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Rx·노보노디스크, 오젬픽·위고비 월 499달러 자가결제 프로그램 출시

미국 의약품 가격 비교 플랫폼 굿Rx 홀딩스(GoodRx Holdings, Inc.)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업으로 2형 당뇨 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를 자기부담(Self-Pay) 환자에게 월 499달러에 제공하게 됐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굿Rx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 처방전이 있는 소비자라면 보험 유무와 관계없이 해당 가격으로 주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고가 전문의약품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낮춘 사례로 평가된다.

굿Rx는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의약품 할인 쿠폰·가격 비교·처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가 수천만 명에 달한다. 기존에도 복제약(제네릭)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할인율을 제시했지만, 특허가 살아 있는 브랜드 의약품을 직접 제약사와 협업해 정액제로 공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노보노디스크와의 파트너십은 혁신적 브랜드 의약품 접근성을 대폭 개선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 웬디 반스(Wendy Barnes) 굿Rx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이번 이니셔티브를 통해 GLP-1 계열 정품 의약품을 굿Rx 환자에게 직접 제공하며, 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새 오젬픽 자가결제 프로그램을 전례 없는 가격대에 선보이게 됐다.” — 데이브 무어(Dave Moore) 노보노디스크 미국 사업부 총괄 부사장


GLP-1 제제란 무엇인가?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는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해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한다.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과 위고비는 동일 성분·용량 차별화 전략으로 각각 당뇨·비만 적응증을 겨냥한다. 주 1회 자가주사 방식이라는 편의성 덕분에 미국, 유럽, 한국 등지에서 폭발적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가 기준 월 치료비가 1,000달러를 훌쩍 넘는 고가이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불가하거나 공제액이 큰 환자에게는 경제적 장벽이 컸다. 이번에 제시된 월 499달러50% 이상 할인된 수준으로, 자체 협상력을 통해 도출된 가격이라고 굿Rx 측은 설명했다.


왜 ‘자가결제’ 고객을 겨냥했나?

미국 보건 시스템은 민간 보험,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등 복잡한 지불 구조를 갖고 있다. 보험 가입자가 아닌 Self-Pay(자가결제) 인구는 처방 의약품 가격을 100%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인구 약 8%가 의료보험이 전무하다. 뿐만 아니라 보험이 있어도 고액 공제(deductible) 탓에 실질적 자기부담이 큰 사례도 흔하다.

굿Rx는 이 시장을 공략해 약국 실청구 가격(U&C·Usual & Customary Price)을 비교·할인해 주는 쿠폰 모델로 성장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쿠폰을 넘어 제약사와 손잡은 독자적 ‘현물 직거래’라는 점에서 사업 모델 확장 의미가 크다.


미국 의약품 가격 구조와 시장 파급 효과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제약사는 도매상(Wholesaler)·PBM(약가협상관리사)을 거쳐 약국에 공급한다. 리베이트·리브로우 백 구조가 개입돼 환자가 체감하는 필수 약 가격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굿Rx-노보노디스크 모델은 중간마진을 최소화해 소비자 가격을 바로 낮췄다는 점에서, 향후 경쟁 제약사 및 PBM 생태계에 압박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릴리(Lilly)의 트루리시티·마운자로(세마글루타이드 경쟁품) 등 GLP-1 계열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가격 인하 경쟁으로 번질 경우 전체 시장 규모는 확대되면서도 마진 압축 가능성도 상존한다.


투자자·환자 관점에서의 의의

굿Rx(나스닥: GDRX)는 2020년 상장 이후 성장 둔화와 규제 리스크로 주가가 부진했으나, 브랜드 의약품 직거래 전략이 성과를 보이면 사업 다각화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노보노디스크(NYSE: NVO) 역시 미국 시장 매출 확대와 ESG 차원의 접근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보험 불문 즉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다. 특히 2형 당뇨병 유병률이 높은 중·저소득층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다 합병증을 겪는 악순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 시각

헬스케어 경제학자 A 교수는 “직거래 모델이 성공한다면 PBM 구조 개혁 논의에 불을 붙일 것”이라며 “다만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려면 일정 가입자 수 확보와 평판 관리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애널리스트 B 리서는 “월 499달러도 여전히 중위소득 가구에겐 부담될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 내 추가 할인이나 구독형 모델로 진화하면 가격 저항선이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과제

굿Rx와 노보노디스크는 배송 물류, 냉장 보관, 주사 교육 등 후속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또한 FDA 규정에 따른 광고·마케팅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정확한 복약 정보 제공이 필수적이다. 환자 안전을 위한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도 연계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예컨대 고혈압, 고지혈증, 천식·COPD—에도 비슷한 모델이 확장된다면, 미국 의약품 유통 구조 전반이 ‘플랫폼 기반 가격 투명성’으로 재편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