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제조주택(Manufactured Home) 전문 기업 노빌리티 홈즈(Nobility Homes)가 2025 회계연도 3분기(마감일 8월 2일)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업황 둔화를 확인시켰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노빌리티 홈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1,380만 달러에서 1,200만 달러로 13.0% 감소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0.67달러에서 0.56달러, 순이익은 220만 달러에서 180만 달러로 각각 16% 이상 줄었다. 회사는 소매 판매 부진과 마진이 낮은 딜러 판매 비중 확대를 주 요인으로 지목했다.
제조주택은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해 현장에 운송‧설치하는 주택으로, 미국에서는 합리적인 주거 대안으로 자리 잡았으나 국내 독자들에겐 생소할 수 있다. 기존 조립식 주택보다 고급화된 내·외장재를 사용하고, HUD(주택도시개발부) 규정에 따라 품질·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실적 하이라이트
EPS(희석 기준): 0.56달러(전년 동기 대비 –16.4%)
매출: 1,200만 달러(–13.0%)
영업이익: 220만 달러(–15.4%)
순이익: 180만 달러(–16.5%)
총이익: 380만 달러(–16.5%)
총이익률: 약 32%
회사는 부채가 전혀 없는(Zero Debt)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투자 합계는 2,710만 달러, 운전자본은 4,480만 달러, 유동비율(Current Ratio)은 7.5를 기록해 높은 유동성을 과시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1 이상이면 단기 지급능력이 확보됐음을 의미한다.
이사회는 2026 회계연도 동안 최대 20만 주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새롭게 승인했다. 이는 2025년 9월 기준 유통 주식수의 약 6%에 해당하며, 잉여현금을 주주환원에 활용해 주당가치 희석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매출 감소 원인과 비용 구조
3분기 매출 감소는 주로 자사 소유 소매센터의 판매량 급감에서 비롯됐다. 회사는 딜러(독립 대리점) 채널을 확대해 볼륨을 유지하려 했으나, 딜러 판매는 통상 소매 직접판매보다 마진이 낮다. 이에 따라 총이익이 16.5% 하락해 전체 수익성에 압박이 가중됐다.
노빌리티 홈즈는 자사 생산공장(플로리다 오칼라)을 기점으로 반경 350마일(약 560km) 내 시장만을 집중 공략한다. 이러한 지역집중 전략은 물류·설치 비용을 절감해 주지만, 플로리다 단일 시장에 대한 노출(risk exposure)이 크다는 약점도 동시에 안는다. 특히 3분기 플로리다 주 제조주택 출하량이 동기간 전미 평균보다 12%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고금리·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며 수요가 위축됐다.
회사는 “인력 부족이 완공 지연의 핵심 요인“이라고 반복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건설·제조업 전반에서 숙련공 부족 현상이 심화됐고, 자재 가격 변동 및 관세 부담도 여전히 실적에 부정적이다.
운영·재무 지표 심층 분석
판매‧일반‧관리비(SG&A)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다.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반 축소 폭이 더 컸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15% 넘게 감소했다. 고객 예치금(계약금)은 동분기 감소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를 수요 파이프라인 약화 신호로 해석한다. 다만 재고 역시 축소돼 재고 리스크는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은 5,8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했고, 주당 장부가치는 20.08달러로 집계됐다. 회사가 꾸준히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만큼 외부 조달 비용 부담은 제한적이다.
향후 전망과 체크포인트
경영진은 이번 분기에도 정량적 가이던스(매출·EPS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공급망 차질, 노동력 부족, 마진 압박이 2025 회계연도 말과 2026 회계연도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관전 포인트는 ▲플로리다 제조주택 출하량 반등 여부 ▲고마진 소매채널 비중 회복 ▲원가 구조 안정화 ▲20만 주 자사주 매입 실행 속도 등이다.
특히 자사주 매입은 주가 하방을 방어하며 주당 가치 상승(주식 희석 방어)에 기여할 수 있지만, 실제 매입 규모·시기는 경영진 판단에 달려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에서 수요 정상화 신호와 함께 자사주 소각 또는 보유 방침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노빌리티 홈즈가 강조한 플로리다 시장의 장기 성장 잠재력은 사실 미국 인구 순유입 1위 수준인 플로리다 주의 지속적 주택 수요를 겨냥한 전략이다. 그러나 허리케인·폭풍 등 기후 리스크가 맞물릴 경우 지역 편중도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자 시각
제조주택 업종은 미국 경제 사이클과 금리 정책,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금리(Mortgage Rate)의 직접 영향을 받는다. 2025년 상반기 이후 연준(Fed)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노빌리티 홈즈는 판매량 감소·마진 압축·인플레이션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단, 무차입 구조와 두터운 현금 쿠션은 중소형 주택업체 대비 차별점이다. 향후 금리 피크아웃→수요 회복 국면이 도래한다면 반등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요약하면, 단기적으로는 업황 역풍에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지만, 재무 건전성과 주주환원 정책은 투자 심리를 지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가가 이미 실적 둔화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면, 자사주 매입 실행이 촉매(agent)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다만 딜러 채널 비중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라면 구조적 마진 하락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