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극한 기상’ 증가…은퇴자가 이주를 재고해야 할 11개 미국 도시

【기후·은퇴 이슈 집중 조명】 은퇴 후 이주 도시를 선택할 때 ‘맑고 따뜻한 날씨’만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는 관행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가 나왔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퇴직자 단체 AARP가 ‘극한 기상(Extreme Weather Events)’ 가능성을 근거로 주목받던 11개 은퇴 도시를 재평가한 결과, 해당 지역들은 폭염·홍수 위험이 동시 증가하고 있어 주거·재산·건강 측면에서 취약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도시별 폭염 임계치(Extreme Heat Threshold) 1970년 대비 연간 폭염 일수 증가치 연평균 홍수 피해액 2050년 예상 홍수 피해 증가율 등 네 가지 항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AARP는 “이 지표들이 은퇴자 주거 안정성의 핵심 변수”라며, 단순한 생활비·세금 부담보다 ‘기후 회복력’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1) 순위 10위권 공동 – 프로보(유타)·댈러스-포트워스(텍사스)

프로보의 폭염 임계치는 93°F(33.9℃)이며, 1970년 대비 폭염 일수가 15일 증가했다. 연평균 홍수 피해액은 740만 달러, 2050년 예상 피해 증가는 3.8%다.

댈러스-포트워스는 임계치 99°F(37.2℃), 폭염 14일 증가, 연간 홍수 손실 7,840만 달러, 2050년 5.5% 추가 상승이 예측됐다.

2) 9위 – 더럼(노스캐롤라이나)

임계치 91°F(32.8℃), 폭염 34일 증가로 급등 폭염 지표가 두드러진다. 연간 홍수 손실 540만 달러, 2050년 13.3% 상승 전망이다.

3) 8위 – 휴스턴(텍사스)

임계치 97°F(36.1℃), 폭염 33일 증가, 홍수 손실 1억4,580만 달러로 전체 도시 중 가장 큰 규모다. 2050년 피해는 무려 52% 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4) 7위 – 찰스턴(사우스캐롤라이나)

임계치 92°F(33.3℃), 폭염 14일 증가, 연간 홍수 손실 1억5,620만 달러. 특히 2050년 피해가 100.4% 증가할 것으로 추산돼 ‘기후 위험도 최상위’ 경계 신호가 켜졌다.

5) 6위 – 보이시(아이다호)

임계치 92°F, 폭염 23일 증가, 홍수 손실 2,290만 달러, 2050년 24.7% 상승 전망이다. 이 지역은 강우 대신 스노멜트(눈 녹음)로 인한 범람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6) 5위 – 오스틴(텍사스)

임계치 101°F(38.3℃)로 조사 도시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폭염 일수는 28일 늘었다. 연간 홍수 손실 3,660만 달러, 2050년 8.4% 증가가 예상된다.

7) 4위 – 컬리지스테이션(텍사스)

임계치 99°F, 폭염 24일 증가, 연간 홍수 손실 430만 달러, 2050년 5.8% 상승 전망이다.

8) 3위 – 롤리(노스캐롤라이나)

임계치 91°F, 폭염 34일 증가, 연간 홍수 손실 540만 달러. 2050년 피해율 13.3%로 더럼과 동일한 증가폭을 보였다.

9) 2위 – 윌밍턴(노스캐롤라이나)

임계치 90°F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해안 도시 특성상 홍수 손실이 2,170만 달러에 달한다. 2050년 예상 증가율은 68.5%다.

10) 1위 – 머틀비치(사우스캐롤라이나) ※최고 위험 도시

임계치 91°F, 흥미롭게도 폭염 일수가 18일 감소했으나, 연간 홍수 손실 3,990만 달러, 2050년 58.8% 폭증 예상으로 ‘해수면 상승·허리케인 경로 중첩’ 등의 복합 리스크가 지적됐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극한 기상(Extreme Weather Events)은 일정 기간 동안 통계적 평균을 크게 벗어나는 폭염·한파·폭우·가뭄·허리케인 등을 의미한다. 최근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 상승하면서 이러한 이벤트가 빈발·장기화되는 추세다.

폭염 임계치(Extreme Heat Threshold)는 지역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쳐 열사병·심혈관 질환 위험이 급증하는 ‘경계 온도’다. 기준은 도시의 기후·인프라·의료체계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전문 기자 시각

“생활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내륙 도시로 몰렸던 은퇴 인구가 이제는 ‘기후 회복력’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직면했다. 장기 주거 안정성, 보험료 변동, 주택 가치 하락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필자는 특히 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처럼 폭염과 홍수가 동시 심화되는 ‘이중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본다. 보험 시장에서는 이미 해당 지역 주택 보험료가 15~30% 인상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은퇴자에게는 매우 큰 재정적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20~30년을 내다볼 때, 단순히 ‘따뜻한 겨울’을 좇는 대신 기후 리스크·보험료·의료 인프라·자연재해 대응 시스템을 함께 따져봐야 ‘은퇴지 선택의 후회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실용적 체크리스트

은퇴 예정자라면 이사 전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① 주택 보험·홍수 보험 가입 가능 여부와 보험료 추이
② 지역 정부의 하천 정비·배수 시설 투자 계획
③ 여름철 체감온도 및 냉방비 예산
④ 기후 변화에 따른 지역 의료기관의 열 관련 질환 대응 역량

기후 안전 도시 이미지

이처럼 ‘기후 친화적 은퇴 전략’이 부상하면서, 일부 자치단체는 녹지 확대·도심 열섬 완화·홍수 완충지대 확보 등을 포함한 기후 적응형 도시계획을 본격화하고 있다. AARP는 “은퇴자는 해당 도시의 장기 예산안과 정책 방향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