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확대 첫 시험대 오른 S&P 500…기업별 마진 방어 해법은

S&P 500 지수 편입 기업들은 2분기 들어 확대된 관세 체제라는 새로운 시험대 위에 올랐다. 시장의 우려보다는 견고한 실적이 나왔지만, 수익성 저하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5년 9월 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Barclays) 전략가들이 조사한 제한적 표본에서는 관세로 인한 총마진(gross margin) 감소폭이 60~70bp(베이시스 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Census BureauBEA(Bureau of Economic Analysis) 자료를 토대로 바클레이즈가 추정한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

기업들은 아직까지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를 심각하게 경험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회사가 비용을 흡수하거나, 재고를 선반입해 충격을 분산시키거나, 가격 인상으로 일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산업재와 기술주가 비용 전가 능력에서 우위를 보인 반면, 소비재 섹터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 전가 여력이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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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대응 전략과 부문별 차이

소매업체와 경기민감 소비재(discretionary) 기업들은 관세 인상 이전에 재고를 대량 확보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총마진을 방어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는 하반기(2H)비용 상승분이 공급망을 통해 반영되면서 마진 압박이 재차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망 다변화, 현지 생산(local-for-local), 운영비 절감이 주요 완화 전략으로 꼽힌다. 여러 기업은 최근 무역 합의로 관세 환경이 ‘디리스크(de-risked)’ 됐다고 평가하며, 가이던스에 관세 영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정도의 가시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 전략 총괄 베누 크리슈나(Venu Krishna)는 “총마진 충격 추정치는 거의 변화 없음(flat)에서 두 자릿수 감소에 이르기까지 분포가 넓으며, 중앙값은 약 60~70bp”라고 설명했다.

부문별 관전 포인트

산업재(Industrials)는 단계별 가격 인상, 계약 재협상, 선택적 할증(surcharge)으로 비용 상승을 상쇄하고 있다.
기술주(Tech)는 아시아 제조기반에 따른 구조적 역풍을 받지만, 제품 차별화가 뚜렷한 경우 비용을 소비자에게 넘길 수 있다.
소비재(Consumer)는 가격 결정력이 약해 마진 잠식 위험이 가장 크다.
필수 소비재(Staples)는 높은 가격 탄력성을 감안해 생산성 향상과 제품 믹스 조정을 병행한다.
헬스케어(Healthcare)의 경우, 보험 계약 구조상 관세 부담을 흡수하고 있지만, 의료기기(MedTech) 업체들은 이원 소싱(dual sourcing)과 현지 생산 확대를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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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밸류에이션과 투자 시사점

관세 이슈는 투자자들의 걱정 목록에서 다소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관세 노출도가 높은 섹터의 주가 배수는 현재 재정정책·규제 개혁·데이터센터 투자거시 테마에 더 크게 반응한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3분기 소매업체 EPS 전망치가 이미 과거 평균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연말 성수기(holiday quarter) 실적 예상이 여전히 낙관적인 것은 위험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S&P 500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2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략가들은 “향후 몇 분기 동안 관세가 마진 희석 효과를 키운다면, 회사들이 가격 전가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섹터의 밸류에이션은 방어받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해설: 낯선 용어 풀이

bp(basis point)란 금리나 마진 변화를 표시할 때 쓰이는 단위로 1bp는 0.01%p에 해당한다.
총마진(gross margin)은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후 매출로 나눈 비율로, 제품·서비스 생산 단계의 수익성을 보여준다.
EPS(Earnings Per Share)는 주당순이익, forward earnings는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을 뜻한다.

이처럼 관세·무역 정책은 단순히 통상 이슈를 넘어, 기업 실적·주가 밸류에이션·산업 지형 전반에 복합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투자자들은 가격 전가 구조·재고 전략·공급망 위치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급격한 실적 리비전 신호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