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랠리 집중 분석]
2025년 들어 시장의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신흥국 자산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주식시장 수익률(미 달러 기준 총수익)은 연초 이후 29%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24년 약세장으로부터 완전히 뒤바뀐 결과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각국 고유의 요인보다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가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BoA는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을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1. 주요 지수·통화별 성과
BoA 집계 결과, 대형 신흥국 대부분이 달러 환산 기준 2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브라질이 두 자릿수 후반 상승률을 달성했다. 2024년 하반기까지 억눌려 있던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통화 가치가 2025년에 들어 일제히 반등한 셈이다.
통화 절상(환율 상승)도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다. 보고서는 ‘미 달러화 기준 신흥시장 총수익 가운데 약 3분의 1이 환차익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화는 전년에 각각 20% 안팎 하락한 후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만회했다.
2. 자금 흐름 변화
투자자 행동 역시 극적으로 바뀌었다. BoA에 따르면, 중국·대만을 제외한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로 2025년 들어 5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2024년 한 해 동안 230억 달러가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국가별로는 멕시코가 2025년 1분기에 자금 유입이 집중됐고, 브라질은 2분기에 유입 속도가 빨라졌다. BoA는 ‘브라질·멕시코 중앙은행이 시행하는 완화적 통화정책(Deep Easing Cycle)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3. 향후 전망과 리스크
BoA는 ‘라틴아메리카 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선거 뉴스 플로우(Election News Flow)가 당분간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선거 일정과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자 심리를 민감하게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보고서는 ‘연초 대비 기술적 지표(차트 상 과매수·과매도 신호)가 다소 매력도가 떨어졌다’며, 단기 조정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 기자 해설: 신흥시장 투자에 대한 이해 돕기
USD 총수익(USD Total Return)이란, 현지 통화 기준 주가 변동률에 환율 변화를 더해 산출한 지표다. 즉 현지 주식이 오르더라도 통화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하면 달러 투자자에게는 수익률이 감소할 수 있다. 반대로 올해처럼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주가 상승 효과가 배가된다.
또한 Deep Easing Cycle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큰 폭 인하해 통화여건을 완화하는 과정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경제활동과 주가 상승을 동시에 자극한다.
5. 전문가 관점 및 평가
필자는 현재 랠리가 ‘리오프닝 초반과 유사한 단기 과열’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신흥시장으로 급격히 쏠렸다가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급락했던 ‘V자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브라질과 멕시코 통화가 이미 역사적 고점 부근에 위치해 있어 추가 절상 여지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향후 수익률은 실적 개선과 구조개혁 같은 펀더멘털 요인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2025년 하반기에는 미 연준(Fed)의 정책 변동,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물가 흐름이 교차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투자자는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지나친 낙관론에 빠지기보다, 거시경제 지표와 기업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피면서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할 시점이다.” — 기사 내 전문가 코멘트
결론적으로, 2025년 신흥국 랠리는 2024년 저평가 환경, 통화 절상, 글로벌 완화적 정책 기대가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정책·정치 변수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은 더 선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