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마(Figma)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주가가 250% 급등하며 화려한 데뷔를 치렀다. 이 같은 기록적인 급등세가 과연 1년 뒤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2025년 8월 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첫날 50% 이상 급등한 기업들의 후속 성적을 분석한 결과, 대규모 공모주가 1년 동안 초기 가치를 지켜낼 확률은 약간 과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FactSet 데이터에 따르면 1992년 이후 시장가치가 2억5000만 달러 이상이면서 첫 거래일에 50% 이상 상승했던 종목은 총 20개였다. 이 가운데 11개 종목(55%)만이 1년이 지난 뒤에도 첫날 종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즉, 대대적인 ‘따상(따블 상한가)’을 기록하더라도 절반 가까운 기업은 12개월 내 주가가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는 의미다.
대형 IPO의 역사적 성적표
“초기 상승률이 높을수록 이후 변동성 또한 커진다.” — CNBC 분석
FactSet이 집계한 20개 사례에는 여전히 거래 중인 기업들만 포함됐다. 다만, 일부 기업은 상장 후 다른 회사와의 합병·인수를 거치며 현재는 법인명이 변경되거나 사업 구조가 달라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가 있다. 1992년 상장 당시 첫날에만 주가가 세 배 뛰었고, 이후 1년 동안 50배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173억 달러 규모로 엘도라도 리조트(Eldorado Resorts)에 인수·합병(M&A)되며 기존 법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또 다른 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표 추적 기술을 제공하는 디지넥스(Diginex)가 있다. 이 종목은 2025년 1월 IPO 당시 70% 급등했고, 현재까지 600% 이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CNBC 분석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IPO ‘대박’의 명암
IPO 첫날 큰 폭의 상승은 기관투자자 수요와 시장 기대감을 반영한다. 그러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자(벤처캐피털·PEF)가 매도에 나서면 주가가 조정되는 경우도 흔하다. 통계적으로 약 45%의 기업이 상장 12개월 내에 첫날 급등분을 온전히 반납했다.
왜 절반 가까이 되돌림이 발생할까? 첫째, 락업(lock-up) 해제 시점에 대량 매물이 출회된다. 둘째, 상장 후 실적 발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지표가 나오면 밸류에이션 거품이 빠르게 꺼질 수 있다. 셋째, 거시 환경 변화—특히 금리 인상과 같은—가 성장주에 불리하게 작용하면 하락 폭이 확대된다.
투자자 유의사항 및 전망
전문가들은 피그마가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높아진 공모가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유료 사용자 증가율·매출 성장률·마진 개선폭이 주가 지속 상승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IPO 역사에 비춰볼 때 250%라는 기록적인 첫날 수익률은 희소 사례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통계를 보면, 이처럼 ‘폭발적’이었던 종목도 절반 가까이는 1년 후 초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피그마 투자자는 단기적 수급 상황뿐 아니라 중장기 펀더멘털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이 최초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각해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
• 밸류에이션(valuation): 기업 가치 산정 작업. 주로 매출·이익·성장성 등을 고려해 ‘적정 주가’를 추정한다.
• 락업(lock-up) 기간: 주요 주주가 상장 후 일정 기간(통상 90∼180일) 보유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한 의무 보유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