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Alphabet) 산하 구글(Google)이 'Made by Google' 행사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신형 픽셀(Pixel) 10 시리즈와 주변 기기를 공개했다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미국 뉴욕에서 열렸으며 전년도보다 한층 절제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AI 기능은 이전 세대 대비 큰 폭으로 확장돼, 구글이 생태계 전반에 AI를 깊숙이 심으려는 전략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주요 발표 내용
올해 공개된 제품은 기본형 픽셀 10, 고성능 픽셀 10 프로·프로 XL, 접을 수 있는 픽셀 10 프로 폴드 등 스마트폰 네 종과 픽셀 워치 4, 중가형 무선이어폰 픽셀 버즈 2a다. 작년 행사 대비 외형과 하드웨어 변화는 제한적이지만, 카메라 앱에 내장된 ‘코치(Coach)’ 기능과 사용자 요청 없이도 정보를 띄우는 ‘어시스턴트’ 등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예컨대 항공사에 전화를 걸면, AI가 자동으로 비행편 확인 이메일을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라고 구글은 설명했다.
하드웨어 사양 및 디자인
외관은 전 세대와 거의 동일하나, 기본 모델에도 망원(telephoto) 렌즈가 추가돼 고가 모델과 카메라 성능 격차를 줄였다. 가격은 기본형 799달러, 폴더블 모델 1,799달러로 동결돼, 연초 미·중 관세 이슈로 제기됐던 스마트폰 가격 급등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출시 일정은 8월 말부터 순차 판매를 시작하며, 픽셀 10 프로 폴드는 10월 출하 예정이다. 모든 기종은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 Tensor G5를 채택했고, 처음으로 자석식 무선 충전 기술 ‘픽셀스냅(Pixelsnap)’을 적용했다. 이는 애플 ‘맥세이프(MagSafe)’와 유사한 방식으로, 구글은 전용 충전기·케이스·거치대도 함께 선보였다.
용어 해설
텐서(Tensor) G5는 구글이 설계한 모바일 칩셋으로, 머신러닝 연산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픽셀스냅은 자석과 코일을 이용해 기기를 안착시키고 효율적인 전력 전송을 지원하는 기술로, 충전 패드의 위치를 조정할 필요 없이 안정적인 충전이 가능하다.
시장 점유율과 전략적 배경
구글은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체제를 통해 전 세계 스마트폰의 80% 이상을 지원하지만, 자체 픽셀 판매량은 삼성전자·샤오미 등 타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구글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1.1%로 전년 동기 0.9%에서 소폭 상승했으나, 절대적인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미국·일본·영국이 전체 픽셀 출하량의 75%를 차지하는 가운데, 구글은 고급형 시장 집중 전략을 고수해 왔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픽셀 점유율은 같은 기간 4.5%에서 4.3%로 오히려 하락했다.
구글은 지난해 최초로 하드웨어 행사를 여름으로 앞당겨 애플보다 먼저 AI 기능을 강조했으나, 당초 의도만큼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행사에서 AI 통합 범위를 넓힌 것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웨어러블·오디오 신제품
스마트워치 픽셀 워치 4는 배터리 수명 개선과 체온 센서를 추가했으며, 저가형 픽셀 버즈 2a는 음질과 통화 품질을 끌어올렸다. 반면 고급형 픽셀 버즈 프로 2는 하드웨어 변경 없이 신규 색상과 올가을 배포 예정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예고됐다.
전문가 시각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가격 동결”과 “전체 라인업에 AI 코어 기능 탑재”를 가장 큰 경쟁 포인트로 꼽는다. 다만 구글이 여전히 프리미엄 가격대를 유지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지 않는 이상, 전체 점유율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애플이 가을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AI 화두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구글의 이번 조기 발사는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고, 경쟁사 생태계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 이 기사는 원문(Reuters·Kenrick Cai) 내용을 번역·재구성한 것으로, 모든 수치는 기사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