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기술주에서의 섹터 로테이션이 가속화되며 목요일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평가(밸류에이션) 논란을 의식해 대형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경기민감 업종으로 자금을 이동한 가운데, 홍콩에선 굵직한 대형 IT 기업 실적 대기가 시장의 초점을 모았다.
2025년 11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일 월가는 혼조 마감했다. 기술주 약세에 나스닥이 눌린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흐름이 아시아장에 미묘한(중립적) 신호로 이어지며, 각국 지수는 업종별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S&P 500 선물은 아시아 거래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는 미국 의회가 역대 최장 정부 셧다운을 끝내는 종결 법안을 통과시킨 직후 나온 반응이다.
정부 셧다운은 연방정부 예산안이 제때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일부 공공 서비스와 기관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뜻한다. 셧다운 종료 기대는 위험자산 심리를 다소 개선시키는 경향이 있다.
기술주 비중 높은 증시, 로테이션 압박
기술주 비중이 큰 한국 코스피와 홍콩 항셍지수는 목요일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성장 기술주에서 경기민감주(금융·산업·소재 등)로 옮겨가며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다.
일본 니케이225는 같은 흐름 속에서 보합권에서 거래됐고, 비(非)기술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토픽스(TOPIX)는 0.6% 상승했다. 한편 일본 생산자물가(PPI)가 10월에 예상을 소폭 상회하면서, 일본은행(BOJ)의 매파적(긴축) 신호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유지됐다.
기술주에서의 자금 이탈은 AI 관련 수혜 기대로 급등한 일부 종목·섹터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인식이 핵심 동력으로 지목됐다. 이에 비해 기술 비중이 낮은 중국 본토 지수는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CSI 300은 0.7% 상승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0.3% 올랐다.
홍콩: 대형 기술기업 실적 대기 속 약세
홍콩 항셍지수는 목요일 0.4% 하락했다. 기술주 약세가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시장의 시선은 목·금요일 잇따라 예정된 중국 대형 인터넷·기술기업의 분기 실적에 집중됐다.
목요일: 알리바바 그룹(HK:9988), 텐센트 홀딩스(HK:0700), 징둥닷컴(JD.com)(HK:9618) — 9월 분기 실적 발표 예정
금요일: 중신궈지(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인터내셔널, SMIC)(HK:0981) — 중국 최대 파운드리 실적 발표
이번 실적은 중국의 AI 전략·투자 진척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며, 전자상거래 강자인 알리바바와 JD의 실적은 중국 소비 지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를 줄 것으로 주목된다설명: 실적 컨퍼런스콜·지표는 소비 회복·둔화의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호주: 고용 서프라이즈에 ASX 200 급락
호주 ASX 200 지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했다. 1.1% 하락했는데, 이는 예상을 크게 웃돈 고용 지표가 호주준비은행(RBA)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훼손했기 때문이다.
10월 고용증가는 시장 예상의 2배 이상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써 노동시장 강세가 최근 수개월 고착화되는 물가와 맞물려, RBA가 당분간 완화로 기울기 어렵다는 경계가 강화됐다. RBA는 그동안 인플레이션과 고용을 금리 인하의 핵심 판단 근거로 제시해 왔다. 두 변수 모두 견조해 보이는 만큼, 중앙은행이 추가 인하에 나설 유인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12월 RBA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여전히 전망했으며, 2026년 초에 단 한 차례의 추가 인하만을 예상했다.
아시아 기타 시장: 싱가포르·인도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인도 니프티50 선물은 0.1% 상승하며, 현물 지수가 26,000포인트 재상회에 근접한 흐름을 보였다.
인도 소비자물가(10월)는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에 따라 인도 중앙은행(Reserve Bank)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다. 물가 둔화는 통화완화 여지를 넓히는 요인이다.
용어로 읽는 오늘의 시장
섹터 로테이션: 자금이 일정 기간 강세를 보인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되는 업종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말한다. 금리·경기 사이클, 정책 변화, 실적 모멘텀 등이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밸류에이션(Valuation): 주가가 기업의 이익·현금흐름·자산 대비 어느 수준인지 평가하는 개념이다. AI 테마는 미래 성장 기대를 반영해 주가가 선반영되기 쉬운 만큼, 고평가 논란이 주기적으로 부각된다.
선물지수: S&P 500 선물처럼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가격이다. 현물 개장 전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자주 인용된다.
생산자물가지수(PPI): 기업이 수취하는 도매·출고 가격의 변동을 측정한다.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하는 비용 압력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망에 영향을 준다.
경기민감주 vs 기술주: 경기민감주는 금리·경기 회복 국면에서 수혜를 보기 쉽고, 기술주는 성장 기대에 민감해 금리·유동성 변화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로테이션은 이들 사이 위험·보상 균형을 재조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핵심 포인트 요약
• 코스피·항셍 약세, 니케이 보합·토픽스 +0.6%
• CSI 300 +0.7%, 상하이종합 +0.3%
• 항셍 -0.4% — 알리바바(HK:9988)·텐센트(HK:0700)·JD(HK:9618) 목요일 실적, SMIC(HK:0981) 금요일 실적 예정
• ASX 200 -1.1% — 10월 고용 깜짝 강세, RBA 인하 기대 후퇴; ANZ는 12월 동결·2026년 초 1회 인하 전망
• 니프티50 선물 +0.1% — 26,000p 회복 임박, 인도 10월 CPI 예상치 하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