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급락에 글로벌 증시 휘청…유럽 장 개장 전 불안 고조

글로벌 증시가 기술주 약세에 흔들리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이 붕괴된 뒤 유럽 투자자들은 20일(수) 침울한 출발을 예고받았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의 급락이 아시아 전역에 매도 압력을 전가하며 대만 가권지수(Taiwan Weighted) -2.6%, 코스피 -1.7%를 끌어내렸다. 기술 대형주의 밸류에이션 거품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확대가 동반 악재로 지목됐다.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CHIPS 법(미국 반도체 산업지원법)에 따른 보조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인텔(NASDAQ: INTC) 등 반도체 업체 지분을 정부가 직접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법은 2022년 제정돼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최대 527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워싱턴은 이미 엔비디아(NASDAQ: NVDA)에 대해 독특한 합의를 체결했다. 인공지능(AI) 칩 ‘H20’를 중국에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대신, 그 매출의 15%를 정부가 수취하는 조건이다. 시장에서는 연방 정부의 기업 지배 구조 개입이 확대되는 전례 없는 움직임으로 평가한다.

비판론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방식이 ‘새로운 유형의 기업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잘못된 투자가 이뤄질 경우 납세자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즈호증권 아시아(일본 제외) 거시경제 리서치 책임자 비쉬누 바라탄은 「미국 정부·대통령이 기술 및 민간 부문에 점차 깊숙이 관여하는 현상은 마진 축소수요·매출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도 EUROSTOXX 50 선물은 -0.7%를 기록했고, 나스닥 100 선물 역시 -0.5% 하락했다.


영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를 앞두고 런던의 투자자들도 긴장하고 있다. 컨센서스는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상승을 예상하지만,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아 미국·유로존보다 약 1%p 높다.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가 나오면 잉글랜드은행(BOE)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BOE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인하하고, 2026년 초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지역에서도 통화완화 기조가 두드러진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뉴질랜드달러(NZD)가 급락했다. RBNZ는 2분기 성장률이 정체됐다고 밝히며 현금금리 하단 전망치를 2.85%에서 2.55%로 낮췄다.

수요일(20일) 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 이벤트는 다음과 같다:

– 영국 7월 CPI 발표
FOMC 7월 의사록 공개
–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라파엘 보스틱 연설


전문가 시각·편집자 해설

CHIPS 법, 정부 지분 투자, 그리고 기술주 밸류에이션 조정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있다. 미국 정부가 직접적인 ‘주주’로 나서는 전례 없는 접근은 단기적으로는 재정 지원과 시장 집중도를 높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부문의 자율성 약화정책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또한 영국 인플레이션 결과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Fed·ECB와 온도 차를 보여온 BOE의 통화정책이 더 완만한 속도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존 시나리오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책 기조의 불확실성기술주 고평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 트레이딩보다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방어주 및 현금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