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려동물 서비스 플랫폼 왝! 그룹(Wag! Group Co)이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은 직후 주가가 35% 급락했다. 회사는 2025년 7월 2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챕터11(Chapter 11)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태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7월 23일자 서한을 통해 2025년 7월 30일부로 왝! 그룹 보통주와 워런트의 매매를 정지하고 상장을 폐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회사 주식은 내년 7월 30일까지는 조건부 거래가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더 이상 나스닥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나스닥 측은 상장폐지 결정의 근거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파산 신청 자체가 공익(public interest)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야기한다는 점, 둘째, 신주 발행 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잔여 지분권이 사실상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셋째, 최소 요건을 다중으로 위반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1 최저 호가 ▲$5,000만 상장증권 시가총액 ▲$1,500만 공모주 시가총액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 챕터11(Chapter 11)은 미국 연방파산법에서 기업이 파산을 선언하되, 법원의 감독 아래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절차다. 우리나라의 ‘회생 절차’와 유사하다.
※ OTC Markets Group Pink Open Market(일명 ‘핑크 시트’)는 장외(OTC) 시장으로, 보고 의무와 공시 요건이 느슨해 유동성과 투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므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다.
나스닥에서 밀려난 이후, 왝! 그룹의 보통주와 워런트는 OTC Markets Group이 운영하는 핑크 시트에 등록될 예정이다. 회사는 “해당 시장으로 이전하면 유동성이 크게 축소되고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또한 회사 측은 최근 거래 가격이 챕터11 절차에서 예정된 증권 소각(cancellation) 가능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기존 주주가 전액 손실을 볼 위험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전문가 해석 & 시장 파장
시장 전문가들은 왝! 그룹 사례를 고금리·저유동성 국면에서 중소형 성장주가 맞닥뜨리는 전형적인 리스크로 진단한다. 특히 플랫폼 기반 기업의 경우, 수익 창출 속도가 현금 소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파산보호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투자은행(IB)·벤처캐피털 자금줄이 마른 현 시점에서 추가 자금 조달 창구가 사실상 닫힌 것을 의미”하며, 경쟁업체나 같은 섹터에 속한 기업 주가에도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반려동물 케어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재택근무 축소 및 소비 심리 위축으로 주소비층의 지출이 둔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기업들은 빠르게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투자자 유의사항
왝! 그룹이 차입금 재조정과 사업 구조조정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챕터11 절차 종료와 함께 주식 및 워런트는 전액 소멸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외시장 매수·매도 주문은 스프레드가 매우 넓어 의도치 않은 가격에 체결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한다.
한편, 나스닥은 최근 18개월간 최소 호가·시가총액 요건 미충족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폐지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 이후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조정이 이어지면서, 유사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월가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재무 건전성, 현금 흐름, 상장 요건 이탈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왝! 그룹의 향후 주가 흐름은 법원이 승인할 회생 계획과 채권단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현 시점에서 회사 자산의 청산 가치가 부채를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으며, 잔여지분(Residual Equity)이 ‘제로(0)’에 수렴할 가능성이 지배적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및 파산 절차 관련 공시를 면밀히 확인하고, 장외시장 거래 시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