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 가격이 이번 주 들어 연속 상승하며 뉴욕 ICE 원당(10월물)과 런던 ICE 백설탕(10월물) 모두 각각 1.5개월·1.7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1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뉴욕 ICE 원당 10월물(SB V25)은 전장 대비 +0.12센트(+0.72%) 오른 파운드(lb)당 16.78센트를,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 V25)은 +4.30달러(+0.89%) 상승한 톤(t)당 484.1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질 것이라는 신호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폭증한 42만 t(미터톤, MT)를 기록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원당(cane sugar)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미국 내 설탕 소비가 현재 1,100만 t(MMT)에서 1,150만 t으로 +4.4% 늘어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추정했다.
공급 축소 요인도 부각되고 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유니카(UNICA)에 따르면 2025/26 시즌(4월~다음 해 3월) 브라질 중남부 지역 누적 설탕 생산(6월까지)은 1,224만9,000 t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했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납(Conab)도 지난달 “2024/25 생산량은 가뭄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해 전년 대비 -3.4% 줄어든 4,411만8,000 t”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3개월 전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고려하면 시장은 여전히 2025/26 시즌 공급 과잉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초 뉴욕 원당은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거의 4년 만의 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영국 상사 차르니코(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글로벌 설탕 공급은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t 잉여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량은 역대 최대인 1억8,931만8,000 t(+4.7% y/y)으로 늘고, 기말 재고는 4,118만8,000 t(+7.5% y/y)”으로 전망했다. 소비 역시 1억7,792만1,000 t(+1.4% y/y)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생산국 전망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인도 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 생산량이 +19% 급증한 3,500만 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인도 설탕제조업협회(ISMA)가 밝힌 2024/25 생산(2,620만 t, -17.5% y/y) 대비 현저한 회복세다. ISMA는 7월 7일 “2024/25 시즌(작년 10월 1일~올해 5월 15일) 누적 생산은 2,574만 t로 -17%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몬순(6~9월) 기간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예보해 사탕수수 생육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6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9% 초과했다.
태국 역시 공급 확대 요인이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 CSB)는 5월 2일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t”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생산이 +2% 늘어난 1,030만 t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기구·기관 전망 비교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세계 설탕시장이 -547만 t 적자로, 9년 만에 가장 크게 부족할 것”이라며 2월 전망치(-488만 t)보다 적자폭을 확대했다. 2023/24 시즌은 131만 t 공급 초과였다.
반면 USDA는 공급 과잉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FAS는 브라질 2025/26 생산을 사상 최대 4,470만 t(+2.3%)로, 인도는 +25% 급증한 3,530만 t,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t으로 각각 전망했다.
전문가 해설: 원당 #11·백설탕 #5란?
많은 국내 투자자에게 다소 낯선 원당 #11과 백설탕 #5는 각각 뉴욕 ICE와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국제 벤치마크 선물계약을 의미한다. #11은 정제 전 원당(Raw Sugar)을, #5는 정제가 완료된 백설탕(White Sugar)을 표준 규격으로 한다. 계약 단위는 뉴욕이 파운드(lb), 런던이 미터톤(t) 기준이며, 호가 통화도 각각 달러/센트와 달러 단위로 다르다.
또한 기사에 빈번히 등장하는 MT는 메트릭톤(1,000kg), MMT는 백만 메트릭톤(Million Metric Ton)을 뜻한다. 이런 단위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수급 숫자를 해석할 때 필수적이다.
시장 영향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중국 수입 급증과 미국 내 소비 확대 기대가 가격을 떠받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도·태국·브라질의 생산 회복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위험이 상존한다”
는 것이 다수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정책이나 세제 개편이 뒤따라야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치적 변수로 분류된다. 반면 실제로 중국의 수입량이 대폭 증가한 것은 통계로 확인된 실제 수요다. 따라서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랠리 지속 가능성이 높지만, USDA·ISO가 제시한 중장기 공급 전망을 감안하면 고점 추격에는 유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설탕 시장은 “수요 모멘텀"과 “공급 반전"이 충돌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라면 몬순 우기 강수 패턴, 브라질 사탕수수 수확 진척, 미국 음료업계 원당 전환 정책 등 주요 변수의 실현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 기자는 관련 증권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