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파리—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자동차가 프랑스 몽티니르브르토뇌(Montigny-le-Bretonneux)의 유럽 지역본부에서 87개 직무를 없앨 예정이라고 내부 문서와 이메일을 통해 확인됐다. 이는 최고경영자(CEO) 이반 에스피노사(Ivan Espinosa)가 추진 중인 글로벌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 계획의 일환으로, 전 세계 인력의 15% 감축을 포함한다.
2025년 11월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닛산은 장기화된 유럽 시장 부진 등 핵심 지역에서의 어려움을 반영해 조직을 간소화하고 수익성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문서에 따르면 감원 대상은 주로 마케팅과 영업 부문에 집중돼 있다.
에스피노사의 재편 계획에는 닛산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약 30% 축소해 연 250만 대로 낮추고, 전 세계 생산 거점을 17곳에서 10곳으로 줄이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는 고정비를 줄이고 제품·시장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자본 효율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구조조정 접근으로 해석된다.
프랑스 유럽 지역본부에서 폐지될 예정인 87개 역할 중 64개는 지난달 노동조합과의 합의 시점에 이미 채워져 있던 것으로 문서는 밝히고 있다. 다만 닛산은 신규 34개 역할을 신설하고 추가 공석을 열어 내부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최종 정리해고 규모는 87명보다 적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몽티니르브르토뇌 사무소에는 약 57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유럽, 아프리카, 중동, 인도, 오세아니아 등 광범위한 지역 사업을 총괄한다. 회사는 이 사무소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직원 역량 개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닛산은 목요일 발표한 성명에서 유럽 경영진과 직원 대표가 합의에 도달했으며, 그에 따라 조직 변경을 공지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결정은 오늘날의 경영 환경을 반영하고 닛산이 직면한 특정 과제를 해결할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회사에 따르면 변화의 핵심은 직무의 단순화와 일부 관리 계층 제거를 통한 조직 전반의 효율성 제고다. 이는 보고 라인을 축소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시사한다.
감원 방안은 10월 16일 노동조합 대표와 체결된 합의서에 공식화됐으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자발적 분리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내년 2월 초부터 강제적 정리해고가 시작될 수 있다고 회사 문서는 적시했다.
로이크 살로몽(Loic Salomon) CFDT 노조 대표는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CFDT는 프랑스 최대 노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합의의 서명 당사자다.
용어 설명과 배경
CFDT는 프랑스의 주요 노동조합 연맹으로, 기업 구조조정 시 근로조건, 전환 지원, 보상 기준 등을 협상하는 당사자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에이전시는 회사 외부의 재취업 전문기관으로, 이력서 코칭, 면접 준비, 채용 매칭 등을 지원한다. 전환휴직(재배치 휴가)은 일정 기간 급여 또는 지원과 함께 구직·재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Montigny-le-Bretonneux는 파리 서쪽 일드프랑스 지역의 업무 지구로,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가 다수 입지해 있다. 또한 타운홀은 전사 또는 본부 구성원이 참여하는 설명회 성격의 공개 브리핑을 의미한다.
수요일 직원 대상 타운홀에서 지역 회장 마시밀리아노 메시나(Massimiliano Messina)는 운영의 속도와 민첩성을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단지 군살을 빼는 것이 아니다.”
메시나는 몽티니 사무소가 지역 내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전했다.
내부 전환을 선택하는 직원에게는 5,000유로(미화 5,830달러 환산 기준: $1=0.8575유로)의 세전 보너스가 지급될 수 있다. 회사 밖에서 일자리를 찾기로 한 직원에게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지원이 제공되며, 연령에 따라 최대 2년의 재배치 휴가가 부여될 수 있다.
닛산은 지난주 2024회계연도 상반기 유럽 소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연간 지역 판매 전망치도 3% 낮춘 34만 대로 조정했지만, 신차 출시와 딜러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몽티니 사무소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메시나는 이 사무소가 닛산의 지역 비즈니스에
“절대적으로 필수적”
이라고 강조했으며, 동시에 직원 역량 개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닛산은 2024년 10월 발표한 다양성 보고서에서 유럽, 아프리카, 중동, 인도, 오세아니아 전역에 약 1만9,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0%가 유럽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 문서는 왜 특정 직무가 감원 대상으로 선정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는 향후 단계별 실행 과정에서 기준과 사유를 더욱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심층 해설: 구조조정의 함의
이번 발표는 인력 15% 감축, 생산능력 30% 축소, 공장 수 10곳으로 축소라는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이는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고정비 구조의 경량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본부에서 마케팅·영업 기능을 선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물량 중심에서 제품 믹스와 고객 생애가치에 초점을 옮기는 전형적 전환과 궤를 같이한다. 자발적 분리→강제 감원의 2단계 설계, 내부 전환 보너스와 재배치 휴가의 병행 등은 프랑스 및 유럽의 노동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적 합의형 접근이다. 이러한 조합은 법적 리스크 관리와 브랜드 평판 유지, 그리고 핵심 인재 보존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몽티니 사무소의 유지를 분명히 한 점은, 단순한 감원 이상의 역할 재정의가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시나의 “군살 제거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발언은 프로세스 민첩성과 의사결정 평탄화를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동시에 신규 34개 역할 창출은 디지털 세일즈, 데이터 기반 마케팅, 지역 간 조정 역량 등 성장 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다만 세부 직무 기준은 공개되지 않아, 실행 단계에서의 투명성과 성과 지표 제시가 향후 신뢰 형성의 관건이 될 것이다.
핵심 개념 정리
• 글로벌 생산능력: 일정 기간 내 생산 가능한 최대 물량으로, 고정비와 직결돼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자발적 분리 프로그램: 희망퇴직 등 직원 선택에 기반한 이탈 장치로, 보상·지원 패키지를 동반한다.
• 강제적 정리해고: 자발적 이탈이 목표에 미달할 때 발동되는 불가피 조치로, 법적·사회적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 아웃플레이스먼트: 재취업을 위한 전문 컨설팅과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 지원 체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