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GPU만큼 뜨거운 ‘네오클라우드’ 논쟁
2025년 상반기, 미국 벤처시장에 유입된 1,043억 달러 가운데 64%가 AI 인프라 스타트업으로 향했다. 특히 ‘네오클라우드(Neocloud)’라 불리는 신흥 GPU 임대·AI 클라우드 사업자가 자본을 빨아들이며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를 위협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코어위브(CoreWeave)·네비우스(Nebius)·람다(Lambda)·크루소 에너지(Crusoe Energy) 등이다.
1. 네오클라우드란 무엇인가?
전통 클라우드가 범용 CPU·스토리지 위에 IaaS·PaaS·SaaS를 제공하는 구조라면, 네오클라우드는 태생부터 GPU·AI 전용 스택을 지향한다. 고객사는 초거대 모델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연산 자원을 ‘GPU-as-a-Service’ 형태로, 심지어 시간 단위로 임대할 수 있다.
구분 | 하이퍼스케일러 | 네오클라우드 |
---|---|---|
주요 고객 | 대기업/대규모 워크로드 | AI 스타트업/원격연구소 |
하드웨어 | CPU + GPU 혼합, 멀티 테넌트 | GPU 집중, 단일 워크로드 전용 |
결제모델 | Reserved/Spot/Subscription | 시간제+장기계약 혼합(Flat-Rate) |
장점 | 글로벌 리치·생태계·안정성 | 저지연·맞춤형·도입속도 |
리스크 | 복잡한 비용구조·락인 | 자본집약·공급망·스케일한계 |
2. 돈은 왜 몰리는가? — 거시·산업 3대 드라이버
- AI CapEx 폭증
UBS 추산, 전통 빅테크 4개사(아마존·MS·메타·알파벳) 외 기업의 2025년 AI 설비투자는 1,500억 달러(전년 대비 +85%)에 달한다. GPU 모자람이 곧 시장 기회로 직결된다. - 금리 정점·유동성 회귀
연준이 2026년까지 기준금리를 150bp 낮출 가능성이 60% 이상 반영되면서, 성장 자산에 대한 할인율이 재차 축소되고 있다. - 데이터 레지던시·지연(latency) 이슈
생성형 AI 응답속도가 핵심 UX로 부상, 소규모 지역 거점 DC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 네오클라우드는 ‘미니 리전’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3. 밸류에이션 버블 vs. 구조적 성장 — 수익모델 해부
코어위브의 상장 직후 시총은 174억→630억 달러로 260% 폭증, 주가매출비율(PSR)은 2024년 매출 추정치 기준 47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총이익률은 22%에 불과하고, CAPEX/매출 비율이 110%를 넘는다. 설비 과잉·차입 확대가 곧 레버리지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
반면 네비우스는 러시아 얀덱스 클라우드 DNA를 기반으로 EU·중동 데이터센터를 확보, ‘저탄소 냉각+자체 전력’ 묶음으로 전력단가를 낮춰 36%의 EBITDA 마진을 시현했다.
“GPU가 희소 자원인 동안엔 가격 지위를 누리겠지만, 공급난이 풀리면 위너-테이크-리스(Winner-Take-Lease) 구조로 급변할 것.” — HSBC 세미컨덕터&클라우드 리포트(2025.07)
4. 장기 전망(2025~2035): 5가지 시나리오
◆ 시나리오 1 : 하이브리드 공존(확률 40%)
-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공급사가 GPU 단가를 점진 인하, 빅테크·네오 모두 수익성 정상화
- 네오클라우드, 지역 특화·파티셔닝 모델로 생태계 일부를 영구 장악
◆ 시나리오 2 : 가격붕괴·옥석가리기(30%)
- TSMC·삼성 2nm 대량양산 → GPU BOM 35%↓, 공급과잉 발생
- 자본집약 모델인 중소 네오업체 연쇄 구조조정, 상위 3개사만 생존
◆ 시나리오 3 : 정부 규제·공공 클라우드 회귀(15%)
- 전력 난·배출권 규제가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 제한
- 미·EU, 국방·헬스 데이터 주권 문제로 대형 사업자에 재집중
◆ 시나리오 4 : 패권 이동(10%)
- 중동·동남아 국부펀드, 자국산 GPU+친환경 전력으로 초저가 제공
- US 네오클라우드 대규모 고객 이탈, 시장 지형 재편
◆ 시나리오 5 : 기술 파괴(5%)
- 광(光)-컴퓨팅·뉴로모픽 칩 상용화로 GPU 의존도 급락
- 네오·하이퍼스케일러 모두 CapEx 손실 발생, 감가상각 공포 현실화
5. 투자자 체크리스트
- CapEx 효율성 — CAPEX/매출 100% 초과가 3년 이상 지속되면 적색경보.
- 고객 집중도 — 상위 3개 고객 매출 비중 60% 이상이면 리스크 프리미엄 20% 가산.
- GPU 계약 구조 — 엔비디아 리스·리셀인가, 자체 구매인가? 전자는 금리상승 민감.
- 전력·부지 비용 — 메가와트당 전력단가·PUE(전력사용효율) 추세를 분기별 공시하는지 확인.
- 디레버리징 계획 — EBITDA 대비 순차입 3배 초과 시, IPO 후 최소 18개월 내 감축 청사진 필요.
6. 거시경제와 미국 주식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① 설비투자 사이클 장기화
AI CapEx가 반도체·전력·건설·REIT로 순환하며 경기 하방을 완충한다. 특히 산업 전력 수요 증가는 천연가스·전력 유틸리티 주가의 구조적 re-rating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② 금리·인플레이션 경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자재·노무 비용을 자극, 구조적 고금리를 상수로 만들 수 있다. 연준은 2026~2027년에도 실질 기준금리를 0.5%p 이상 유지해야 할 공산이 있다.
③ 증시 섹터 로테이션
AI 퀀텀 점유율이 극단적으로 집중된 ‘매그니피센트 7’ 대비, 전력·통신 인프라·GPU 서플라이 체인으로 자금 분산이 예상된다.
④ 안보·정책 변수
미 정부가 ‘데이터센터 중요 인프라’ 지정을 검토 중이다. 세액공제·보조금이 뒷받침되면 네오클라우드의 재무 부담이 완화될 수 있으나, 동시에 사이버·환경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높다.
7. 결론 및 전략적 제언
요약 — 네오클라우드 붐은 5년 내 조정, 10년 내 재편이 필연적이다. 이는 거품이 아니라 ‘조기 과잉→정상 성장’으로 이어지는 전형적 기술 S-커브다. 장기 투자자는 ① CAPEX 효율, ② 고객 다변화, ③ 전력·탄소 전략의 세 축으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
주가 대응 — 단기로는 공급난 지속·GPU 가격 고공행진 덕에 코어위브·람다 등 선두주 매출은 급증할 전망이나, PSR 40배 이상 구간에선 트레일링 스탑 전략이 유효하다. 중기에는 네비우스·크루소처럼 자체 전력·냉각 자산을 확보한 ‘밸류형 네오클라우드’가 방어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빅테크 포트폴리오 —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처럼 자체 AI 클라우드와 네오 지분을 동시에 보유한 기업은 ‘픽앤드셔블(pick-and-shovel)’ 전략으로 수혜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
“네오클라우드는 거품이지만, 거품 속 자산은 모두가 탐내는 GPU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