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당 및 백설탕 선물가격이 WTI 상승세에 힘입어 동반 반등
10월물 뉴욕 ICE 원당(#11) 선물(SBV25)은 9월 10일(현지시각) 전일 대비 0.09센트(+0.57%) 오른 파운드당 15.88센트에 마감했다. 같은 달 런던 ICE 백설탕(#5) 선물(SWV25)도 6.60달러(+1.37%) 상승한 톤당 489.50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WTI 10월물(CLV25)이 1%가량 상승하면서 에탄올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였고, 이는 전 세계 설탕 제분소가 사탕수수의 에탄올 전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를 자극했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바이오연료인 에탄올의 상대적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설탕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가 시장에 반영됐다.
한편 지난 8일(월) 뉴욕 원당은 근월 기준 4년 3개월 만의 저점으로 밀렸고, 런던 백설탕도 2주 반 만의 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생산 증가 전망이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유니카·Unica)는 8월 상반월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만 5,000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가운데 설탕용 비중은 55.00%로, 작년 동기의 49.15%보다 높아졌다. 다만 2025/26 시즌 누적(8월 중순 기준) 생산은 4.7% 감소한 2,288만 6,000톤에 머물러 있어 연간 추세는 아직 불투명하다.
시장조사기관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최근 ‘브라질 제분소가 에탄올보다 설탕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건조한 날씨로 수확되는 사탕수수의 당분 비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더 좋은 설탕 생산에 집중할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수급 전망: 여섯 해 연속 적자 vs. 8년 만의 최대 흑자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수급이 23만 1,000톤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25 시즌 488만 톤 부족에서 크게 개선됐지만, 여섯 해 연속 공급 부족이라는 점은 여전히 공급 타이트론을 지지한다. ISO에 따르면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 8,060만 톤, 소비는 0.3% 증가한 1억 8,080만 톤으로 전망됐다.
반면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발표에서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종전 4,590만 톤에서 3.1% 하향한 4,450만 톤으로 조정했다. 앞서 7월 발표에서는 2024/25 생산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4,411만 8,000톤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뭄과 고온으로 수확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7년 만에 최대치인 750만 톤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이 4.7% 증가한 사상 최고치 1억 8,931만 8,000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5/26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7.5% 늘어난 4,118만 8,000톤으로 추정됐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2.3%·4,470만 톤), 인도(+25%·3,530만 톤), 태국(+2%·1,030만 톤)의 생산 증가가 전체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태국發 공급 증가 시그널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에서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새 마케팅 연도(2025/26)에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도 기상청(IMD)는 9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정상 대비 9% 많은 791.8㎜라고 발표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는 정부에 200만 톤의 수출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맹은 6월 2일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3,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4/25 생산(2,620만 톤, 5년 만의 최저) 대비 반등을 시사한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5월 2일 보고서에서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안정적인 수출 물량이 추가 공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경질유를 의미하며, 국제 유가의 대표적 기준 가격으로 활용된다. 에탄올은 사탕수수·옥수수 등을 원료로 생산되는 바이오연료로, 원유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생산 수익성이 올라 사탕수수를 설탕 대신 에탄올로 전환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사탕수수 압착(crushing)은 수확한 사탕수수를 분쇄해 즙을 짜내는 과정으로, 이 즙을 설탕 또는 에탄올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원당(원료설탕·Raw Sugar)은 정제 전 상태의 갈색 설탕을 뜻하며, 백설탕(White Sugar)은 이를 정제해 불순물을 제거한 최종 제품을 의미한다.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됐으며, 투자 자문을 위한 것이 아님을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