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설탕 선물, 중국·미국 수요 확대 기대에 1개월 반 최고치

글로벌 설탕 선물 가격이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지시간 금요일 뉴욕 ICE 원당 11호(10월물) 계약은 0.08센트(전일 대비 0.48%↑) 올랐고, 런던 ICE 백설탕 5호(10월물) 역시 3.70달러(0.76%↑) 상승 마감했다.

2025년 7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이어진 랠리 속에 뉴욕 원당 가격은 한 달 반 만의 최고치, 런던 백설탕 가격은 한 달 보름 만의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가격을 떠받친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 소비 확대 신호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t를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결정으로 미국 내 설탕 소비가 현행 1,100만 t에서 약 4.4% 증가한 1,150만 t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원당 11호 선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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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측면에서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가 시장을 지지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14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수확기(4~6월 누적) 브라질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9,000t에 그쳤다고 밝혔다. 앞서 6월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는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전년 대비 3.4% 줄어든 4,411만 8,000t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중장기적으로 공급 과잉 재개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설탕 선물은 한때 뉴욕 시장에서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밀렸고, 런던 시장 역시 거의 4년 만의 저점을 터치했다. 6월 30일 세계 원자재 트레이더 Czarnikow는 2025/26년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이 755만 t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8년 만의 최대 규모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8,000t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기말 재고는 7.5% 늘어난 4,118만 8,000t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2위 생산국 인도의 생산 회복도 약세 요인이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19% 늘어난 3,500만 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t)에서 반등하는 것이다. 인도설탕제조업협회(ISMA)는 7월 7일 “10월~5월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 t”라고 밝히며 단기 공급 부족을 경고했지만, 업계는 넓어진 사탕수수 재배 면적과 우호적인 기후가 차기 시즌에는 생산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기상청(IMD)은 7월 14일 발표에서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으며, 7월에도 평년 이상 수준의 몬순 강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풍부한 수분은 사탕수수 생육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생산 전망을 뒷받침한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에서도 공급 확대 조짐이 나타난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t라고 발표했다. 이어 2025/26년 전망치도 2% 추가 증가한 1,030만 t로 제시돼 있다.

런던 백설탕 5호 선물 차트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설탕 공급 부족 전망치를 2월(-488만 t)보다 확대된 -547만 t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적자다. 공급 부족 전환은 2023/24년 131만 t 규모 흑자 이후 불과 1년 만에 나타난 변화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같은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년 생산2.3% 늘어난 4,470만 t, 인도25% 늘어난 3,530만 t, 태국2% 늘어난 1,030만 t로 각각 전망했다.


[용어 설명]
원당 11호(#11)는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이전 단계의 원료 설탕) 표준 계약으로, 가격 단위는 파운드당 센트다. 백설탕 5호(#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선물로, 톤당 달러를 기준으로 한다.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은 옥수수 전분을 효소로 분해해 만든 감미료로, 북미 음료 산업에서 설탕을 대체해왔다.

전문가 관점
단기적으로는 중국·미국의 수요 호재와 브라질 생산 차질이 겹치며 시세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태국 등 아시아권 주요 생산국의 작황이 호전되고, 글로벌 재고가 재차 증가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상·중기 가격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음료 시장에서의 HFCS 대체가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질지, 아니면 원가 압력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는 향후 분기별 발주 데이터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투자자라면 생산국 기상 패턴·환율·에너지 가격(사탕수수의 에탄올 전환 비율에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며 포지션 규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단기 수급 타이트중장기 공급 확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전형적 ‘롤러코스터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방향성 혼조국면에서는 정확한 펀더멘털 분석과 헤지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