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출범시킨 정부 효율성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위임기간이 8개월 남은 시점에서 해산하며, 정부 축소를 상징적으로 내세웠던 대대적 개혁 프로젝트가 측정 가능한 절감 효과를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 막을 내렸다고 확인됐다다.
2025년 11월 2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인사관리처(OPM) 국장 스콧 쿠포(Scott Kupor)는 이달 초 로이터에 “
그건 존재하지 않는다(That doesn’t exist).
”고 밝히며 DOGE의 현 상태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다. 그는 이어 DOGE가 더 이상 “중앙집중적 조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다.
DOGE는 1월에 설립돼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초반 워싱턴 전역의 연방 부처를 신속히 축소하고, 예산을 삭감하거나 업무를 트럼프 우선순위에 맞게 재배치하는 강경한 행보를 보였다고 한다다. 그러나 OPM(인사관리처)이 이미 DOGE의 다수 기능을 인수했다고 쿠포와 로이터가 검토한 문서들은 전한다다.
‘내셔널 디자인 스튜디오’로의 인력 이동
적어도 DOGE의 저명한 직원 두 명은 트럼프가 8월 행정명령으로 신설한 내셔널 디자인 스튜디오(National Design Studio)에 합류했다다. 이 조직은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Joe Gebbia)가 이끌며,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그에게 정부 웹사이트를 미려하게 개선하라고 지시했다다.
게비아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초기 이끌던 DOGE 팀의 일원이었고, DOGE 직원 에드워드 코리스틴(Edward Coristine)은 ‘빅 볼스(Big Balls)’라는 별칭으로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합류 지원을 독려하기도 했다다.
DOGE의 조용한 퇴장은 수개월에 걸친 전 정부 차원의 홍보 공세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다. 당시 트럼프, 참모, 내각 각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DOGE를 적극 알렸고, 초기에 DOGE를 이끌었던 머스크는 자신의 X 플랫폼에서 성과를 내세우며, 한때는 전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가 열린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에서 전기톱을 치켜든 채 정부 일자리 감축을 상징적으로 퍼포먼스했다다.
“이것이 관료제를 위한 전기톱이다(This is the chainsaw for bureaucracy).”
라고 머스크는 2월 CPAC 현장에서 말했다다.
DOGE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지출을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외부 재정 전문가들이 이를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다. 해당 부서가 작업 내역을 상세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다. 백악관 대변인 리즈 휴스턴(Liz Huston)은 로이터에 이메일로 “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전반의 낭비, 사기, 남용을 줄이라는 분명한 명령을 받았고, 그 약속 이행을 계속해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 밝혔다다.
트럼프 행정부, DOGE 종말을 간접 신호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5월 머스크와 트럼프 간의 공개적 불화 이후에도 DOGE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다. 머스크는 이후 워싱턴을 떠났다고 한다다.
그럼에도 트럼프와 참모진은 여름 이후 공개 석상에서 DOGE의 사실상 종식을 시사해 왔다다. 이는 트럼프가 임기 초반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DOGE의 존속 기한을 2026년 7월까지로 못박았던 것과 배치된다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DOGE를 과거형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잦았다다.
에이미 글리슨(Amy Gleason) 직무대행 DOGE 국장은 3월 법원 제출 문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HHS) 장관 로버트 케네디의 자문역을 공식 겸임하게 됐고, 그의 공개 발언은 주로 HHS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다. 한편, 아이다호와 플로리다를 포함한 공화당 주도 주들은 DOGE와 유사한 지역 단위 조직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다.
정부 전면 채용동결도 종료됐다다. 쿠포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 첫날 연방 기관의 신규 채용을 금지하되, 이민법 집행과 공공 안전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직무는 예외로 했다다. 이후 트럼프는 기타 예외는 DOGE 대표 승인을 거치도록 했고, 퇴직자 4명당 1명만 신규 채용하라고 지시했으나, 현재는 “
감축에 관한 목표는 더 이상 없다(There is no target around reductions).
”고 쿠포는 말했다다.
