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기술주 부진에 다시 한 번 힘을 잃었다. 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0.24% 내린 5,434.67에, 나스닥100지수는 -0.58% 밀려 18,879.24에 장을 마쳤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월마트 상승 덕분에 +0.04% 올라 40,029.65로 소폭 반등했다.
2025년 8월 2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29%,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64% 하락하며 장중 약세를 예고했다. 지수는 전일 낙폭을 이어가 S&P 500이 1.5주 만의 최저치, 나스닥100이 2주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시장 약세의 핵심 원인은 이른바 ‘매그니피컨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의 동반 하락이다. 애플·알파벳·아마존·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메타·엔비디아 모두 0.14%~1%대 하락률을 보이며 지수 전반에 부정적 압력을 가했다. 반도체주도 동반 매도세를 맞아 인텔 -6%, 마이크론 -3% 등 급락했고, ARM·브로드컴·마벨·램리서치 역시 1% 이상 빠졌다.
개별 종목 중 타깃(Target)은 연간 매출이 한 자릿수 초반대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는 보수적 가이던스를 제시해 -6% 폭락했다. 에스티로더(Estée Lauder) 역시 2026년 조정 EPS 전망을 기대 이하로 제시하며 3% 이상 하락했다. 반면 월마트(Walmart)는 다음 날 예정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1% 상승해 다우지수를 부양했다.
거시경제 지표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주간 MBA 모기지 신청 건수는 8월 15일 기준 전주 대비 -1.4% 감소했으며,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은 6.68%로 1bp 상승했다. 7월 29~30일 FOMC 의사록이 공개되자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 대부분이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고용시장 둔화보다 크다’고 판단한 사실이 드러나 시장은 이를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0여 가지 소비재로 확대 적용했고, 반도체에 최대 300%까지 관세를 예고했다. 지난주 중국과의 관세 휴전(90일 연장) 및 인도산 제품 관세 50% 인상 등의 발언과 맞물려, 시장은 향후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선물이 +3틱 상승, 금리는 -1.5bp 내려 4.291%를 기록했다. 다만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고(응찰률 2.54, 10회 평균 2.60), FOMC 의사록의 매파적 뉘앙스가 겹치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유럽·아시아 증시는 엇갈렸다. 유로스톡스50은 -0.20% 하락했으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래 최고치 경신 후 +1.04%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51% 급락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3.3bp(2.717%), 영국 10년물은 -6.8bp(4.672%) 하락하는 등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내렸다.
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3분기 유로존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최근 미국과의 무역협상 진전으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영국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시장 예상치(3.7%)를 상회해, 영란은행(BOE)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 해석 및 시사점
매파적 의사록, 관세 변수, 대형 기술주 조정이라는 ‘3중 압력’ 속에서 S&P 500은 단기 조정에 들어갔다. 특히 연간 실적 기대치가 이미 높아진 상황에서 소매·화장품 업종의 가이던스 하향이 이어지자 이익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Bloomberg Intelligence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93%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재,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은 +9.1%로 시즌 전 전망(+2.8%)을 크게 상회하고, 83% 기업이 이익 예상치를 넘어섰다. 이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완전한 하락장 전환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반론에 힘을 싣는다.
주요 일정으로 22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22만5천 건 예상),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6.7 예상), S&P 제조업 PMI(49.8 예상) 등이 발표된다. 23일(금)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경제전망을 논할 예정으로,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 주목된다.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관세‧금리‧실적’ 세 축이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가 가장 큰 불확실성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완화 전환 속도 및 대형 기술주의 성장성 재확인이 주가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용어 풀이
‘E-미니(E-mini)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미니선물로, 표준 계약 대비 계약 크기를 줄여 개인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파생상품이다. ‘매그니피컨트 세븐’은 S&P 500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술주(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를 일컫는 신조어다. FOMC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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