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솔라나 등 5대 암호화폐 묶은 ‘Crypto 5 ETF’ 출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 2024년 1월 11일 촬영] 마이클 네이글(Michael Nagle) 블룸버그·게티이미지 사진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 간판이 거래소 바닥에 설치된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츠(Grayscale Investments)가 미국 최초의 다중(멀티) 토큰 상장지수상품ETFExchange-Traded Fund을 선보이며 암호화폐 투자 지형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2025년 9월 1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 코인데스크 크립토 5 ETF’(티커: GDLC)가 이날부터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Arca) 시장에서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이 상품은 비트코인, 이더(이더리움), XRP, 솔라나, 카르다노시가총액 상위이자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다섯 종목을 하나로 묶어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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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큰 구성 및 비중
그레이스케일 측 설명에 따르면 새 ETF는 총 보유 자산의 약 70%를 비트코인, 20%를 이더에 배분하며, 나머지 10%를 XRP·솔라나·카르다노가 균등하게 나눠 가진다. 이 다섯 종목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는 암호화 지수 투자(Index Investing)의 시대를 열고 있다.” ― 피터 민츠버그(Peter Mintzberg) 그레이스케일 최고경영자(CEO)

민츠버그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늘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도 지난 1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자산군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틀 전인 9월 17일 오후, 기존 그레이스케일 디지털 라지캡 펀드(Digital Large Cap Fund)를 ETF 구조로 전환하고 여러 디지털 코인에 동시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단일 자산 ETF를 넘어선 ‘포트폴리오형’ 상품 출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제도적·정책적 배경
암호화폐가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되는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가 퇴직연금(401k) 등 장기 자금에 대체자산 편입을 허용한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다양한 코인에 동시 노출될 수 있는 ETF를 선호하면서, 자산 배분 차원에서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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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률 추적
2018년 장외시장(OTC) 거래 상품으로 처음 출시된 GDLC는 ETF 전환 이전에도 꾸준한 성과를 내 왔다. 올해(2025년) 들어 40% 이상 상승했으며, 6월 이후 기준으로는 비트코인 단독 수익률을 11%포인트가량 웃돌았다. 이는 나머지 네 종목이 비트코인을 능가하는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그레이스케일은 설명했다.

투자자 교육 차원에서, ‘ETF’는 주식처럼 거래되면서도 기초자산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암호화 자산의 높은 변동성·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유의해야 할 요소다.


멀티 토큰 ETF가 단일 토큰 ETF와 다른 점

분산 효과 — 상위 종목 간 수익률 편차를 줄여 포트폴리오 위험을 완화한다.
거래 간소화 — 개별 코인을 각각 매매·보관할 필요 없이 한 상품으로 일괄 노출이 가능하다.
유동성 확보 — 전 세계 거래량이 집중된 주요 코인만으로 구성돼, 대규모 매도·매수에도 슬리피지가 상대적으로 낮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승인으로 다른 운용사들도 유사 상품을 내놓을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주목한다. 미국 시장은 ‘첫 번째’라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시장점유율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수수료 인하·운용전략 다변화·스테이킹 보상 구조 도입” 등 투자자에게 유리한 변화가 속속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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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필자는 멀티 토큰 ETF‘지수 추종형 암호화폐 투자’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신호탄이라 판단한다. 앞으로 기관투자자들은 차별화된 알파(초과 수익)를 추구하기보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시장 전체를 통으로 취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즉, 전통 주식시장에서 S&P 500 ETF가 개인 투자자의 기본 자산으로 자리 잡았듯, 크립토 5 ETF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본 패시브 상품’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다. SEC가 증권성 논란을 이유로 특정 알트코인을 추가 제재할 경우, 지수 구성 변경이나 상장폐지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상품 설명서 내 위험 공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글로벌 거시 환경, 기술적 업그레이드(예: 이더리움 ‘샤딩’, 솔라나 네트워크 안정성 개선) 등이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적립식 분할 매수’·‘비중 조절 rebalancing’ 전략이 요구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그레이스케일 Crypto 5 ETF는 암호화폐 시장에 지수화(indexation)·대중화(democratization)라는 두 축을 동시에 진전시킨 상징적 상품으로 평가된다. 후속 상품 출시와 경쟁 심화가 불가피한 만큼, 투자자·규제당국·운용사 간 ‘견제와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