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 가격이 대규모 공급 전망 속에 약세를 이어갔다. 3월물 뉴욕 원당 11호(SBH26)는 금요일 -0.09센트(-0.63%) 하락 마감했고, 12월물 런던 ICE 백설탕 5호(SWZ25)는 -3.30달러(-0.80%) 내렸다. 특히 런던 백설탕은 근월물 기준 4.75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고, 뉴욕 원당도 전일(목요일) 근월물 기준 5년 만의 최저까지 밀리며 약세 흐름을 재확인했다. 주요 압박 요인은 브라질 증산과 글로벌 공급 과잉에 대한 논의다. 수요일에는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가 2025/26 글로벌 설탕 잉여(흑자) 추정치를 종전 7.5백만톤(MMT)에서 8.7백만톤으로 상향(+1.2 MMT) 조정해 하방 압력을 키웠다.
2025년 11월 8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약세장은 단기 수급뿐 아니라 중기적인 공급 팽창 전망이 겹친 결과다. 목요일 뉴욕 가격 급락의 배경에는 브라질의 높은 생산과 더불어 글로벌 잉여 전환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핵심 포인트: 런던 백설탕 5호 4.75년래 근월물 최저, 뉴욕 원당 11호 5년래 근월물 저점 테스트, 2025/26 글로벌 잉여 8.7 MMT(추정)로 확대
브라질의 기록적 생산 전망은 가격에 명백한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화요일 브라질 작황 예측기관 Conab은 2025/26 설탕 생산 전망을 4,450만톤에서 4,500만톤으로 상향했다. 지난주 목요일 산업단체 Unica는 10월 상반기 브라질 센터-남부(Center-South)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248.4만톤(2.484 MT)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중 설탕용 분쇄 비율은 48.24%로 전년 동기 47.33%에서 높아졌고, 2025/26 누적(10월 중순까지) 센터-남부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0.9% 증가한 3,601.6만톤(36.016 MMT)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리서치기관 Datagro는 10월 21일, 2026/27 센터-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4,400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의 생산 증가 신호도 가격을 짓누른다. 인도설탕제조협회(ISMA)는 화요일 2025/26 인도 설탕 생산 전망을 기존 3,000만톤에서 3,100만톤으로 상향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8.8% 증가에 해당한다. 동시에 인도 내 에탄올 생산 전용 설탕 물량 추정은 7월 전망 500만톤에서 340만톤으로 하향했다. 이 조정은 국내 전용 물량이 줄어든 만큼 수출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실제로 인도의 설탕 수출 증가 가능성은 가격에 부정적이다. 풍부한 몬순이 대풍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9월 30일 인도 기상청은 누적 몬순 강우량이 937.2 mm로 평년 대비 +8% 많았다고 밝혔는데, 최근 5년 중 가장 강한 몬순이었다.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합(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ISMA 기준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17.5% 감소한 2,610만톤으로 5년 만의 저점을 기록한 뒤 반등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또 다른 약세 재료로, 설탕 트레이더 Sucden은 인도가 2025/26 시즌 에탄올용으로 400만톤만을 전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 잉여를 해소하기엔 부족한 수준으로, 결과적으로 인도 설탕공장들이 최대 400만톤까지 수출에 나설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시장의 200만톤 예상치를 상회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태국 역시 생산 확대 기류다. 10월 1일 Thai Sugar Millers Corp는 2025/26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는 2024/25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톤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기관 전망의 엇갈림도 주목된다. 8월 29일 국제설탕기구(ISO)는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수급 적자를 -23.1만톤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25의 -488만톤 부족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ISO는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톤(180.6 MMT), 소비를 +0.3% 늘어난 1억8,080만톤(180.8 MMT)으로 제시했다.
ISO: 2025/26 생산 180.6 MMT vs 소비 180.8 MMT → 소폭 적자(-0.231 MMT)
반면 미국 농무부(USDA)의 5월 22일 반기 보고서는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8만톤(189.318 MMT), 인간 소비를 1억7,792.1만톤(177.921 MMT)으로 추정했다.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4,118.8만톤(41.188 MMT)으로 내다봤다. USDA 산하 해외농무국(FAS) 추정치에 따르면, 브라질 2025/26 생산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톤, 인도는 +25% 늘어난 3,530만톤,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톤으로 전망됐다.
