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이터] 일본 재계에서 손꼽히는 경영자 니이나미 다케시(Takeshi Niinami) 전(前) 산토리홀딩스(Suntory Holdings)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구입한 건강보조제가 불법 성분을 포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품은 합법이라 믿었다”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니이나미 전 CEO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주 초 산토리홀딩스의 CEO 겸 회장직에서 전격 사임했다. 그는
“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나는 무죄”
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경제 동인회(經濟同友會·Keizai Doyukai) ※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을 내놓았다. 경제 동인회는 일본 재계 3대 단체 중 하나로, 기업 경영자의 정책 제언과 의견 수렴 창구 역할을 한다.
일본 언론들은 후쿠오카현(福岡県) 경찰이 대마초의 환각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포함된 보조제가 니이나미 전 CEO의 자택으로 배송됐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후쿠오카현 경찰 측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공식 논평을 받을 수 없었다.
● THC와 일본 현행법
THC는 대마(大麻)에서 추출되는 향정신성 물질로, 국내외에서 규제 강도가 높다. 일본 대마관리법은 THC 함량과 관계없이 대마초 소지·유통·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씨앗·섬유 등 산업용 목적은 일부 허용하지만, 건강보조제·식품 형태로 유통되는 제품은 극히 제한적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산업용 대마를 육성해 농가 소득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논의하면서도, 향정신성 성분을 포함한 제품에 대해서는 강력한 사법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니이나미 전 CEO 사건은 대기업 경영진이 규제 물질과 연루됐다는 점에서 재계와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 산토리의 경영공백과 파장
산토리홀딩스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류·음료 기업으로 위스키, 맥주, 청량음료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다. 니이나미 전 CEO는 2014년 외부 인사 최초로 산토리 최고경영자에 선임돼 미국 빔 인코릿(Beam Inc.) 인수 등 굵직한 해외 확장 전략을 주도했다.
그의 전격 사임은 산토리가 추진해 온 글로벌 M&A 전략과 중장기 투자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일각에서는 “일본 기업 지배구조상, 대체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경우 의사결정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경제 동인회는 1946년 설립된 경제단체로 시장 친화적 정책과 기업 윤리를 중시하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니이나미 전 CEO가 여전히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어 단체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 전문가 시각과 향후 전망
법조계 전문가는 “THC 포함 보조제의 경우, 수입·통관 단계에서 이미 적발 위험이 높다”며 “만약 니이나미 전 CEO가 처방·검사 없이 시중 제품을 구매했다면 ‘인지 여부’가 향후 기소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 컨설턴트 A 씨는 “산토리의 글로벌 평판은 프리미엄 주류 판매와 직결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해외 파트너십, 특히 미국·유럽 시장에서의 신뢰도 관리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일본 경찰은 보조제 구매 경위·배송 경로·성분 분석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어, 니이나미 전 CEO의 경영 복귀 혹은 추가 법적 대응 여부는 “불확실성(high uncertainty)”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