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극한 기상’ 위험 커진 은퇴 후 이주 피해야 할 11개 미국 도시

미국 내 어느 곳이든 은퇴 후 거주지를 고른다고 가정할 때, 생활비를 잠시 제쳐두고 지역의 매력만을 생각해 보라. 대부분의 은퇴자는 여유로운 분위기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온화한 겨울을 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마지막 조건이 반드시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일부 도시는 홍수·폭염·폭풍 등 이른바 ‘극한 기상 현상(extreme weather events)’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 파손, 보험료 인상, 건강 위협 등 은퇴자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시니어 단체 AARP는 지난해

“극심한 더위·홍수 위험이 급증한 11개 은퇴 인기 도시”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도시별 극한 고온 임계치(Extreme Heat Threshold)※평균 기온 분포에서 상위 95%에 해당하는 고온, 1970년 대비 극한 고온 일수 증가폭, 연평균 홍수 피해액, 2050년 예상 홍수 피해 증가율 네 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순위를 매겼다.


극한 기상 위험 상위 11개 도시

다음 순위는 보고서에 기재된 데이터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괄호 속 내용은 비교·참고용 지표다.

공동 10위. 프로보(유타)

  • 극한 고온 임계치: 93°F(섭씨 약 33.9℃)
  • 1970년 대비 극한 고온 일수: +15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740만 달러
  • 2050년 예상 홍수 피해 증가율: 3.8%

공동 10위. 댈러스-포트워스(텍사스)

  • 극한 고온 임계치: 99°F(37.2℃)
  • 극한 고온 일수 증가: +14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7,84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5.5%

9위. 더럼(노스캐롤라이나)

  • 극한 고온 임계치: 91°F(32.8℃)
  • 증가: +34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54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13.3%

8위. 휴스턴(텍사스)

  • 극한 고온 임계치: 97°F(36.1℃)
  • 증가: +33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1억4,58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52.0%

7위. 찰스턴(사우스캐롤라이나)

  • 극한 고온 임계치: 92°F(33.3℃)
  • 증가: +14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1억5,62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100.4%

6위. 보이시(아이다호)

  • 극한 고온 임계치: 92°F(33.3℃)
  • 증가: +23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2,29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24.7%

5위. 오스틴(텍사스)

  • 극한 고온 임계치: 101°F(38.3℃)
  • 증가: +28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3,66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8.4%

4위. 컬리지스테이션(텍사스)

  • 극한 고온 임계치: 99°F(37.2℃)
  • 증가: +24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43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5.8%

3위. 롤리(노스캐롤라이나)

  • 극한 고온 임계치: 91°F(32.8℃)
  • 증가: +34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54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13.3%

2위. 윌밍턴(노스캐롤라이나)

  • 극한 고온 임계치: 90°F(32.2℃)
  • 증가: +5일
  • 연평균 홍수 피해액: 2,17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68.5%

1위. 머틀비치(사우스캐롤라이나)

  • 극한 고온 임계치: 91°F(32.8℃)
  • 증가: -18일(감소)
  • 연평균 홍수 피해액: 3,990만 달러
  • 2050년 예상 증가율: 58.8%

전문가 해설: 왜 ‘온화한 겨울’이 위험 신호일 수 있나

흔히 은퇴자는 추위를 피하고자 남부 지역을 선호한다. 그러나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남부·동남부 해안 도시는 습도까지 높아져 체감 더위가 크게 증가한다. 더운 날씨 자체도 문제지만, 열섬 현상·전력 수요 급증·열사병과 같은 2차 피해가 심각하다.

또한 연평균 홍수 피해액(Average Annual Flood Loss)은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보험사가 추산한 주택·인프라 손실을 금액으로 환산한 지표다. 100만 달러는 약 13억 원(2025년 환율 기준)이며, 표에서 제시된 수치는 도시 당 평균 손실액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50년 예상 홍수 피해 증가율”

은 최신 기후 모델이 예측한 극단 강수·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반영한다. 예컨대 찰스턴의 100.4% 증가는 향후 25년 남짓한 기간에 피해액이 2배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음을 뜻한다.


기자 의견: 은퇴 설계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첫째, 보험료 인상 리스크다. 기후 위험이 높은 지역은 주택보험·홍수보험료가 연평균 10% 이상 상승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둘째, 의료 접근성이다. 폭염이 잦아질수록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병원 접근성이 중요하다. 셋째, 지속 가능성 인프라 투자 여부다. 지방정부가 스마트 그리드·빗물저류시설 등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은퇴 후 주거지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따뜻함과 낮은 생활비만 볼 것이 아니라 점증하는 기후 리스크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후 데이터·보험료·지자체 정책을 면밀히 살핀 뒤, 장기 거주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