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시장이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반등했다. 10월물 뉴욕 ICE 원당(#11) 선물(SBV25)은 4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07센트(+0.43%) 오른 파운드당 16.36센트에,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5) 선물(SWV25)은 3.80달러(+0.82%) 상승한 톤당 468.5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가격 상승은 전형적인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과 맞물린 파키스탄의 대규모 매입 소식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주 10만 t(t = metric ton)에 이어 이번 주에도 추가 10만 t을 수입할 계획을 밝히며, 국내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주 후반 뉴욕 원당 가격은 1.5주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4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으나, 브라질의 공급 확대 전망에 따른 과매도 구간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7월 상반월(1~15일) 남중남부(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t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분쇄량 가운데 설탕 비중은 2024/25년 시즌 50%에서 2025/26년 시즌 54%로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건조한 날씨가 브라질 설탕 공장들의 cane crush(사탕수수 분쇄) 가동에 유리하게 작용해 설탕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업체 Datagro 역시 “건조 기후로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에탄올보다 수익성이 높은 설탕으로 배분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태국 등 아시아 공급 변수
인도 정부는 몬순 호우 덕분에 2025/26 시즌 설탕 수확량이 3,500만 t(+19% y/y)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국가협동조합설탕공장연합(NFCSF)의 전망을 근거로, 새 시즌(10월 시작)부터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가 2025/26년 200만 t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2024/25년 생산량이 1,000만 t(+14% y/y)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수출 확대가 이뤄질 경우, 국제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가격 급락 속에서도 두드러진 수요 신호
지난 4개월간 뉴욕·런던 설탕 선물은 각각 4.25년·4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저가 매력에 따른 수요가 점차 확인되고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435% 폭증한 42만 t으로 집계됐다. 또한 코카콜라가 미국 내 일부 제품의 감미료를 옥수수과당(HFCS) 대신 사탕수수 원당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4.4% 증가한 1,150만 t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 Unica는 7월 중순까지 누적 기준 2025/26 시즌 브라질 남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1,565만 t(-9.2% y/y)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도 2024/25년 브라질 전체 생산량이 4,411만 t(-3.4% y/y)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가뭄과 폭염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국제 기관 전망 엇갈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t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치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글로벌 생산량이 1억 8,931만 t(+4.7% y/y)로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인류 소비량도 1억 7,792만 t(+1.4% y/y)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재고(4,118만 t)가 7.5% 증가해 결국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FAS)는 나라별로 2025/26년 브라질 4,470만 t(+2.3%), 인도 3,530만 t(+25%), 태국 1,030만 t(+2%) 등 주요 생산국의 증산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용어·기관 설명
Unica는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을 대표하는 민간 협회로, 남중남부 지역의 생산·수출 통계를 신속히 발표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ISO(International Sugar Organization)는 런던에 본부를 둔 정부 간 기구로, 회원국 생산·재고·무역 데이터를 집계해 분기별로 전망치를 내놓는다. 또한 쇼트 커버링은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매수 주문이 급격히 몰리면서 가격이 단기간에 반등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본 기사에 언급된 특정 선물·증권 포지션에 대해 작성자 Rich Asplund는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는 투자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