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9월 1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대규모 매도에 직면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0.64% 내린 5,110.74포인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0% 하락한 39,890.25포인트, 나스닥 100 지수는 1.22% 밀린 17,610.0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선물 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 500은 0.68% 하락했고, 9월물 E-미니 나스닥은 1.31% 급락했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반도체·컴퓨터 하드웨어 섹터의 실적 실망이다. Marvell Technology는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 전망(15억2,000만 달러)을 밑돈 14억9,000만 달러로 발표해 주가가 18% 급락했다. Dell Technologies도 AI 서버 부문의 수익성 악화 우려로 8% 넘게 빠지며 컴퓨터 하드웨어주 전반을 끌어내렸다.
주요 경제 지표와 연준(미국 연방준비제도) 발언
경제 지표는 MNI 시카고 PMI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모두 예상을 밑돌며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8월 시카고 PMI는 41.5로 전월 대비 5.6포인트 하락, 예상치 46.0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예비치 58.6에서 58.2로 하향 수정됐다.
반면 물가는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 7월 코어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뛰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연준 목표치(2%)를 크게 웃돌았다. 개인소비지출 자체는 0.5%(전월 대비) 늘어 4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해 소비 탄력은 유지됐다.
Fed(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노동시장이 약화할 위험을 감안하면 9월 25bp(0.25%p)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조만간 정책을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둘기파(dovish)’ 발언은 금리 인하 기대를 부추겼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88%로,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55%로 반영하고 있다.
관세(타리프) 변수 확대
무역 측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을 겨냥해 첨단기술·반도체 분야에 새로운 관세와 수출 규제를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400여 소비재로 확대 적용했고, 중국·인도에 대한 기존 관세도 연장 또는 인상한 바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들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은 2024년 2.3%에서 2025년 15.2%까지 치솟을 수 있다.
국채·해외 시장 동향
금리 시장에서 9월물 미 국채(10년물)는 2.5틱 하락, 수익률은 4.227%로 2.4bp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2.9bp 오른 2.724%, 영국 길트는 2.2bp 상승한 4.722%를 기록했다. 독일 8월 CPI가 예상(2.0%)을 넘은 2.1%, 7월 소매판매는 1.5% 급감해 물가와 소비가 엇갈렸다.
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는 Marvell(-18%) 외에 Lam Research(-4%), Broadcom·Nvidia·AMD(이상 -3%대) 등 대형주가 동반 하락했다. ARM, ASML, Applied Materials 등도 2% 이상 떨어졌다.
컴퓨터 하드웨어주에서는 Dell(-8%)과 함께 Super Micro Computer(-5%), Hewlett Packard Enterprise(-2%)가 낙폭을 키웠다. Caterpillar는 연간 관세 부담이 최대 18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3%대 약세를 보였다.
한편 Autodesk(+9%), Ambarella(+16%), Affirm Holdings(+10%) 등은 호실적에 급등했다. 건강보험주도 UnitedHealth(+2%)를 필두로 상승세를 탔다.
가상자산 가격 급락으로 Coinbase, MicroStrategy 등 암호화폐 연관주는 1~4% 밀렸다.
실적 시즌 현황 및 예정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사전 전망치(2.8%)를 크게 웃돌며 4년 만에 최대폭 개선을 기록 중이다. 이미 95% 이상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2%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9월 2일에는 Academy Sports & Outdoors, HealthEquity, Signet Jewelers, Zscaler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MNI 시카고 PMI는 시카고 지역 제조업·서비스업 활동을 종합해 경기 확장·수축을 0~100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50 이상이면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코어 PCE 물가지수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가격 변화를 보여주며,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척도로 꼽힌다.
비둘기파(dovish)는 통화정책 완화를 지지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성향을 일컫는 경제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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