전(前) DOGE 인사들의 재배치
DOGE 출신 인사들은 행정부 내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은 트럼프에게 정부 웹사이트의 “시각적 표현(visual presentation)”을 개선하라는 임무를 받은 조 게비아다다. 그의 디자인 스튜디오는 지금까지 워싱턴 D.C. 순찰 요원 모집 사이트와 대통령의 약가 정책을 홍보하는 웹사이트를 공개했다다. 게비아는 대변인을 통해 로이터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다.
재커리 테렐(Zachary Terrell)은 트럼프 2기 초반 DOGE 팀으로서 정부 보건 시스템 접근 권한을 받았던 인물로, 현재 보건복지부(HHS)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다. 레이첼 라일리(Rachel Riley) 역시 법원 문서에 따르면 같은 접근 권한을 보유했던 인사로, 현재 해군연구청(Office of Naval Research) 수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해당 기관 웹사이트는 밝힌다다.
제러미 르윈(Jeremy Lewin)은 머스크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축소하는 데 관여했던 인물로, 현재 국무부(State Department)에서 대외 원조를 총괄하고 있다고 해당 기관 웹사이트는 전한다다.
트럼프 당선 직후 머스크는 정부 규제의 “산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DOGE의 핵심 원칙으로 규제 철폐, AI를 통한 정부 재구성, 연방 일자리 감축을 제시했다다.
행정부는 여전히 규제 축소를 추진 중이다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스콧 랭맥(Scott Langmack)에게 맞춤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미국 규정(Regulations)을 정밀 분석하고 폐지 대상으로 추리는 작업을 맡겼다고 그의 링크드인 프로필은 밝힌다다.
한편 머스크는 다시 워싱턴에 모습을 드러냈다다. 이번 주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을 위한 백악관 만찬에 참석했다다.
맥락과 시사점: ‘조직 해산’과 ‘기능 유지’의 이중 트랙
기사의 정황만 놓고 보면, DOGE라는 간판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발언대로 사실상 해산했지만, OPM의 기능 이관과 내셔널 디자인 스튜디오 설립, 그리고 OMB를 통한 AI 기반 규제 검토 등으로 핵심 과제는 다른 경로로 지속되는 구조가 드러난다다. 즉, 브랜딩된 태스크포스는 사라졌으나, 예산 절감·조직 슬림화·규제 정비라는 아젠다는 제도·부처 라인 안으로 재배치된 모습이다다. 또한 채용동결 종료와 “감축 목표 없음”이라는 발언은, 초기의 급진적 감축 기조가 관리형 접근으로 전환됐음을 시사한다다. 다만, 수백억 달러 절감이라는 성과 검증 불투명성은 향후 정책 투명성과 성과 측정에 대한 요구를 더욱 키울 수 있다다.
용어 설명 및 배경참고
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약자. 트럼프 2기 초반 정부 규모 축소와 효율화를 목표로 1월 설립됐다고 소개된다다.
OPM(인사관리처): 연방 정부의 인사·조직관리를 담당하는 중추 기관이다다. DOGE의 여러 기능을 인수했다고 쿠포 국장이 밝혔다다.
OMB(백악관 예산관리국): 예산·규제 검토를 총괄하는 백악관 직속 기구로, AI를 활용한 규제 정비 과제를 스콧 랭맥에게 맡겼다고 한다다.
HHS(보건복지부): 연방 보건·복지 정책을 담당. 재커리 테렐이 CTO를, 에이미 글리슨이 장관 자문을 맡고 있다고 전해진다다.
HUD: 주택도시개발부. 랭맥은 HUD에서의 DOGE 대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소개된다다.
USAID: 미국 국제개발처. 제러미 르윈이 축소 작업에 관여했고, 현재는 국무부에서 대외 원조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다.
ONR(해군연구청): 해군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레이첼 라일리가 수장으로 재직 중이라고 기관 사이트는 밝힌다다.
CPAC: 보수진영의 대표적 연례 정치행사. 머스크가 2월 메릴랜드 내셔널 하버 행사에서 전기톱을 들고 관료제 타파를 상징적으로 외쳤다다.
X: 과거 트위터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플랫폼. DOGE 인사들이 채용 독려와 성과 홍보에 활용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