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ASDAQ: NFLX)가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영화 ‘K팝 데몬 헌터스’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해즈브로(NASDAQ: HAS)·마텔(NASDAQ: MAT)과 손잡고 관련 완구·게임·컬렉터블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순 스트리밍 플랫폼을 넘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종합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넷플릭스의 포석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11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K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석 달 만에 3억 2,500만 회 시청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사상 최다 조회 영화로 등극했다. 이에 따라 마텔은 내년부터 피겨·소품·의류 등 폭넓은 컬렉터블 라인을, 해즈브로는 패밀리 보드게임과 봉제 인형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전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글로벌 브랜드 파워 강화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무엇이 ‘K팝 데몬 헌터스’를 흥행 신화로 만들었나
작품은 20대 한국 아이돌 3명이 무대 밖에서 초자연적 악당과 싸우는 과정을 그린 PG 등급 애니메이션이다. 어린이보다는 10대 전후 세대가 열광하며 ‘굿즈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없었다는 점과 비(非)미국·비백인 서사를 담았다는 점을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또, 팬데믹 이후 커진 ‘현실 도피형 콘텐츠’ 수요도 한몫했다.
※ 용어 설명 ‘라이선싱(Licensing)’은 지적재산권(IP) 보유자가 다른 기업에 사용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디즈니의 스타워즈, 마블처럼 영화·캐릭터 IP를 완구·의류·게임에 확장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의 IP 사업, 처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2016년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로 의류·인테리어 소품·포스터를 판매하며 라이선싱 가능성을 입증했다. ‘오징어 게임’, ‘웬즈데이’도 같은 궤적을 밟았다. 반대로 넷플릭스가 외부 브랜드 마케팅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마텔의 ‘핫휠(Hot Wheels)’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레츠 레이스(Let’s Race)’, 해즈브로의 ‘트랜스포머’ 삼부작 ‘War for Cybertron’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K팝 데몬 헌터스’ 라이선스 계약은 새로운 실험이라기보다 넷플릭스가 그동안 축적해 온 IP 수익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제2의 디즈니” 가능성은?
월트디즈니(NYSE: DIS)는 백설공주부터 스타워즈·토이 스토리까지 광범위한 캐릭터 풀을 기반으로 전 세계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장악해 왔다. 넷플릭스는 1997년 설립 이후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투자와 알고리즘 기반 제작·배급 역량으로 빠르게 IP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허브 리서치(Hub Research) 자료에 따르면, 미국 TV 시청자 중 19%가 TV를 켜면 가장 먼저 넷플릭스를 선택한다. 케이블 TV(32%)에는 못 미치지만 유튜브(11%), 훌루(5%)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넷플릭스가 이미 ‘문화적 기본값’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밸류에이션(Valuation)·투자 매력
주가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조정됐으나 여전히 2025년 추정 주당순이익(EPS) 25.35달러 기준 PER 40배다. 2026년 광고 기반 매출이 15% 넘게 성장하고, 순이익은 매출 증가율의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주가’라는 비판도 있지만, 업계를 선도하는 ‘퀄리티 스톡’에 대한 정당한 가격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질 좋은 기업은 결국 스스로 가격을 증명한다(You usually have to pay for quality).”
투자 조언 플랫폼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의 시각
모틀리 풀 ‘스톡 어드바이저(Stock Advisor)’ 팀은 현재 가장 유망한 10개 종목 리스트에서 넷플릭스를 제외했다. 과거 리스트에 포함됐던 넷플릭스(2004년)·엔비디아(2005년)는 1,000달러 투자 시 각각 60만3,392달러, 124만1,236달러로 불어났다. 해당 서비스의 평균 수익률은 1,072%로 S&P500(194%)을 압도한다.
※ 저작권 고지 기사 말미의 투자 의견 및 수치는 제임스 브럼리(James Brumley) 칼럼니스트가 작성했으며, 넷플릭스·알파벳·월트디즈니·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에 대한 필자의 주식 보유 여부가 명시돼 있다.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의견과는 무관하다.
전문가 관전평
넷플릭스가 완구·게임 등 오프스크린 매출을 키우면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해도 수익성을 방어할 ‘이중 엔진’을 확보하게 된다. 즉, 콘텐츠 IP → 상품화 → 재투자 → 콘텐츠 강화의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반면, 디즈니·워너 등 경쟁사의 견고한 캐릭터 벽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축소가 리스크 요인이다. 그럼에도 넷플릭스가 알고리즘 기반 데이터로 히트 IP를 연속 생산할 경우, 단순 스트리밍 강자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캐릭터 제국’으로 진화할 여지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