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과 런던 백당 가격이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18일(현지시간) 나란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 ICE 원당 10월물(SB V25)은 전장 대비 0.08센트(0.48%) 오른 파운드당 16.82센트에 거래를 마쳤고, 런던 ICE 백당 10월물(SW V25)은 3.70달러(0.76%) 상승한 톤당 488.20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1.5개월·1.75개월 만의 최고가다.
2025년 7월 1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나타난 글로벌 설탕 수요 회복 조짐이 가격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동월보다 1 435% 급증한 42만 t에 달한 점이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를 원료로 쓰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내 연간 설탕 소비가 기존 1 100만 t에서 1 150만 t으로 4.4%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시됐다.
수급 요인: 브라질 생산 감소
가격 지지 요인으로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도 꼽힌다. 브라질 사탕산업협회(UNICA)는 14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설탕연도(4월~다음 해 3월)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누적 설탕 생산량이 6월까지 1 224만9 t으로 전년 대비 14.3% 줄었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지난달 2024/25년 브라질 전국 설탕 생산량이 가뭄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떨어지면서 4.4% 감소한 4 411만8 t에 그쳤다고 추정했다.
Center-South 지역은 브라질 설탕의 약 90%를 생산하는 핵심 벨트다. 이 지역의 강우·온도 변화가 전 세계 설탕 선물 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공급 과잉 우려는 여전히 상존
다만 지난 3개월 동안 원당 가격은 한때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밀렸다. 6월 30일 국제 상품 트레이더 Czarnikow는 2025/26년 시즌 전 세계 설탕이 8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 t 공급 과잉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농무부(USDA) 역시 5월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4.7% 증가한 1억 8 931만8 t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재고는 7.5% 늘어난 4 118만8 t, 소비는 1.4% 증가한 1억 7 792만1 t으로 추정했다.
아시아 생산 전망
인도는 세계 2위 생산국으로, 2024/25년 기상 악화 탓에 5년 만에 최저치(2 622만 t)를 기록했으나,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년 생산량이 파종면적 확대 덕분에 19% 늘어난 3 500만 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7월 7일 인도설탕제조협회(ISMA)는 10월 1일~5월 15일 기간 생산이 17% 줄어든 2 574만 t이라고 집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으며, 7월에도 평년 이상 비가 예상돼 생산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에서도 2024/25년 생산량이 14% 늘어난 1 000만 t(태국 사탕수수위원회 발표)으로 집계됐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태국 생산이 2% 증가한 1 030만 t, 인도는 25% 증가한 3 530만 t, 브라질은 2.3% 늘어난 4 470만 t을 각각 예상했다.
국제설탕기구(ISO) 전망
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 t 적자에 이를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적자치로, 2023/24년 131만 t 흑자와 대비된다. 동시에 2024/25년 생산 전망치는 1억 7 480만 t으로 70만 t 하향 조정했다.
ISO(국제설탕기구)는 설탕 수급에 대한 가장 공신력 있는 다국적 기구 가운데 하나다. 86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으며 월별·분기별 공급 전망치를 발표해 시장 지표로 활용된다.
HFCS 대 사탕수수 설탕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은 미국 가공식품·음료 제조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감미료로, 옥수수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만든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지만 건강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코카콜라의 ‘사탕수수 설탕 전환’은 향후 다른 음료 회사로 확산될 경우, 미국 내 사탕수수 수요를 구조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시카고 소재 선물중개사 A사의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의 수요 증가, 브라질 생산 차질이 결합해 가격 반등을 이끌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도·태국·브라질의 생산 확대가 재고를 늘릴 것”이라며 “연말 이후에는 다시 공급 과잉 압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브라질 R사 연구원은 “엘니뇨 이후 라니냐 확률이 높아지면 아시아 강우 패턴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생산 전망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 유의사항
설탕 선물은 농산물 중에서도 기상 변수·정책 변수에 민감하다. 특히 환율, 에탄올 정책, 무역 규제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 관련 투자 시 가격 헤지 전략과 위험 관리가 필수적이다.
※ 본 기사는 교육·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상품 거래를 권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