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에 국제유가 하락

◆ 장 마감 시황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티커 CLQ25)는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0.14달러(-0.21%) 하락한 배럴당 66.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달물 RBOB 휘발유(RBQ25)도 -0.0215달러(-1.00%) 떨어지며 2주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2025년 7월 21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발 공급 확대 가능성과 전 세계 재고 증가세를 주시하며 위험 자산 비중을 줄였다. 다만 달러화 약세와 S&P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경기 낙관론을 자극, 낙폭을 일정 부분 제한했다.

이라크·사우디발 공급 변수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KRG)의 북부 원유 수출 재개 승인이다. 쿠르드 원유는 그동안 2023년 3월 이후 가동이 중단됐던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23만 배럴(bpd)이 국제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세계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물량 증가는 곧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수출 물량을 확대할 가능성으로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글로벌 공급 과잉(글럿) 우려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배럴당 60달러선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 EU의 對러시아 14차 제재
전장(前場)에서 유가를 지지했던 재료로는 유럽연합(EU)이 18일 승인한 대러 신규 제재 패키지가 꼽힌다. 제재에는 러시아 석유를 운반하는 105척의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추가 제재와 20개 러시아 은행의 SWIFT 퇴출, 러시아 지분이 있는 인도 정유시설 블랙리스트 지정 등이 포함됐다. 공급망 차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단기적으로 가격 방어막을 제공했다.

◆ OPEC+ 증산·동결 시나리오 엇갈려
지난 5일 OPEC+는 8월 1일부터 하루 54만8000배럴 증산에 합의, 시장 예상치(41만1000배럴)를 상회했다. 사우디는 “비슷한 규모의 추가 증산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며 가격 하락 압박을 가중했다. 그러나 7월 10일 블룸버그는 “OPEC+가 10월 이후 증산 계획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분기 일평균 100만 배럴 재고 증가, 2025년 4분기에는 글로벌 수요의 1.5%에 해당하는 공급 초과를 예상하고 있다.

◆ 선적 대기 물량·재고·시추 현황
해상 물류 분석업체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7월 18일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 저장 원유는 전주 대비 14% 감소한 6631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16일 발표한 주간 통계에서는 7월 11일 주간 원유 재고가 세 주 만에 처음으로 -385만9000배럴 감소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339만9000배럴, 난방유·경유 등 중간유분 재고는 +417만3000배럴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1337만5000bpd로 전주 대비 0.1% 감소했으며, 작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1363만1000bpd)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석유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7월 18일 주간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는 422기로, 3년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갱신했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2년 반 동안 급격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WTI : 미국 텍사스 서부 산지에서 생산되는 경질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며 국제유가 벤치마크 가운데 하나다.
• RBOB : 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 미국 환경규제에 부합하도록 정제된 블렌딩용 휘발유 선물 계약을 의미한다.
• 그림자 선단 : 제재 회피를 목적으로 실제 소유주가 불분명한 선박 집단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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