USDA: 생산 신장과 재고 축적 → 공급 여유 확대 신호
용어 설명과 맥락*
– 원당 11호(#11)는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원당(비정제 설탕) 표준 계약을, 백설탕 5호(#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표준 계약을 뜻한다. 계약 코드 SBH26은 뉴욕 원당 11호 2026년 3월물, SWZ25는 런던 백설탕 5호 2025년 12월물을 의미한다.
– 근월물(nearest-futures)은 만기가 가장 가까운 선물 계약으로, 현물가와의 연동성이 커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자주 인용된다.
– MMT는 million metric tons의 약자로 백만 톤을 뜻하며, MT는 metric ton(톤)이다.
– 센터-남부(Center-South)는 브라질 사탕수수 벨트의 핵심 지역으로, 국가 전체 설탕·에탄올 생산의 중추다.
– Conab은 브라질 국가공급공사, Unica는 브라질 사탕수수 산업협회, ISMA는 인도설탕제조협회, ISO는 국제설탕기구, FAS는 미국 농무부 해외농무국이다.
시장 해석과 전망
공급 측 모멘텀은 단기적으로 설탕 가격의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브라질의 설탕 배분 비중(10월 상반기 48.24%)이 전년보다 높아진 점은 생산자들이 사탕수수를 설탕 생산에 더 많이 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에서는 에탄올용 전용 예상치가 340만톤으로 낮아지며 내수 전용 감소→수출 증가의 연결고리가 강화됐다. 태국도 증산 궤도에 올라탄 만큼, 브라질-인도-태국 3대 생산 축에서 동시에 공급이 늘어나는 구도다.
다만 국제기관 전망은 엇갈린다. ISO는 소폭 적자를, USDA는 기록적 생산·재고 확대를 제시한다. 이는 방법론·기준 연도·재고 정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 투자자·수요처 입장에서는 두 지표를 보완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공통분모는 전반적 공급 여건의 개선이며, 이는 가격 하방 리스크를 내포한다. 다만 근월물 저점 갱신 구간에서는 환율, 원유 가격(에탄올 스프레드), 기상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적 시각에서 보면, 현 구간의 핵심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브라질 수확·분쇄 속도와 설탕 배분율: 설탕/에탄올 간 마진 스프레드에 따라 생산 배분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 인도의 정책 축: 에탄올 전용 목표, 수출쿼터·내수안정 정책 변화는 글로벌 수급의 즉각적 파급을 초래한다.
– 태국의 회복력: 작황 개선세가 2025/26에도 유지될 경우 아시아발 공급 완충 역할이 커진다.
– 소비 회복 경로: ISO가 소비 증가율을 +0.3%로 제시한 만큼, 수요 측 탄력은 제한적이다.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생산과 재고가 늘면 가격은 추가 하락 또는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참고·고지
– 본문 중 인용된 수치: Czarnikow(2025/26 잉여 8.7 MMT), Conab(브라질 2025/26 생산 4,500만톤), Unica(10월 상반기 센터-남부 생산 2.484 MT·설탕 배분 48.24%·누적 36.016 MMT), Datagro(2026/27 센터-남부 생산 4,400만톤), ISMA(인도 2025/26 생산 3,100만톤·에탄올 전용 340만톤), 인도 기상청(누적 몬순 937.2 mm·평년 +8%), NFCSF(인도 2025/26 3,490만톤), Sucden(인도 에탄올 전용 400만톤·수출 최대 400만톤 가능성), Thai Sugar Millers Corp(태국 2025/26 1,050만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2024/25 1,000만톤), ISO(2025/26 적자 -0.231 MMT·생산 180.6 MMT·소비 180.8 MMT), USDA/FAS(2025/26 생산 189.318 MMT·소비 177.921 MMT·재고 41.188 MMT·브라질 44.7 MMT·인도 35.3 MMT·태국 10.3 MMT).
– 정보 제공: 바차트(Bar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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