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과 경기 불안이 뉴욕증시 덮쳐…S&P500·나스닥 2주 만에 최저, 다우 5주 만에 최저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수입 관세 발표와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제조업 지표 여파로 급락했다. 1일(미 동부시간) 오후 1시 30분 현재,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1.60% 밀린 5,087.34를 기록했고, 나스닥100은 1.77% 빠져 17,604.92로 후퇴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1.35% 내린 38,255.41로 5주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자정 직전 ‘글로벌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세계 각국에 최소 10%의 관세를 적용하고, 대(對)미 무역흑자국에는 15% 이상을 물리겠다는 방침이다. 캐나다산 일부 제품 관세를 25%에서 35%로 즉각 상향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 전쟁 재점화로 세계 성장 모멘텀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 500 intraday chart


■ 고용·제조업 지표 모두 ‘쇼크’…채권 금리 급락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 3,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0만 4,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6월 수치는 종전 14만 7,000명 증가에서 1만 4,000명으로 대폭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은 0.1%p 오른 4.2%로 나타났으며,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9% 올라 물가 압력을 재확인시켰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ISM 제조업지수는 48.0으로, 예상치 49.5를 밑도는 동시에 9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위축세를 보였다. 여기에 6월 미국 건설지출은 전월 대비 0.4% 감소해 ‘제자리’ 전망을 빗나갔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최종치)도 61.7로 하향 조정됐다.

지표 부진 여파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224%까지 떨어져 1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은 40%에서 84%로 급등했고, 10월 회의에서도 68%의 인하 확률이 반영됐다.


■ ‘빅테크’ 실적 경고…아마존 7% 폭락, 반도체주 전반 압박

Amazon stock quote

아마존닷컴은 전장 대비 7% 넘게 추락해 나스닥과 다우 지수를 끌어내렸다. 회사는 3분기 영업이익을 155억~205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컨센서스 중앙값(194억 달러)을 하회했다. ‘슈퍼 7’(Magnificent Seven) 가운데 다른 기업들의 향후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졌다.

반도체 섹터 역시 부진했다. 마벨 테크놀로지가 7% 이상 급락했고, 마이크론·마이크로칩·AMD·GlobalFoundries·ARM이 3% 내외 하락했다. 인텔·브로드컴·NXP는 2% 이상 밀렸다.


■ 개별 종목별 주요 흐름

※ 괄호 안은 종목 코드

플루어(FLR) : 2분기 조정 EPS 0.43달러(예상 0.56달러) 발표, 연간 가이던스 하향(1.95~2.15달러)으로 32% 폭락.

이스트만 케미컬(EMN) : 2분기 EPS 1.60달러(예상 1.74달러) 실망에 21% 급락.

코인베이스(COIN) : 2분기 매출 15억 달러(예상 15.9억 달러)로 14% 하락.

WW 그레인저(GWW) : EPS 미달(9.97달러 vs 10.06달러) 및 가이던스 하향으로 7% 약세.

모더나(MRNA) : 연매출 가이던스(15억~22억 달러 → 15억~22억 달러로 하단 유지·상단 축소) 여파로 7% 넘게 내렸다.

레딧(RDDT) : 2분기 매출 4억 9,960만 달러(예상 4억 2,530만 달러) 덕에 20% 급등.

주택건설주 : 10년물 금리 하락으로 D.R.호튼·레너·펄티·톨브러더스 등 2~4% 상승.

모놀리식 파워(MPWR) : EPS 호조(4.21달러 vs 4.12달러)로 7% 상승, S&P500 내 선두.

킴벌리클라크(KMB) : EPS 1.92달러(예상 1.68달러)로 4% 상승.

AES : 연간 EPS 가이던스 개선으로 3%대 상승.

일라이 릴리(LLY) : 미국 정부의 비만 치료제 보험 적용 검토 소식에 2% 상승.


■ 실적 시즌 중간 점검

이번 주는 S&P500 구성 종목의 38%가 실적을 발표해, 직전 주 대비 두 배 규모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보고를 마친 기업(전체의 55% 이상) 중 약 82%가 이익 추정치를 웃돌았다.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연초 예상치(2.8%)보다 높은 4.5%로 추정된다.


■ 미국·유럽 채권시장 동향 및 물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16~17일 FOMC에서 기준금리 0.25%p 인하 가능성을 85%로, 10월 28~29일 회의에선 68%로 보고 있다.

유럽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하향 안정됐다. 10년 만기 독일 분트 금리는 2.670%로 1주일 내 최저, 영국 길트는 4.534%로 4주 만의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가 2.0%로 예상(1.9%)을 웃돌았음에도 경기 둔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다.


■ 해외 증시·원자재 및 기타 지표

유럽 유로스톡스50은 2.80% 급락해 3개월 저점으로 추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하락하며 1.5주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본 닛케이225도 0.66% 떨어졌다.


■ 용어 풀이초보 투자자를 위한 가이드

E-미니 선물 : CME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선물의 ‘축소형’ 계약으로, 거래 단위가 표준 선물 대비 약 1/5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도 접근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레버리지(증거금 대비 계약 규모)가 높아 변동성이 크다.

ISM 제조업지수 : 미국 공급관리협회(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가 매달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 체감 지수다.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 이하이면 축소 국면으로 해석한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 미시간대 설문을 통해 소비자의 향후 경제 전망을 수치화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 기자의 시각

이번 급락은 ‘관세 충격’과 ‘지표 쇼크’가 동시에 덮친 희귀 케이스다. 관세 이슈가 공급망 비용을 높여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점, 반면 고용·제조업 지표 부진이 경기 둔화를 드러냈다는 점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낳는다. 한편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져 주택건설주 등 금리 민감 업종에 숨통을 틔웠다. 향후 시장은 8월 7일 관세 발효 이후 글로벌 교역 흐름과, 8월 말 열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던질 힌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