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부펀드, 상반기 5.7% 수익률 기록…주식·통신·유틸리티 부문 강세

[오슬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알려진 노르웨이 정부연기금 글로벌(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GPFG)이 2025년 상반기(1∼6월) 5.7%의 투자 수익률을 달성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펀드를 운용하는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NBIM)은 같은 기간 펀드의 시장가치가 19조5,860억 크로네(약 1조9,14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자산운용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국부펀드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수치다.

NBIM의 니콜라이 탕겐(Nicolai Tangen) 최고경영자(CEO)는 “상반기 실적은 특히 금융 섹터에서 견고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난 덕분”이라며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이 수익률을 견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주식 부문, 통신·유틸리티가 돋보여

NBIM은 통신(Telecommunications) 섹터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유럽 내 사업 통합(consolidation) 기대, 그리고 인공지능(AI) 기반 신규 매출원이라는 세 가지 요인에 힘입어 뛰어난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특히 AI 트래픽 증가에 대비한 네트워크 투자 확대가 통신사 밸류에이션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유틸리티(Utilities) 종목 또한 두드러진 호조를 보였다.

“유가와 가스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방어적 성격을 지닌 유틸리티 업종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

는 것이 NBIM의 설명이다. 안정적 배당수익과 규제 기반 수익구조가 변동성 장세에서 방파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의료 섹터 부진…미 정책 불확실성 부담

반면 헬스케어(Healthcare) 섹터, 그중에서도 의료서비스 제공업체(Healthcare providers)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보건의료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구체적으로는 의료비 지불 구조 개편 및 약가 인하 법안 논의 등이 불확실성을 키웠다.


환율 영향: 강세 크로네, 평가손 1조 크로네

2025년 상반기 동안 노르웨이 크로네가 달러·유로 등 주요 통화 대비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손이 1,010억 크로네에 달했다. 펀드 운용수익과는 별도로 환차 손실 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용어 해설 및 맥락

국부펀드(Sovereign-wealth fund)는 정부가 외환보유액, 자원 수익, 재정 흑자 등 국가 자금을 활용해 장기 투자를 수행하는 기금을 뜻한다. 노르웨이의 경우 원유·가스 수익을 재원으로 삼아 연금 재정을 안정화하고 미래 세대 부양을 목표로 한다.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는 노르웨이 중앙은행(노르게스뱅크)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된 전문 운용사다. 글로벌 주식, 채권, 부동산, 인프라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장기 수익 극대화를 추구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주식 비중이 높은 GPFG의 성과는 글로벌 증시 방향성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 유럽중앙은행(ECB) 완화 기대 등이 증시에 우호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가속 가능성은 변동성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AI·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가 유틸리티·통신 섹터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의료 섹터는 미국 대선 국면에서 정책 리스크가 재부각될 경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결론

5.7%라는 상반기 수익률은 전통 자산이 흔들리는 환경에서도 국부펀드가 장기 분산투자 전략으로 꾸준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크로네 강세처럼 거시 변수에 따른 재무 지표 변동성이 상존한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NBIM은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책임투자지속가능성 원칙을 강화해 장기 수익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