 대응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로, 연료 조달(아제르바이잔·카타르 가스)과 국내 가스전 복구(다나 가스-국영사 예비 합의) 흐름과 맞물릴 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발전소 건설과 병행해 송전망 보강이 추진되면 정전 빈도와 손실률 감소가 기대된다.
지멘스 에너지와 GE 베르노바가 동시 공급을 추진하는 구도는 기술 다변화와 조달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복합화력의 효율·신뢰성은 제조사 설계 철학과 보증·서비스 체계에 좌우되므로, 장기 유지보수(LTSA)와 부품 공급 안정성이 핵심 변수가 된다. 계통 측면에서는 주파수·전압 제어, 재생에너지 연계, 계통 보호가 중요한데, 이는 고도 보호계전과 고전압 직류(HVDC) 또는 고급 FACTS 장비 도입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일반적 기술 맥락
정책 환경 측면에서, 제재 완화 이후의 투자 보호 장치, 금융 결제 채널, 보험·보증 구조가 프로젝트의 속도와 범위를 좌우한다. 현지 시공과 O&M 인력 양성 역시 병행돼야 하며, 가스 공급 계약의 가격·물량·기간 조건은 LCOE(균등화발전원가)와 재무 구조에 직결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서방 기업의 참여 확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다.
핵심 사실 요약
– GE 베르노바·지멘스 에너지, 시리아 전력 재건 프로젝트 가스터빈 공급 협상 중(소식통 3명).
– 시리아-PIH 자회사, 4,000MW 복합화력 4기 건설 계약(5월), 1,000MW 태양광 포함.
– 계약 시점 및 터빈 예산·규모는 미공개.
– 협상, 전력망 핵심 인프라 공급로 확대 가능.
– 제재 완화 이후 서방 기업의 초기 수혜 가능성.
– 지멘스 에너지: “계약은 없으나, 전력 안정화에 기술 기여 준비.”
– 다나 가스, 시리아 국영사와 가스전 재개발 평가 위한 예비 합의 체결.
– 시리아 가스 생산, 2011년 87억m³ → 2023년 30억m³로 감소 추정.
기자: 티무어 아자리(Timour Azhari), 크리스토프 슈타이츠(Christoph Steitz) | 출처: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