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발 글로벌 기술주 중심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7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와 엔화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다.
2025년 11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오전장에서 S&P 500 선물과 나스닥 100 선물은 소폭 반등했으나, 전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나스닥 지수가 1.9% 하락하며 약세를 재확인했다다.
이번 주 들어 세계 최대 기술주 지수로 불리는 나스닥 100은 2.8% 하락 중으로, 이 흐름이 유지되면 3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하게 된다다. 이는 4월 관세 발표 당시 형성된 저점 대비 50% 이상 급반등했던 기술주 랠리에 대해 차익실현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약세가 두드러졌다다. 일본 니케이는 오전장에 1.8% 하락해 주간으로 4.7% 내림세가 예상되며, 이는 3월 말 이후 최대 낙폭이다다. 한국 코스피 역시 1.4% 하락했고, 주간 기준으로는 3.3% 떨어져 3월 말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다.
반도체 및 케이블 관련주가 낙폭을 키웠고, 대표적 기술투자사인 소프트뱅크 그룹은 이번 주에만 20% 이상 급락했다다. 기술 섹터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종종 거론되는 비트코인도 약세를 보이며 주간 기준 8% 하락, $101,092를 기록했다다.
심리 전환(Mood shift): 촉발 요인은 모호, 그러나 신호는 분명
AI 관련주의 조정에는 명확한 단일 촉발 요인은 관측되지 않았다다. 다만 최근 실적발표에 대한 시장 반응을 보면, 섹터 버블 우려와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다. 메타는 AI 역량 강화를 위한 데이터센터 증설 등 대규모 자본지출 계획을 제시한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실적 추정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다.
“시장은 때로 점진적으로 변한다. 어느 순간 ‘충분히 포지션을 보유했으니 일부 이익을 실현하자’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다른 이들도 이를 따라간다. 그 과정 자체가 새로운 시장 심리의 역학을 만든다. 지금 그 변화가 일부 전개되고 있을 수 있다” — HSBC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총괄 헤럴드 반데어린데다.
S&P 500은 전일 1.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4% 내렸다다. 이는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조정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다.
국채·엔화 강세: 안전자산 선호와 노동지표 둔화가 동시 작동
채권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더불어 미국의 2차 지표(second-tier)로 분류되는 일부 고용 지표가 해고 증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다. 아웃플레이스먼트 기업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는 10월 예정 해고가 급증했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 기준 6.4bp 하락한 4.09%로 내려앉았다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공식 통계 발표가 중단된 가운데, 이러한 민간 조사가 시장에서 더 큰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다. 수익률 하락은 달러 약세로 이어져, 달러화는 유로당 $1.1546까지 거의 0.5% 하락했다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 통화의 강세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다. 달러/엔은 153.17엔, 달러/프랑은 0.8069프랑 근처에서 거래됐다다. 영국 파운드화는 영란은행(BoE)의 금리 동결 직후 급등했으나, 12월 인하 가능성이 상단을 눌렀고 아시아 시간대에 $1.3128로 소폭 되돌림을 보였다다.
원자재: 금 가격 지지, 유가 안정
금 가격은 온스당 $4,000 아래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63.64에서 보합권을 지켰다다. 이는 위험회피 환경에서 전통적 헤지 수단의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에너지 수급 변수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다.
해석과 시사점: 포지션 경량화, 밸류에이션 재조정, 변동성 재확대
이번 조정의 핵심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이익 성장의 가시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포지션 경량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다. AI 인프라 투자의 막대한 선투자는 장기 성장의 토대인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 희석과 수익성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다. 이때 약해진 가격모멘텀은 규모가 큰 패시브 자금과 모멘텀·퀀트 전략의 리밸런싱을 촉발해 낙폭 확대를 부를 수 있다다.
동시에, 미 국채 수익률 하락과 달러 약세는 전형적인 리스크오프 환경과 궤를 같이한다다. 다만 수익률이 내려가도 이익모멘텀 둔화 우려가 더 크면,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완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다. 반대로, 고용 지표의 급격한 악화가 연이어 확인될 경우 금리 인하 기대는 더 커지지만, 이는 경기 둔화와 실적 하향을 통해 다시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다.
결국 단기 국면에서는 이익 대비 가격의 합리화(rerating down)와 섹터 간 로테이션이 동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다. 특히 반도체 및 AI 인프라 중심의 고베타 종목은 변동성 확대에 취약할 수 있으며, 현금흐름이 견고한 대형주나 방어적 성격의 현금창출 업종으로의 상대적 선호가 단기 부상할 수 있다다. 다만 이는 구조적 추세의 후퇴라기보다, 과열된 포지션의 정상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합리적이다다.
용어 바로보기
– 2차 지표(second-tier): 공식 정부 통계(비농업고용 등)보다 시장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민간 조사·보조지표를 뜻한다다. 이번에는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의 해고 공지 집계가 이에 해당한다다.
– 안전자산 선호: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투자자들이 손실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는 자산(국채, 엔화, 스위스프랑, 금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미국 반도체 관련 상장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AI 밸류체인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자주 인용된다다.
– 차익실현: 상승장에서 보유 이익을 확정하기 위해 매도하는 행위로, 동시에 다수 참여자가 실행할 경우 가격 급락을 유발할 수 있다다.
핵심 숫자 정리
– 나스닥: 전일 -1.9%; 나스닥 100 주간 -2.8%(3월 이후 최대 하락 가능)다.
– 니케이: 오전장 -1.8%, 주간 -4.7%(3월 말 이후 최대)다. 코스피: -1.4%, 주간 -3.3%(3월 말 이후 최악)다.
– 소프트뱅크: 주간 -20% 이상. 비트코인: 주간 -8% → $101,092다.
– 미 10년물 수익률: -6.4bp → 4.09%. 달러/유로: $1.1546(달러 약세)다.
– 달러/엔: 153.17; 달러/프랑: 0.8069다. 파운드/달러: 아시아 $1.3128다.
– 금: 온스당 $4,000 하방에서 견조. 브렌트유: $63.64다.
종합
이번 주 기술주 조정은 AI 랠리의 과열과 실적·현금흐름에 대한 현실 점검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다. 국채·엔화 강세, 달러 약세, 금 가격 지지 등 리스크오프의 전형적 신호가 확인되는 가운데, 시장은 밸류에이션 정상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면서, 이익 가시성과 현금흐름 질에 초점을 둔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