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관세 부담과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 여파로 일제히 급락했다. 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70%,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8%, 나스닥100 지수는 -2.01% 하락하며 각각 2주 만의 저점(다우는 5주 만의 저점)으로 미끄러졌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장중 기준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1.75%,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2.05% 빠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E-미니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자거래로 소액 단위로 거래되는 주가지수선물을 가리키며, 현물 지수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파생상품이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 촉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밤(7월 31일) 전격 발표한 대대적 수입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7일 0시 이후 발효되는 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국가에 10%의 글로벌 최저관세를 부과하고, 대미(對美) 흑자국에는 15% 이상의 추가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캐나다산 일부 품목 관세율을 종전 25%에서 35%로 올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집계에 따르면 이 조치가 모두 시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3.3%에서 15.2%로 뛰어올라 2024년(2.3%) 대비 6배 이상 높아진다.
기술주 대장주인 아마존닷컴 주가가 6% 이상 급락한 점도 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을 더했다. 아마존은 3분기 영업이익을 155억~205억 달러로 제시했는데, 중간값(180억 달러)이 월가 컨센서스(194억2천만 달러)를 하회했다.
“관세와 고용 둔화라는 이중 악재가 동시에 시장을 가격 조정으로 몰아넣었다”(뉴욕 월가 트레이더)
같은 날 발표된 7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FP)은 7만3,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0만4,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전월(6월) 수치도 14만7,000명 증가에서 1만4,000명 증가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2%로 0.1%p 상승해 예상과 일치했으며,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 예상치(3.8%)를 웃돌았다.
예상보다 약한 고용 증가로 미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4.241%까지 떨어지며 4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25%p 인하 가능성이 종전 40%에서 85%로 급등했다.
경제지표ㆍ연준 전망
시장은 미국 7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개정치를 기다리고 있다. 콘센서스는 각각 49.5(전월 대비 +0.5p), 62.0(+0.2p)다.
실적 시즌 현황
이번 주는 S&P500 편입 종목의 38%가 실적을 내놓는 최대 피크 주간이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2분기 S&P500 전체 EPS는 전년 대비 4.5% 증가할 전망으로, 시즌 직전 예상치(2.8%)를 웃돌았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55% 기업 중 약 82%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특히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테슬라)의 실적이 시장 관심의 중심에 섰다.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시가총액 상위 7대 빅테크를 일컫는 월가 은어다.
해외 증시
유럽도 동조 하락했다. 유로 스톡스50 지수는 1.25개월 만에 최저치로 -2.34% 밀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주 만에 -0.37%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니케이225도 -0.66% 내렸다.
채권시장 동향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26틱 급등했다. 반면 관세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시간당 임금 상승이 맞물려 장 초반엔 매도세가 나왔으나, 약한 NFP가 이를 상쇄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62%로 1주 만에 저점,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526%로 4주 만에 저점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0% 올라 예상을 소폭 상회했으며, 코어 CPI는 2.3% 증가해 예상을 충족했다.
주요 종목 움직임
아마존(-6% 이상)이 다우·나스닥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주도 약세가 뚜렷했다. 마벨테크놀로지 -7%, 마이크론·AMD -4% 이상, 엔비디아·브로드컴·ARM홀딩스 등 -3% 이상 밀렸다.
반면 레딧은 15% 급등했다. 2분기 매출 4억9,960만 달러(컨센서스 4억2,530만 달러)를 기록하고 3분기 가이던스를 시장 전망치보다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주택건설주가 10년물 금리 하락 덕분에 강세를 보였다. 디알호튼·레너·펄티그룹이 2% 넘게 올랐다. 생활용품주는 실적 호조로 상승했다. 킴벌리-클라크는 2분기 조정 EPS 1.92달러(예상 1.68달러)를 발표하며 7% 급등했다. 제약주에선 리제너론이 매출 서프라이즈로 3% 넘게 올랐고, 일라이릴리는 연방정부의 체중감량 치료제 비용 지원 가능성 보도로 2% 가량 상승했다.
반면 플루어(-27%), 이스트만케미컬(-17%), 코인베이스(-14%), 더블유더블유 그레인저(-10%), 모더나(-6%), 아비스 버짓 그룹(-5%) 등은 실적 실망 또는 증권가 하향 조정으로 큰 폭 밀렸다.
연준ㆍECB 전망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은 9월 회의에서 0.25%p 인하 확률을 85%로, 10월 회의에서 56%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이달 11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대해 스와프시장은 25bp 인하 가능성을 1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용어ㆍ배경 설명
① E-미니 선물: 기존 대형 S&P500 선물 대비 계약 규모를 5분의 1로 줄여 개인도 접근하기 쉬운 상품. ② 매그니피센트 세븐: 미국 시가총액 상위 7개 빅테크 기업을 일컫는 월가 유행어. ③ NFP(Non-farm Payrolls): 농업 부문을 제외한 미국의 월간 신규고용을 추산하는 지표로, 연준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면책 조항(원문 반영)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8월 1일 기준 Rich Asplund는 직·간접 보유 지분이 없다. 모든 정보는 투자 자문이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