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뉴욕 증시 하락…S&P·나스닥 1.5주 만에 최저

■ 뉴욕증시 마감동향

미국 증시가 국채 금리 급등 압박 속에 일제히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9% 내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5%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79% 밀리며 세 지수 모두 1.5주∼1주 사이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9월물 E-미니 S&P 선물과 E-미니 나스닥 선물도 각각 0.65%, 0.76% 하락했다.

2025년 9월 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0.05%포인트) 급등한 4.28%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리스크 오프 심리를 자극했다. 투자자들은 정부 재정건전성 우려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에 반응하며 전 세계 채권을 매도했고, 독일 10년물·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각각 5개월, 7.5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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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차트 미 10년물 선물


■ 경제지표: 제조업·건설지출 부진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지수는 48.7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했지만 시장 예상치(49.0)를 밑돌았다. 50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 구간임을 의미한다. 가격지불지수는 6개월 만의 최저인 63.7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소 완화했다.

7월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0.1% 감소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미국 주택·인프라 투자의 둔화 흐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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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설명 베이지북은 연방준비제도(Fed)가 12개 지역연방은행의 경기 상황을 요약한 보고서로, 연 8회 FOMC 전 공개된다.


■ 이번 주 주요 일정

4일에는 7월 구인·이직(JOLTS) 공고가 737만 3000건, 7월 공장주문이 전월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오후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5일 발표되는 8월 ADP 민간고용은 8만 명 증가,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 건으로 전망된다. 6일에는 8월 비농업고용이 7만5000명 늘고 실업률이 4.3%로 0.1%p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2% 반영하고 있으며,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도 51%로 가격에 반영했다.


■ 무역정책: 트럼프 관세 소송

지난 주말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판결했으나,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관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발표된 관세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급등할 것으로 추산했다.


■ 유럽 물가·ECB 발언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는 2.3% 올라 시장 예상치 2.2%를 소폭 상회했다. 이에 대해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기우는 만큼 현행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르틴 뮐러 이사회 위원도 “경제가 견조해 9·11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 종목별 움직임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가 약세였다. 엔비디아·아마존·애플·테슬라는 1% 이상 하락했고, 알파벳·메타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주도 부진했다. ARM홀딩스가 4% 넘게 빠졌고 램리서치·KLA는 3% 이상, 마이크로칩·ASML은 2% 이상 떨어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아날로그디바이스·퀄컴·온세미컨덕터·텍사스인스트루먼츠도 1%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 선물


■ 특징주

Kraft Heinz는 케첩·간편식 부문과 식료품 부문을 분리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뒤 6% 이상 급락했다. Constellation Brands 역시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11.30~11.60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6%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Cytokinetics는 심부전 치료제 임상 3상 결과가 기대를 웃돌면서 40% 급등했고, Ionis Pharmaceuticals도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긍정적 결과로 35% 뛰었다. United Therapeutics는 폐질환 치료제 후기 임상 성공으로 33% 상승했다.

뷰티 retailedr Ulta Beauty는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이 EPS 전망을 평균 7.1% 상향 조정하자 8% 올랐다. 항공기 리스 업체 Air Lease는 스미토모 상사 등이 주당 65달러, 총 7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7% 이상 급등했다.

이 밖에 Biogen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주 1회 피하주사 형태인 “레카네맙-irmb”가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해 5% 상승했다.


■ 채권시장 동향

12월물 미 10년물 T-노트는 11.5틱 하락했으며 수익률은 4.279%로 5.1bp 상승했다. 이번 주 기업채 약 550억 달러가 발행될 예정이어서 딜러들이 선물 매도 헤지에 나섰다. 유럽 금리 상승도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다만 ISM 지수·건설지출 부진, 가격지불지수 하락이 확인되자 낙폭은 일부 축소됐다.


■ 전망과 의미

전문가들은 장기금리의 구조적 상승이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작용해 성장주, 특히 고PER(주가수익비율) 기술주에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 또한 법원 판결로 관세 정책이 대법원 최종 심사대에 오르면서 무역·공급망 리스크가 재부각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주 ADP·비농업 고용보고서, ISM 서비스업 지수 등 고용·서비스업 데이터를 통해 연착륙 시나리오 여부를 가늠할 전망이다. 고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임금상승률이 둔화할 경우, 채권시장은 안도 랠리를 보이고 주식시장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