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과잉 압박에 국제 설탕 선물가 하락

뉴욕 원당 10월물(SBV25)과 런던 백설탕 10월물(SWV25) 가격이 25일(현지시간) 나란히 1%대 하락세로 마감했다. 뉴욕 ICE에서 거래되는 원당 10월물은 전일 대비 -0.28센트(-1.69%) 떨어진 파운드당 16.29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은 -9.20달러(-1.92%) 내린 톤당 470.20달러에 각각 장을 마쳤다.

2025년 7월 27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설탕 가격 약세는 인도가 차기 시즌(10월~)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부각된 데서 비롯됐다. 여기에 ^{브라질·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증산 전망이 겹치며 공급 과잉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뉴욕 원당 차트 런던 백설탕 차트

“최근 4년 저점까지 밀린 가격이 수요를 일정 부분 촉진하고는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증가 폭이 더 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인도: 풍부한 몬순 → 수출 재개설

블룸버그는 23일 “인도 정부가 2025/26(10월 시작) 시즌부터 설탕 수출 재허용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 많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생산량이 전년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건조한 날씨 → 사탕수수 분쇄 확대

브라질 민간 조사기관 데이타그로(Datagro)는 “건조한 기후 덕분에 제당소들이 에탄올 대신 설탕 생산에 집중하면서 7월 상반월에만 320만 톤이 추가 공급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컨설턴트 코브리그(Covrig) 역시 같은 기간 총 사탕수수의 54%가 분쇄돼 설탕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6월까지 누적된 2025/26 시즌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14.3% 감소한 1,224만9,000톤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는 2024/25 생산량을 -3.4% 줄어든 4,411만8,000톤으로 확정했다. 즉, 단기 증산과 장기 감산 요인이 공존하는 셈이다.

태국·글로벌 전망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5월 2일 2024/25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톤이라고 밝혔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글로벌 수급이 957만 톤 부족할 것이라며 9년 만의 최대 적자를 예고했다. 그러나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이 4.7%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에, 재고 역시 7.5% 늘어난 4,118만8,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 저점 효과: 수요 반등 신호

가격 하락은 일부 지역에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톤으로 집계됐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음료에 옥수수당 대신 사탕수수당을 쓰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4.4%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용어 설명

원당 #11: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가공 전 설탕) 선물로, 전 세계 설탕 가격의 벤치마크다.
백설탕 #5: 런던 ICE에 상장된 백설탕(정제 설탕) 선물로, 주로 유럽·중동 지역 거래 기준이 된다.
톤(t): 1,000kg. 본문에서는 미터톤(MT) 단위를 사용했다.

중·장기 전망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이 750만 톤 흑자로 8년 만의 최대 공급 과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동시에 뉴욕 원당 가격은 이달 초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런던 백설탕은 거의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수출 정책, 브라질 기상 여건, 에탄올·옥수수당 가격 차이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충분히 낮아진 만큼 하반기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