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전자상거래 플랫폼 ‘주미아(Jumia Technologies, NYSE: JMIA)’가 3분기 실적에서 비용 효율화와 성장의 인플렉션 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프랜시스 두페이(Francis Dufay) CEO는 2분기 실적 후 회사가 ‘전환점’에 섰다고 평가한 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규모의 성장과 경제성 훼손 없는 운영이 동시에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2025년 11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두페이는 인터뷰에서 “이번 분기는 우리의 수익성 경로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들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성을 해치지 않고 스케일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이를 위해 현금을 태울 필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두페이는 2022년 말 취임 이후 아프리카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이커머스 네트워크를 재정비하며 수익성 중심의 전략, 운영 규율, 확장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은 3분기에도 이어지며 성과로 구체화됐다.
주미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6백만(+25%)으로 증가했다. 총이익(gross profit)은 전년 대비 4% 늘었으며, 보다 효율적인 비용 구조와 고품질 매출이 이를 견인했다. 총거래액(GMV)은 전년 동기 대비 +26%, 주문수는 +34% 증가해, 소비자 수요의 회복과 판매자 신뢰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분기는 우리의 수익성 경로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들을 증명한다. 우리는 경제성을 해치지 않고 스케일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현금흐름을 희생할 필요가 없었다.” — 프랜시스 두페이, 인베스팅닷컴 인터뷰
효율성 측면의 개선도 두드러졌다. 주문당 이행(풀필먼트) 비용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1.86를 기록했다. 주문이 크게 늘었음에도 기술(Tech) 비용은 전년 대비 10% 감소해, 고정비의 규모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두페이는 “더 큰 물량을 처리하면서도 기술 고정비를 최적화해왔다”며 “이번 분기의 주문당 약 $1.90은 새로운 기준선으로 보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는 아직 완전한 흑자 전환 단계는 아니다. 경영진은 2026년 4분기 손익분기점(브레이크이븐) 도달 목표를 재확인했으며, 2027년 흑자 전환을 전망했다. 두페이는 거시 환경의 점진적 안정과 더 날렵해진 운영 구조가 목표 달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회사가 경제성을 해치지 않고 스케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 분기는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우리의 계획은 매우 명확하고, 현실적이다.” — 프랜시스 두페이
거시 안정이 ‘공급 재개’를 견인
두페이는 최근의 아프리카 거시경제 안정이 주미아에 순풍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년 만에 다수의 아프리카 시장에서 통화와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안정되면서 소비지출과 판매자 신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주요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와 신용등급 상향도 나타났다.
그는 “외환(FX) 안정이 가장 큰 도움”이라며 “변동성이 크면 공급이 6개월간 멈춰 서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과거 급격한 환율 변동 속에 조심스러웠던 수입업자와 해외 벤더들은 현재 현지에서의 달러 환전과 선적에 자신감을 되찾는 분위기다. 다만 가나의 통화 절하는 여전히 마진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두페이는 주미아의 애셋 라이트(asset-light) 모델이 직접적인 환손실로부터 사업을 방어해 운영의 복원력을 유지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하이라이트: 나이지리아와 이집트
나이지리아는 주미아의 최대이자 가장 경쟁적인 시장이다. 이 지역에서 주미아의 핵심 이커머스 비즈니스 매출이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이는 물류 역량 개선과 소비 수요의 안정화에 힘입은 것으로, 두페이는 이를 “가장 큰 업사이드를 지닌 시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모멘텀”이라고 평가했다.
이집트는 두페이가 과거 “진행 중인 변신”이라고 표현했던 시장으로, 이번 분기 반전이 두드러졌다. 직전 분기만 해도 급격한 통화절하가 기업고객 매출을 압박하며 수익성을 짓눌렀으나, 이번에는 기업 매출을 제외한 GMV가 전년 대비 44% 급증했다. 상품 구색 강화, 선구매·후지불(BNPL) 채택 확대, 운영 재구성이 성과를 뒷받침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집트는 코너를 돌기 시작했다. 아직 할 일이 많지만, 다시 스케일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첫걸음이다.” — 프랜시스 두페이
두페이는 주미아가 9개 기존 시장에 집중하는 규율 있는 확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며, 성급한 재확장(re-expansion)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효율성과 전략적 파트너십
주미아의 효율성 중심 반등은 풀필먼트, 기술, 마케팅 각 영역에서 단위당 비용 절감과 물량 확대의 동시 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운영 레버리지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전략적 파트너십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분기 동안 투자자 악시안 그룹(Axian Group)은 지분을 약 10%까지 늘렸고, 그 CEO가 주미아 감독이사회에 선임됐다. 두페이는 악시안의 아프리카 시장·핀테크 경험을 높이 평가하면서, 시너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대규모 공동 프로젝트는 아직 착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우간다 캄팔라에서 스피로(Spiro) 전기 자전거와 진행 중인 파일럿은 현지 배송 차량의 절반가량을 대체하며 운영비를 낮췄다. 확대 여부에 대해 두페이는 “검토 중이며… 우리는 이에 매우 열려 있다”고 답했다.
아프리카 이커머스의 새로운 사이클
비용 규율이 내재화되고 거시 환경이 개선되는 가운데, 주미아는 아프리카 이커머스의 개척자를 넘어 수익성과 확장성을 겸비한 기술 플랫폼으로서의 모델을 입증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모습이다. 두페이는 “우리는 오늘의 구매력과 오늘의 생활권에 있는 아프리카 고객을 제대로 서비스하면서, 판매자·고객·주미아 모두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만들고자 한다”며 “야망은 제한적일지 모르나, 그것을 규모와 수익성으로 이끌어내면 선택지가 훨씬 넓어진다”고 말했다.
용어·배경 설명독자 참고
GMV(총거래액):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 상품·서비스의 총액으로, 매출과는 다르다. 플랫폼의 거래 규모와 활동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주문당 이행(풀필먼트) 비용: 주문 1건을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의 물류·창고·라스트마일 등 비용을 의미한다. $1.86로 낮아졌다는 것은 단위 경제성이 개선됐음을 뜻한다.
BNPL(Buy Now, Pay Later):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하는 결제 방식이다.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전환율과 객단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애셋 라이트(Asset-light) 모델: 자산 보유를 최소화해 고정비와 자본집약도를 줄이는 전략이다. 환율 변동 등 외부 리스크에 대한 직접 노출을 상대적으로 낮춘다.
감독이사회(Supervisory Board): 경영진을 감독하는 지배구조 기구다. 외부 이해관계자의 감시와 자문을 통해 전략 실행의 건전성을 높인다.
캄팔라(Kampala): 우간다의 수도로, 주미아의 라스트마일 배송 테스트베드 중 하나다. 전기 자전거는 도심 물류비 절감과 친환경성에서 장점이 있다.
기자 분석Implications
이번 3분기 성적표의 핵심은 스케일·효율·현금창출의 병행 가능성을 수치로 확인했다는 데 있다. 매출(+25%), GMV(+26%), 주문수(+34%)의 볼륨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문당 이행비용이 $1.86까지 낮아지고 기술비용이 전년 대비 10% 줄었다는 점은 운영 레버리지의 작동을 시사한다. 다만 향후 가나 등 일부 시장의 통화 약세가 마진에 미치는 압박과, 2026년 4분기 손익분기점·2027년 흑자 전환이라는 가이던스의 이행 리스크는 계속 점검해야 한다. 그럼에도 자산 경량화 모델과 시장집중 전략, 그리고 파트너십(악시안, 스피로)의 조합은 변동성이 큰 아프리카 시장에서 리스크 대비 수익의 균형을 추구하는 실용적 해법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