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와 익스트림 브로드밴드, AI 데이터센터 연결성 혁신
핀란드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Nokia)가 말레이시아 통신 인프라 기업 익스트림 브로드밴드(Extreme BroadbandㆍEBB) 및 자회사 오픈 DC(Open DC)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보안과 네트워크 성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노키아는 2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협력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국가 클라우드 컴퓨팅 정책(National Cloud Computing Policy)을 지원하고, 은행·금융 서비스 부문의 까다로운 규제를 충족함으로써 EBB와 오픈 DC를 현지 디지털 인프라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노키아의 IP 네트워크 솔루션을 도입해 말레이시아 6곳의 AI 데이터센터를 상호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사이버자야(CJ1 Cyberjaya), 조호바루 JB1 Menara MSC Cyberport 및 JB2 Menara Ansar, 페낭 PE1 Menara Suntech과 PE2 Bayan Lepas Industrial Park, 그리고 케다 주(州)에 신설될 D8-1 데이터센터가 대상이다. 노키아는 “혁신적 연결성(Innovating Connectivity)을 추구하는 EBB의 비전과 ‘전략 요충지에 커넥티비티 허브 구축’이라는 오픈 DC의 미션에 부합하는 탄력적이면서도 안전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IP 네트워크 솔루션은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전송·라우팅 기술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간 고속·고신뢰 연결을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다.
퀀텀-세이프 네트워크(QSN) 공동 개발 MOU 체결
양사는 이번 계약과 별도로 데이터센터 솔루션 및 퀀텀-세이프 네트워크(Quantum-Safe Network·QSN)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퀀텀-세이프란 양자컴퓨터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암호 체계를 가리키는 용어로, 차세대 보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노키아와 EBB는 AI 전용 연결성, 엔터프라이즈(기업)용 네트워크, DDoS(분산 서비스 거부) 보호, 멀티 클라우드 통합 등 부가가치 서비스에 대한 공동 시장 공략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두 회사는 노키아의 데이터센터 게이트웨이(Data Center Gateway), 데이터센터 패브릭(Data Center Fabric) 및 이벤트 기반 자동화(EDA) 도구, DDoS 완화 기술에 대한 공동 시험·검증(joint testing & validation)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전역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더 낮은 지연 시간·높은 대역폭·강화된 보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적·경제적 함의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 데이터 허브로 부상하려면 신속하고 안정적인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한다. 이번 노키아-EBB 협력은 단순한 설비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고, 금융권 규제 준수 및 국가 보안 요건까지 충족함으로써 핀테크·디지털 뱅킹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퀀텀-세이프 기술 도입은 향후 양자컴퓨팅 시대에 대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말레이시아 디지털경제공사(MDEC) 자료에 따르면, 현지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의 적극적인 파트너십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EBB와 오픈 DC는 말레이 반도 서부를 종단하는 고속 데이터 백본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국가 차원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과 맞물려 e-커머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생명공학 등 신흥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 및 결론
노키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동남아 지역에서의 시장 영향력 확대와 동시에 최신 보안 기술 상용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EBB 또한 “인프라 혁신(Innovating Connectivity)”이라는 사명을 구체화하며, 국내외 기업 고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최초 상용화가 2026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 트래픽 급증과 AI 워크로드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이번 투자는, 궁극적으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세안(ASEAN) 디지털 경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