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시장]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관세 정책 완화 기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8%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9% 올랐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 지수는 0.71% 뛰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barchart.com)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기준 9월물 E-mini S&P 선물은 0.53%,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79% 각각 상승 중이다. E-mini 선물은 정규 선물계약(풀사이즈) 대비 계약 단위가 작아 개인투자자도 접근하기 쉬운 상품을 말한다.
➤ 관세 관련 긍정적 시그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증명한 기업에는 면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이 급등세를 주도했다. Applied Materials 주가는 4% 이상, AMD·ASML·Micron Technology는 3% 넘게 올랐다. Lam Research, ON Semiconductor, KLA, Marvell Technology, Microchip Technology, ARM 등도 2% 이상 상승했다.
➤ 미·러 정상회담 추진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확인하면서 지정학적 위험 완화 기대도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 연준 조기 완화 기대
전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추가 약세는 달갑지 않다”면서 “향후 수개월 안에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연방기금(FF)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1%로 반영했으며, 10월 회의에서는 6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FOMC는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약자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다.
➤ 경제 지표
•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6,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2,000건)를 상회했다.
• 계속 실업수당 청구도 197만4,000건(3.75년 만의 최고치)으로 예상(195만 건)을 웃돌았다.
• 2분기 비농업부문 생산성은 전기 대비 2.4% 증가(예상 2.0%), 단위노동비용은 1.6% 상승(예상 1.5%)했다. 노동시장 약화와 생산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연준의 비둘기(완화)적 전환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 중국·독일 지표 호조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예상 5.6%), 수입은 4.1% 증가(예상 –1.0%)해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를 자극했다. 독일 역시 6월 수출이 0.8% 늘고, 수입은 4.2% 급증했다. 다만 독일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감소해 경기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 유럽·영국 금리 동향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1bp 하락한 2.649%,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5bp 상승한 4.561%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4.25%에서 4.00%로 25bp 인하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향후 추가 완화는 점진적·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시즌 ‘깜짝 실적’이 증시 랠리에 힘 보태
S&P500 기업 가운데 67% 이상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3%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분기 S&P500 순이익 증가율이 9.1%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시즌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며 4년 만에 최대폭이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 상승 종목
Duolingo는 매출 호조와 가이던스 상향으로 31%, Dutch Bros는 20% 이상 급등했다. Celsius Holdings, Zimmer Biomet, APA, Datadog, Sarepta Therapeutics, DoorDash 등도 3~20%대 급등을 연출했다.
▼ 하락 종목
Fortinet은 연간 매출 전망치 하향 조정에 26% 급락했고, Crocs·Symbotic·Eli Lilly·Elf Beauty·CF Industries·Exact Sciences 등이 9% 이상 하락했다.
➤ 기타 시장 동향
• 유럽 Stoxx50 지수는 1.57% 급등했다.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개월 만의 최고치로 마감하며 0.16% 상승했다.
• 일본 닛케이225는 1.5주 만의 고점에서 0.65% 올랐다.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29%로 0.3bp 상승했다. 같은 날 30년물 국채 250억 달러 규모 입찰이 예정돼 있어 공급 부담이 작용했다.
전문가 코멘트 및 투자 시사점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 확대 요인이지만, 미국 내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반도체·설비 투자 기업에 구조적 수혜가 예상된다.”
반면 관세로 인한 수입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재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연준의 ‘조기 완화’가 지연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투자자는① 반도체‧AI 장비주와 ②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한 소비재·제약주를 선별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 용어 설명
• E-mini: CME(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S&P·나스닥 선물로, 표준계약 대비 증거금이 낮다.
• FOMC: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산하 공개시장위원회 회의.
• bp(Basis Point): 금리 단위를 나타내며 1bp는 0.01%p.
• 리쇼어링: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다시 옮기는 현상.
향후 일정으로는 9월 16~17일 FOMC, 10월 28~29일 FOMC, 그리고 9월 11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연준뿐 아니라 ECB 또한 9월 회의에서 12% 확률로 25bp 인하가 점쳐지고 있다.
한편, 8월 7일 발표 예정인 기업 실적에는 Akamai Technologies, ConocoPhillips, Take-Two Interactive Software, Wynn Resorts 등이 포함돼 있어 시장의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된다.